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로벌 위기와 한국⑦] 브레이크 없는 노동시장 유연화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
2008년 가을 초유의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되었고, 다시 위태롭기 그지 없었던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처음의 금융위기는 1년여만에 두바이, 그리스, 일본,
베트남 등 주변국들의 재정위기로 옮겨붙고 있지만 전세계 금융시장 활황을
나타내고 국제투기자본들의 활약도 계속되고 있다. 민중의소리는 2009년을
마감하며, 글로벌 위기의 현황을 진단하고 정부의 위기 대응책의 성격을 살펴보기
위한 기획을 마련했다.
기획의 1부는 국내의 석학 마르크스 경제학자인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와
대표적인 케인스 경제학자인 김상조 교수의 인터뷰이며, 2부는 국제공조, 감세,
재정, 4대강, 노동시장유연화 등 현 정부의 각 분야별 위기 대응정책에 대해
학자, 전문가, 국회의원 릴레이기고로 꾸며진다.
[글로벌 위기와 한국①]"재정위기, 곧 정치적 위기로 간다"/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글로벌 위기와 한국②]"국제공조는 불안하다"/김상조 한성대 교수
[글로벌 위기와 한국③]글로벌 경제 질서 변화와 MB정부의 대처/김병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부원장
[글로벌 위기와 한국④]"감세혜택은 대기업과 부유층에만 돌아간다"/정세은
충남대 교수
[글로벌 위기와 한국⑤]현 정부의 재정 확장 정책은 또 다른 부자 정책/임수강
민주노동당 정책전문위원
[글로벌 위기와 한국⑥]4대강 본질은 '서민생존 짓밟고 건설재벌 퍼주기'/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글로벌 위기와 한국⑦] 고장난 자동차로 질주하는 MB정권/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
고장 난 브레이크로 달리는 차는 위험하다. 그것보다 더한 것은 아예 노
브레이크로 달리는 차다. 노동시장유연화는 브레이크 없이 치닫는 자본의
노동착취자. MB정권의 노동정책은 브레이크 없는 자본자동차에 날개를 달아준
꼴이다. 세계화(글로벌)를 외치며 비상하고 있다. 파탄난 지 오래된
‘747경제’는 괴물처럼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세계1위 경제대국 미국을
벤치마킹하면서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미국신앙, 미국의존, 미국 지향적인
뇌구조’를 가진 세력들이 4000만 민중을 무등태운 채 질주하고 있다. 떨어져
죽든 말든 상관할 바 없다. 한국사회는 상위 1%가 부(富)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똑 같이 닮아있다. 이명박 정권과 자본이 말하는 세계화(Globalization)는
일종의 미국화(Americanization)다.
테러와의 전쟁에 1조 달러를 퍼붓고, 2분짜리 경마를 보기 위해 100만 달러를
지불하는 부자들 옆에 시간당 2달러를 벌기 위해 마구간에서 짚단을 깔고 잠을
자는 마부와 이주노동자들이 있다. 미국인구의 1억 3000만 명이 심장병,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4700만 명은 의료보험조차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유아사망률은 1000명당 6.3명으로 세계 1위다. 3700만 명의 부모들이
자녀들을 제대로 돌 볼 수 없을 정도로 빈곤하다. 미국인들은 개도국에 비해
1인당 에너지 소비 22배, 쓰레기 배출 18배, 이산화탄소 배출 20~40배에 달하지만
그것도 부자들만 따지만 훨씬 더 높다. 지난 30년 동안 실질임금이 동결된 것과
더불어 1929년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소득 불균형 상태에 있다. 한국이 정부
수립 후 가장 큰 빈부격차를 보여주고 있는 것과 흡사하다.
1994년 북미자유협정(NAFTA)로 미국의 대기업들은 막대한 이득을 얻었다. 미국
인권감시센터(Human Rights Watch)나 경제정책연구소(EPI) 분석에 따르면 협정
체결 후 3개 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1999년 멕시코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43%가 30년 전 생활수준보다 못하다고
응답했다. 대기업들은 수당을 인하는 등 노동자들의 임금을 최소화 했다.
2000년도 임금은 1980년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노동조합을 파괴했다.
노동자들의 연금을 빼앗았고 사업장의 위험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했다. 현재
미국의 실질실업률은 정부 발표 5%보다 훨씬 더 높은 18%에 달한다. 그것도
최소치다. 대기하며 시간당 일하는 노동자(In time workers)를 포함하면 28%에
달한다. 자본은 노동자 계급을 계층으로 분리하고 사다리를 통해 상승기회를
부여하고 있지만 소수를 제외하면 그림의 떡인 ‘유리천장(Glass ceiling)'일
뿐이다.
미국 대기업들은 1년에 28억 달러에 달하는 로비자금을 쓴다. 조그만 도시에 수만
명의 로비스트가 몰려들면서 워싱턴의 인구는 수백만으로 늘어났다. 교육 분야에
1190개, 제약․의료분야에 630개를 포함하여 보험, 전기,
컴퓨터․인터넷, 병원․요양소, 비즈니스 협회, 증권․투자,
석유․가스, 부동산 등에서 5000여개 기업과 기관들이 정치권에 로비를
시도했다. 이 비용은 당연히 노동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대기업들은
워싱턴에서 제일 중요한 노조파괴와 함께 저임금 노동자 사용, 제조업 일자리
제3세계 수출, 일자리 아웃소싱, 최저임금 억제를 위해 노동자들과 맞서 싸우고
있다. 이 투쟁에서 미국 노동자들은 시간당 1달러 정도를 덜 받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매년 2500억(약 300조원) 달러의 부가 미국노동자로부터
자본가에게 이전된다는 의미다. 자본이 노동자 임금 1달러를 12배 이득으로
자본화한다고 할 때 약 3조 달러의 이득을 취하게 된다. 지난 7년 동안 미국
주식총액은 3조 달러 상승한 15조 달러(중국과 인도 GDP 각각 3조, 1.7조
달러임)였다. 한국의 주식가격상승 역시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의 착취의
산물이다.
만약 한국에서 1000만 명에 달하는 비정규직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차별을 철폐한다면 약 100조원의 추가임금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돈은
어디로 간 것일까? 세계 금융의 6개 카테고리는 금리, 환율, 통화량, 주가, 채권,
금․석유․부동산으로 분류한다. 세계 금융자본주의에 빠져 허우적대는
노동자들은 가진 소지품과 체온을 빼앗기고 목숨까지 잃게 된다. 전 세계
주식시가 총액은 72조 달러이고 GDP는 미국 14조 달러(25.5%), 일본 4.2조 달러
포함 55조 달러다. 그런데 2008년 전 세계 은행간 신용거래잔고는 500조 달러,
파생상품 금융거래 총액은 493조에 달했다. 오바마는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
없는 월스트리트(금융)는 없다.’했는데 현실은 ‘투기자본에 짓눌린
실물경제’다. 주식 100달러 중 고작 1달러만이 생산적 투자다. 1920년대
‘폰지사기극’이 2000년대에도 ‘버나드 메도프 금융사기극’의 폭로로 여전히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발생한
손실은 5조 달러에 달한다. 1987년~2000년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는 500%
상승했지만 그 기간 동안 노동자 실질임금은 10%나 하락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노조와 복지제도에 대한 공격이다. 전통적인 노동자 권리를
공격하고 반노조법을 만든다. 민영화를 추진하고 빈곤을 확대한다. 2차 대전
후부터 1970년대 초까지 지속된 브레튼 우즈체제는 자본에 대한 규제를 기본을
했다. 그러나 환율과 자본이동에 대한 통제체제가 해체되면서 세계화는 진행된다.
소위 워싱턴 컨센서스(Wall street, Treasury, IMF Complex)가 이를 가속화한다.
뉴욕월가가 기침하면 한국은 감기에 걸리는 형국이다. 국민들은 선거 때만 투표를
통해 형식적으로 정부나 권력을 만들지만 투기세력들은 실시간 투표한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 1조는 국민들 개개인이 동등한 한 표를
통해 권리를 행사하지만 주주자본주의는 주시 수만큼(돈) 권력을 행사한다.
자본주의 체제의 민주주의에 노동자 민중은 없다. 자본은 노동자 대중들에게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라는 ‘무용성의 철학’을 심는다. 나아가 ‘인생이란
다 그런 것 아닌가!’식의 ‘삶의 무목적성’을 세뇌한다. 그리하여 대중들은
자본주의 상품인 물질적 소비 등 피상적인 것에 집중하고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개척한다는 철학을 망각한다. 그리하여 소수의 자본가, 권력자, 지식인에
굴복한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 사는 민중들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간다.
반면에 유럽에서 젖소(암소)는 정부로부터 하루 2달러를 지원받는다. 아프리카
18개 최빈국들에 대한 선진국들의 원조 뒤에는 다국적기업의 이해를 대변하도록
민영화에 강제 서명하는 작업이 추진된다. 전통적인 자원 약탈보다 훨씬 더 강한
수탈이다. 소의 선진국 노동자 민중 역시 다국적기업과 초국적 금융투기자본으로
착취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전 지구를 휩쓸고 있는 노동시장유연화는
선․후진국을 불문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노동자들이 처하고 있는
정신장애원인으로 ‘직업안정감 상실, 노동자에 가해지는 심한 압력, 높은 노동
강도 등’ 세계화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노동자들이 일할수록 가난해지는(Working
poor) 이유는 ‘죽은 노동(자본)이 살아있는 노동을 지배(전유)’하기 때문이다.
생산성과 효율을 근간으로 하는 능력주의는 서열화와 차별 나아가 퇴출을 당연시
한다. 노동자들 역시 자본주의체제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화된다. 자본이
조장하는 두려움과 공포에 대해 단결투쟁을 떨쳐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개별화된다. 자본의 분할지배에 깊숙하게 빠져드는 것이다.
2009년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자존심을 걸고 77일간의 공장점거 파업을 전개했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아직도 자본과 정권의 공세 속에서 고독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12월 17일 파산법원은 쌍용자동차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해외 채권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이유로
강제 인가했다. 대량실직, 협력업체 연쇄 부도 우려, 지역사회 경기위축,
주식시장 상장폐지 등 사회경제적 손실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상하이
투기자본의 책임, 정부의 헐값 매각과 감독 책임, 노동자 3000여명에 대한
불법적인 해고, 공권력의 폭력적 살인진압은 어디에도 없다. 자본의 이윤극대화를
위해 노동시장유연화가 필요하다. 자본독재 이명박 정권은 자본의 철저한
대리인으로 무장하고 노동자를 공격하고 노조를 파괴한다. 브레이크 없는
MB정권의 질주는 꼬꾸라지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그 기간 동안 흘려야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과 피가 얼마나 될 것인가? 자본주의 역사는 인류역사의
0.023%에 불과하다. 자본가들은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라고 말하지만 라틴어
의미대로 가족(famillia)처럼 ‘한 남성이 소유한 노예의 총수’일 뿐이다.
‘지속가능한 발전’도 기업가들이 이데올로기적으로 선점했듯이 이명박 정권도
‘녹색성장’을 외치며 환경을 파괴하고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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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8, 민중의 소리)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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