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
 
HOME | 로그인 | 회원가입 | 자료찾기
 
   
 
 
 
 
한국노총과의 허구적인 공조부터 사과해야
허영구
1853 1562  /  97
2009년 12월 01일 02시 09분 53초
 

한국노총과의 허구적인 공조부터 사과해야


2009.10.30(월), 한편의 천박한 드라마가 끝났다. 그래도 12월 중순정도까지는 갈 줄 알았다. 어차피 그쯤이면 도망가거나 지배세력의 포로가 될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주인공이 갑자기 자살해버렸다. 끝을 알고 지켜 본 드라마였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시청률은 제로 상태가 되었다. MBC드라마 선덕여왕은 미실이 죽고 난 뒤에도 시청률이 떨어지긴 했지만 볼거리가 있는데 이 드라마는 그냥 폭삭 주저앉고 말았다. 이들을 믿고 여의도에 모였던  병사들 상당수는 스스로 무장해제한 지도부를 보고 절망감에 빠졌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또 한편에서 그런 세력과 아무런 전략전술도 없이 연합전선을 펴는 지도부를 불편하게 지켜보던 병사들도 헛웃음을 짓고 있다.


문제는 스스로 자결한 그들에게 있는 게 아니라 소위 연합전선 즉 ‘공조’를 결정한 측에 있다. 적진에서 나온 측과 연대를 한 셈이다. 적을 이용해 적을 친다는 병법을 활용한 것인가?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하면서 국회의원 4명을 배정받고, 정부산하 기관장, 청와대 참모까지 그야말로 이명박 정권과 한 몸통이라 할 수 있는 한국노총과 공조를 선택한 민주노총의 책임이 더 크다. 반MB연대니 야4당과 공조(이것도 매우 허구적인 면이 있지만)니 하면서 실제 MB정권의 한 축인 한국노총과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공조를 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 이명박 정권이 노동법을 개악하고 노동운동을 말살하고 특히, 민주노총을 괴멸시키려는 마당에 한국노총과 공조라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연대가 성사되려면 최소한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는 파기선언 했어야 했다. 어쩌면 실체를 확인할 수 있어서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


공조자체도 문제지만 공조파기의 형식과 내용 모두 문제다. 형식적으로 원칙도 없는 6자회담부터 문제였다. 민주노총을 뺀 5자는 모두 노사정위원회 구성원이다. 결국 노사정위원회에 들어오지 않는 민주노총을 끌어들이기 위해 6자회담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노사정위원회가 6자회담 구성원이 된 것은 일종의 코미디였다. 결과적으로 민주노총은 노사정위원회에 들러리로 참여한 셈이다. 이런 기구에 참여하면서 대의원대회 결의 없이 참여한 것도 문제다. 정권과 자본의 끊임없는 사회적합의주의(코프라티즘)에 민주노총을 끄집어들여 이용하려 했고 이번 경우 한국노총을 미끼로 민주노총을 이용한 셈이다. 한국노총 역사상 가장 많은 10만 명의 조합원을 여의도에 동원했다. 지도부가 여의도공원에 천막농성을 하고 한나라당 당사 점거농성까지 했다. 그러나 결과는 또 다시 노동자들에 대한 배신이었다. 당한 민주노총은 그냥 억울하다, 우리의 갈 길만 가겠다고 하면 그만인가? 


내용에 들어가면 더 심각하다. 한국노총은 정권과 자본의 요구를 수용하여 복수노조를 금지하고 전임자 임금을 자율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결정을 했다. 결국 노동조합이 자주적 단결권을 억제하는 반동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민주노조 건설을 방해하고 민주노총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노조로서 해서는 안 될 반노동자적, 반역사적 행동을 하고 만 셈이다. 국제기구의 권고는 물론이고 한국 상품이 해외로 수출되는 데도 장애가 될 사안이다. 정당을 하나만 허용한다면 전체주의 독재국가라 비난하는 데 한마디로 국제적 조롱거리다. 노조전임자 임금은 노조가 자립하는 것이 아니라 총노동에 대한 총임금의 개념에서 당연히 확보해야 할 노조의 권리다. 전임자 임금은 사용자 개인 주머니에서 받는 돈이 아니다. 조합원들의 노동으로 만든 생산물이 전환한 화폐의 일부다. 특히 자본이 착취한 부분을 감안하면 전임자 임금뿐만 아니라 노조가 사용자로부터 받아할 내용은 더 많다. 이제 전임자 수나 전임자 임금 협상은 단체협약이 아니라 매년 임금협약의 내용으로 체결해야 한다. 전임자 임금은 총노동력의 대가인 총임금의 일부다.


언론들은 민주노총이 한국노총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고 비아냥거린다. 그런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한국노총 조합원들 중 일부는 그런 한국노총이 부끄럽다며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그래도 희망인 민주노총에 가입하겠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민주노총은 즉각 기자회견을 통해 “당당히 우리의 길을 갈 것이며 한국노총이 투쟁의 대열에서 떨어져 나간 것을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노사정 합의에 대한 경고와 한국노총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한국노총은 노동자 투쟁대열에 동참하라!”는 정말 속도 없는 소리를 했다. 지금 민주노총 중앙이 할 일은 그 동안 제대로 된 투쟁도 조직하지 못했고, 도저히 믿을 수 없고 믿어서는 안 될 한국노총 중앙과의 공조를 무원칙하게 진행시킨 데 대해 조합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지금처럼 어물쩍하다가는 한국노총이 김 빼고(엿 먹이고) 달아난 뒤에 민주노총의 투쟁동력조차 상실할 우려가 높다.


  
이름 비밀번호
도배방지
아래 보이는 문자열을 마우스로 복사 또는 직접 입력하세요.
NO6PW8 직접 입력
쓰기 목록 추천 수정 답글 삭제
2094
허영구
2010.07.13 4036/284
2093
기아차조합원
2010.07.13 4219/286
2092
최정도
2010.07.13 3837/249
2091
금속노조 비정규 투쟁본부
2010.07.13 4464/263
2090
경기노동전선 발행인
2010.07.12 4377/233
2089
변혁산별
2010.07.12 3763/157
2088
최정도
2010.07.12 3423/175
2087
맑시즘2010
2010.07.11 4086/218
2086
노사과연
2010.07.10 3907/357
2085
동희오토
2010.07.09 4598/402
341 342 343 344 345 346 347 348 349 350
CopyLeft By 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