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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낙엽의 시절...
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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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06일 16시 04분 24초
 ‘비상 시국선언’이라도 나와야할 시절....

1. 따뜻한 온실 안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적당히 문제 있고, 적당히 희망도 보이는’ 그런 곳이다. 따뜻한 온실 안에서 흙을 파고, 씨앗을 심으면 ‘적당히 꽃도’ 핀다. 조금만 노력하면 세상이 좋아질 것도 같다. 
그런데 그런 노력도 소중한 것이기는 하지만, 거센 비바람이 닥쳐서 비닐 하우스의 천정 비닐을 갈가리 찢어놓는다면 이제, 바람찬 곳에서 새로 대지를 경작해야만 한다. 

2. 한창 대통령 선거판이다. 비록 명박이가 독주하는 재미 없는 판이기는 하지만, 무엇인가 애쓰면 소득도 얻을 것만 같다. 어찌 되었든 다가올 일요일 11일, 전국 노동자 농민이 한데 모이면 무엇인가 세상이 바뀔 것도 같다. ‘백만’은 턱도 없고 불과 10만이 모인다 해도, 모여든 군중의 열기 속에서 낙관이 생겨날 것도 같다. 

3. 그러나 무엇인가 추구하려고 떼지어 투쟁하는 사람들의 처지에서는, 이 사회가 캄캄한 절벽으로 다가선다. 이랜드 뉴코아 노동자들은 조직노동자 대오가 튼튼히 연대하고 엄호해줄 것으로 믿고 떨쳐 나섰건만, 민주노총은 ‘총력투쟁’의 엄호는커녕 생존비 지원도 첫 달만 넣어주었을 뿐, 돈이 걷히지 않아 더 이상 감감무소식이다. 
 증권거래소 코스콤 비정규노동자들은 자본측이 구실도 없는 ‘위장 도급’으로 법원에서마저 ‘해결하라’고 명령을 받고 있건만 차일피일 법적 절차를 늦추며 이들이 ‘진이 빠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전기노동자 정해진 열사가 죽음으로 항거했건만 민주노동당은 그 사태를 빚게한 어용집단 한국노총에 가서 ‘표 좀 달라’고 구걸을 하고, 민주노총 간부들은 그 영안실에 ‘조문’도 오지 않았다! 그 싸움에 함께 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조금이라도 큰 목소리를 내려고 높은 곳으로,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바람찬 허공 중에서 한기를 얇은 담요로 막으며 외쳐댄다. 하늘 아래 더 오를 수 없을 때, 그들이 갈 곳이 어디인가.

4. 자본은 개별 노동조합들의 투쟁에 대해 눈도 꿈쩍하지 않는다. 자본이 아무 명분도 없을 때에도 차일피일 ‘시간 끌기’ 작전으로 노동자의 대오가 무너지기만을 기다린다. 총체적으로 ‘정치 전선’을 쳐주는 단위가 있어야 힘을 받는데 총체적 정치전선은 무너진 지 오래다. ‘한국 진보연대’가 출범했지만 그 정체성이 의심스럽다. 어느 싸움이든 자본을 다그쳐서 요구사항을 ‘쟁취’하기가 요원하다. 
 ‘싸워봤자 당장 자본을 물리칠 방도가 보이지 않는데’ 무엇을 목표로 싸워야 하는가? 사회운동의 방향에 대해, 우리의 고민이 훨씬 깊어져야 한다. 

5. 이랜드 뉴코아, 증권 코스콤, 전기노동자, 자기 아내가 당한 폭력에 분이 겨워 목숨을 끊은 일산의 노점상, 수많은 몸부림치는 노동자 인민에게, 희망이 되어줄 길은 무엇일까? 민노당의 권영길이 지금의 3% 지지에서 6% 지지로 올라서는 것이 그들의 활로는 아닐 것이다. 몇 개의 개혁적 공약이 ‘사회 의제’로 떠올라줌으로써 그나마 사회운동의 명맥을 잇게 해주는 것이 그들의 활로도 아니리라. 

6. ‘생존권’ 투쟁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 경향이 있다. 민중의 생존권 투쟁을 옹호하라?? 이랜드 뉴코아 노동자들이 물론 ‘함부로 해고당하지 않을 권리’를 위해서도 싸우기는 하지만, 과연 그들의 분노가 ‘생존권 해결’만으로 풀릴 문제일까? 그들의 분노가 ‘내 생존을 잇게 해달라’는 절박함의 표현일 뿐인가? 그렇게 단정짓는 것은 숱하게 일어서는 노동자 주체들의 ‘분노’를 왜소한 개념의 틀 안에 가두는 일이다. 요즘의 한국 사회에서는 ‘당장 입에 풀하게 해달라’고 정부나 자본에게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일어서는 싸움은 오히려 드물다.
단순한 법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답게 주인답게 살아갈 희망’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싸움은 더 높은 희망을 쟁취하기 위한 더 큰 싸움이다. 

7. 옛날에 운동론을 배운 사람들에게는 ‘고질’이 있다. “혁명은 단계적으로 벌어진다”는 완강한 통념이 그것이다. 엔엘이든 피디든 다를 바 없는데, “민주주의 혁명 먼저, 사회주의 나중”의 도식을 아주 편리하게 받아들인다. 이 단계론은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달콤한 마약이 아닌가? “지금 할 일이 바쁘니, 나중의 사회주의 혁명에 대해서는 이따금 담론으로나 떠들자.” 
 그래서 세계 각국의 쟁쟁한 변혁 정당에서도 “담론으로는 최대 강령을 떠들지만, 현실에서는 최소 강령에만 관심을 품는” 경향이 지배적이었다. “너희, 개량주의 아냐?”하고 다그치면 큰일 난다. “으이쒸! 우리가 담론으로는 혁명을 말하고 있잖아? 우리를 함부로 헐뜯으면 반동분자로 몰아버릴 거야!”
 그런데 소련 스탈린과 중국의 등소평이 망한 이유는 “사회주의를 더 철저하게 할 생각을 일찌감치 접고, 현실과 타협했기 때문”이 아닌가? 이미 형식으로는 사회주의를 갖춘 곳에서도 “사회주의”를 자꾸 ‘나중의 일’로 돌리고 당장의 돈벌이 경제성장 등등에만 달려가지 않았는가. 그랬기에 현실 사회주의가 망하지 않았는가.

8. 여러 장기투쟁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당장 뾰죽한 수가 없어도’ 계속 투쟁을 벌이려면 어떤 목표를 품어야 하나? 이 더러운 자본들과 끝내 맞장떠 싸우는 것만이 인간다운 길이라는 자각과 목표를! 일제하 우리 민중이 ‘민족 해방’의 대의를 품고 살았듯이. 
그래서 묻는다. 사회주의는 전략과 전술인가, 비전과 전망인가, 가치와 신념인가? 80년대에 한창 멋들어진 비전과 전망을 품고 사회주의를 떠들던 사람들은 90년 소련이 망하자, “응? 그 전망은 엉터리였네... 현실적인 전망을 품어야겠네”하고 사민주의로, 더 나아가 ‘뉴 라이트’로 돌아섰다. ‘사회주의는 사람들에게 이밥에 고깃국을 평등하게 먹여주는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동조했던 사람들은 ‘그 엉터리 설계도’를 마구 비웃어댔다. 

 “돈과 자본이 행세하는 세상에서 인간답게 살 수는 없다” “덜 배부르게 산다 해도, 인간 해방에서 살아야 옳다”는 신념과 가치를 확고하게 부여잡은 사람만이 현존 사회에서 ‘왕따’가 된다 해도 굽히지 않고 자기의 길을 갈 것이다. 불의와 타협할 수 없다는 기개를 품은 선비라면 타락한 자본주의 원리와 끝내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사회주의는 사람들을 멋들어진 세상으로 안내할 전망이기 이전에, ‘옳지 않은 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신념이요 가치다. 용기 있는 사람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그 신념을 버리지 않는다.  

9. 우리 개개인들도 흔히 ‘돈’ 앞에서 고뇌한다. 돈이 무서워서, 자본의 명령에 따라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전교조 교사 중에, 돈벌이에 눈이, 마음이 멀어 주식 투기에 매진하다가 알거지가 되어 학교도 그만 두고, 고시원에서 목숨을 잇는 사람도 있다...)
자본의 족쇄를 거부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은 감히 사회주의를 상상하지도 못한다. ‘사회주의로 가자’는 것은 ‘돈과 물신의 유혹을 떨치고 사람답게 우뚝 서고 사람답게 서로 교류하는 그런 사람들이 되자’는 뜻이다. 새 사람이 되자는 말이다. 그래야 ‘마음 수련’이니 ‘종교’니 하여, 우리의 피곤한 영혼을 달래주는 곳으로 은퇴하는 대신에 이 복마전 같은 세상을 정면으로 대결할 수 있지 않은가?    

10. 자본과 싸우러 높은 데로, 높은 데로 올라간 노동자들이 끝내 승리할 길은 무엇인가? 목표를 크게 잡는 길이다. 이 세상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곳’으로 근본적으로 바꿔내는 과업에 나서겠다는 목표! 그들 스스로 더 큰 투사로 거듭나는 길이다. 그래야 작은 싸움을 훌훌 털고 일어난다. ‘비상 시국선언’이라도 나와야 할 이 시절에, 고공 농성으로 한뎃 밤을 새는 여러 노동자들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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