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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호후보]위기의 민주노총, 현장은 이렇게 진단한다 ①
정승호
1947 1096  /  93
2010년 01월 14일 23시 56분 4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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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민주노총,_현장은_이렇게_진단한다.jpg(1.55 MB)

위기의 민주노총, 현장은 이렇게 진단한다 ①

- 코스콤 정인렬 동지 인터뷰

 

 

안녕하세요!

민주노총 6기 임원선거에 부위원장 후보 기호 5번으로 출마한 정승호입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지난 연말에 위원장 후보 출마를 위해 사무총장 후보 러닝메이트를 공개적으로 모집했었습니다. 백방으로 찾았지만, 결국 러닝메이트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출사표에서 사무총장 후보를 구하지 못하면, 여러 가지 대안 중에 혼자 출마할 수 있는 부위원장 후보로라도 출마하겠다고 밝혔었습니다.

 

저는 임원 선거 출마 이유를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많은 한계와 오류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희망은 민주노총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쓴 약이 몸에 좋다고 했습니다. 진정한 전체 노동자의 희망 민주노총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쓴소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쓴소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나 혼자서 쓴소리를 하는 건 재미도 없고 의미도 미약하겠구나. 장기투쟁․중소영세․비정규노동자들의 쓴소리를 듣고 대변하는 게 더 의미가 깊겠군. 비록 그들의 의견이 나와는 다를지라도...’

 

현장 조합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천이 잘 안됩니다. 저는 선거운동과정에서부터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대의원 간선제임을 생각해서 대의원들을 만나러 다니는 것이 득표전략에는 훨씬 도움이 되겠지만, 어짜피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며 선거운동을 해야하는 저로써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의원 만나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현장 조합원들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민주노총의 위기에 대해 들을 것입니다. 앞으로 기륭, 코스콤, 이랜드, 동희오토, 울산과학대 등등의 장기투쟁․중소영세․비정규노동자들과의 인터뷰를 저의 정책 공약을 대신하는 웹자보로 계속 낼 예정입니다. 물론 저의 기본적인 정책공약도 당연히 웹자보로 알려냅니다.

 

만약 제가 부위원장으로 당선된다면, 이들의 주장 중 많은 부분이 곧 저의 주장이 되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겁니다.

 

첫 번째 인터뷰는 코스콤 정인렬 전 부지부장입니다. 지면 관계상 최대한 축약해서 내용을 올릴 수 밖에 없는 점 양해바랍니다.

 

 

◆ 민주노총의 위기, 코스콤의 여전사 정인렬 동지에게 듣는다.

 

 

▸정승호 : 자본과 정권은 여성/남성, 비정규/정규, 계약직/용역, 장기계약직/단기계약직 등으로 노동을 점점 세분화하여 분리통치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자본의 논리에 지배당하고 있는데요. 단결해야 이긴다는 건 다 아는데, 왜 계속 흩어지는 걸까요?

 

▸정인렬 : 노동자 의식이 부재해서 단결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미조직․비정규직들의 경우에 스스로 비정규직이라고 밝히는 것을 부끄러워해요. 비정규직이 된 게 개인의 능력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적인 구조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거죠. 회사에서 차별을 받아도 “정규직은 잘 난 사람들이라서 훌륭한 정규직이 되었다. 나는 못나서 비정규직이다”라며 사회 시스템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문제를 개인화 시켜버리고 스스로 인정하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고 봐요. 미조직 노동자들은 살면서 노동자, 노조 교육을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지만,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그래도 여러 경로를 통해서 노동자 의식 교육도 받고 각종 선전물도 보거든요. 그런데도, 노동자 의식이 부족해요. 자기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노조가 생기면 대체로 두가지 반응인 것 같아요. “아~ 귀찮아. 우리가 그래도 챙겨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꽤심하다. 빨리 조용조용하게 해결하자” 또는 “그래도 불쌍하니까 좀 도와주자!”. 말하자면, ‘싫어하거나, 시혜의 대상으로 보거나’입니다.

 

 

▸정승호 : 우리 내부에서도 노동운동이 위기라는 지적을 많이 합니다. 어떤 부분이 가장 위기라고 보십니까?

 

▸정인렬 : 공부를 너무 안하는 것 같아요. 자본은 각종 매스컴과 회사 내 교육을 통해 계속해서 자본주의 학습을 시키거든요. 그러니까 노동운동진영의 논리가 조합원들에게 부터 부정당해서 싸우면 자꾸 지는 거죠. 자본의 의식을 갖고 있는 노동자는 절대 단결하지 못합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간부들 문젠데요. 관료적인 간부들이 많아요. 어깨 힘들어가고 폼 잡는 간부들 없어져야 합니다.

 

 

▸정승호 : 이랜드, 기륭, 코스콤 등 중소영세비정규직 장기투쟁사업장 특징을 살펴보면, 자본과 정권이 총단결하여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일개 기업과의 투쟁이 아닌 경총 등 자본가 단체와의 투쟁인데요. 반면 우리는 수세적으로 각개분산되어 대응하고 있습니다. 원인이 뭘까요? 그리고 어떻게 해야할 까요?

 

▸정인렬 : 자본은 단결을 잘해요. 한 노조가 투쟁을 하면 이것이 전체 자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고 총자본 전선을 치는데, 우리는 전체 싸움으로 커지면 불리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몇몇 대표자들의 교섭에 의존하는데, 단결투쟁이 없는데 교섭이 될 리가 없죠. 회사는 노동자와 노조의 뼛속까지 잘알고 있는데, 우린 너무 무력합니다. 쌍차투쟁을 보면서도 자본은 정말 어마어마한 총공세를 펼치는데, 우리의 대응은 그 보다 강했나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비정규직 투쟁도 그래요. 민주노총이 적극적이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도 코스콤은 비교적 연대가 잘된 편이에요.

 

 

▸정승호 : 코스콤 투쟁하시면서 느낀 ‘관성화, 관료주의’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인렬 : 노조설립 초기에는 교육도 잘되고, 현장 조합원 토론도 활기찼어요. 그런데 파업 돌입 후에 정세가 급박하니까, 서서히 시간이 걸리는 민주적인 토론 과정 같은 게 생략되기 시작했죠. 그러다가 수십년씩 길들려진 군대문화 같은 권위의식, 관료주의가 나타났고요. 민주노총 각급 조직에서 지침이란 이름으로 위원장 명령 비슷한 거 내리는 것보고 배운 것 같아요. 좀 느리겠지만, 일상적인 토론 문화가 필요해요. 주요사항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충분한 사전 지식을 제공(교육)하고, 충분한 토론을 거친 뒤에 집행해야 해요. 그래야 집행에 힘이 실리거든요. 간부들이 상명하복식 지침 문화를 버려야 해요. 집행부라는 건 조합원들의 의견을 받아서 일을 수행하는 단위입니다. 명령하는 곳이 아니예요.

 

 

▸정승호 : 코스콤 투쟁 평가를 하신다면요?

 

▸정인렬 : 사람들은 잘 끝난 투쟁이라고 하지만, 저는 패배했다고 생각해요. 그 점에선 저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요. 결국 소수의 11명을 버리고 다수의 65명이 복귀를 한거거든요. 버려진 11명중 6명은 명퇴를 했고, 5명은 아직까지 제대로 교섭도 못하고 있어요. 공중에 붕 뜬거죠. 투쟁 과정에서도 간부들의 관료주의, 조합원들과의 소통 부족, 회의록 공개 거부, 소극적이고 실리주의적 투쟁 등등 문제가 많았어요. 합의안도 문제가 많아요. 복귀한 조합원 평균 연봉 1800만원(기존 하청업체 연봉과 동일), 대다수의 지방거주 조합원 서울 인사발령(사용자의 인사명령에 대하여 취소요구 및 이의제기 하지 않는 각서를 쓰게 함으로써 사실상 노동조합이 합의한 결과), 복리후생 약간 늘어난 게 다 거든요. 심지어 노조에서 한나라당 강성천 의원,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민주당 추미애 의원한테 각종 감사패를 주기도 했어요. 제일 큰 패배는 11명을 버린거예요. 반면 기륭동지들의 경우는 우리와는 반대예요. 누구도 버리지 않고 다함께 사는 길을 택했거든요.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이 살기 위해 자신보다 더 사회적 약자를 버리는 건 너무 가슴 아파요. 기륭은 만약 지금 투쟁을 접더라도, 형식적으로는 진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이긴거라고 생각해요. 사람을 버리지 않고 제대로 단결해서 싸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어디를 가더라도, 자랑스러운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살 수 있을테니까요. 민주노총 역사에도 교훈으로 남을테고...

 

 

▸정승호 : 민주노총 조합원으로써 새해 소망이 있다면요?

 

▸정인렬 : 민주노총에서 관료주의자와 허풍쟁이들이 사라졌으면 합니다. 또,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공개적으로 아래로부터 토론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상명하복식 지침에 길든 조합원은 자발성이 사라지거든요. 조직력이 무너지는 거죠. 마지막으로 성별, 나이, 장애, 병역 거부, 인권 문제 등 모든 차별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차별을 용납하지 않는 민주노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인터뷰 후기 : 정인렬 동지는 매우 강해보였다. 그러나 실은 매우 여린 사람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여린 심성으로 우째 그 힘들고 긴 투쟁을 견뎌냈을꼬. 마음이 짠~하다. 나이가 비슷하기도 하고, 동질감도 많이 느껴져서 ‘친구’하자고 악수를 청하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말을 꺼내지 못했다. 다음에 만나면 꼭 친구하자고 해야겠다. 정인렬동지를 보며 다시 한번 느낀다. 나이와 노동자 의식은 반드시 정비례하지는 않는다고.

지금 임신 7개월이란다.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서 꼭 순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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