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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지지모임] 공감은 식물성 물기로 이뤄졌나 봅니다
노해투사성폭력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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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5일 16시 34분 46초
<<민주노총 김00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모임에서 전하는 세번째 글>>

by 노해투사 성폭력 대책위

피해자 동지께
- 노해투사 성폭력 대책위 피해자 동지가 민주노총 김00 성폭력 사건 피해자 동지에게 드리는 편지


저는 선생님이 겪었던 사건처럼, 특정 성폭력 사건을 겪었고 조직 내 보위론으로부터 심각한 상처를 받았던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주변 사람들이 성폭력 피해자에게 조심스러워 말 한 마디 못하는 상황을 답답해하고, 그건 2차 가해가 아니라고 설명하거나 혹은 그것이 나에게 2차 가해가 되었다고 설명하는 것에 대해 넌덜머리나도록 지겨워하는 사람도 저였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사람 마음이 이런 것인지...막상 동지께 지지의 메시지를 보내려니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망설여지네요. (저는 ‘동지’라는 말 자체에도 트라우마가 있지만 그냥 선생님께는 ‘동지’라는 말을 쓰고 싶습니다. 우리는 성폭력 피해로부터 함께 고통 받고 이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동지’라고 생각하니까요.)

저는 한동안 누구도 만나려 하지 않고 제 의지만으로 근근이 활동하면서 버티려 했었습니다. 제 사건 같은 경우, 가해자들이 집단입니다. 게다가 제 주변에 거머리처럼 포진되어 있었습니다. 해서 사건화 된 이후에도 가해자와의 단절이 말처럼 되지 않았고, 이를 악다물며 용서하지 않겠다는 말을 번번이 했지만 돌이켜보니 그건 가해자들을 ‘용서’하기 위해 애썼던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금 모든 문을 닫고 제 안으로 들어가는 중입니다. 가해로부터 받았던 고통과의 단절을 제 스스로 이뤄내기 위해서, 무엇부터 정리하고 밟아야 하는지를, 경험하고 있는 중이에요.

저는 피해자가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 그건 가해자 몫이다...라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입니다. 헌데 당한 자에게 남겨진 흉터가 지워진다고 해서, 정신적 상처가 지워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매번 억울해하고, 복수를 꿈꾸고, 더 이상 손해 보지 않겠다는 다짐만 하면서 저를 더 상처주기에 바빴습니다. 3년, 길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는 시간, 하지만 결코 쉽게 지나가지 않던 그 시간 동안...저는 그렇게 보냈어요.

여러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밤낮 없이 망가져버린 저라는 사람의 주체성을 고민하하는 과정 속에서도....한 가지 얻은 게 있었습니다. 내 상처가 얼마나 깊든, 그게 불가피하게 당한 사람(피해자)에게 남겨지는 것이라면 그 모습조차 수용하며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아파하는 것도 내 모습이고 내 삶이라면 긍정해야 될 때도 있구나, 하면서요.

동지는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어쩌면 저도 동지가 존재하는 곳, 그 언저리에서 서성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저는 제가 더욱 건강해져서요. 동지를 누구보다 지지하고 또 그 지지의 힘을 마음껏 보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저라는 사람에게 집중하고, 또 저 같은 피해를 입은 다른 사람들에게 따뜻한 눈길과 손길을^^ 드리고 싶어요.

건강하게 살아서 만나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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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공감은 식물성 물기로 이뤄졌나 봅니다

- 2009년9월11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 대회장에서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곳으로 행진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열매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이 곳에서, 스스로 몸을 움직여 방법을 찾고 대화가 무성한 숲처럼 살기 위해서입니다

민주노총 김00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 모임 동지들은 민주노총 임시대의원 대회장 입구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한쪽 임시가판대에서는 현장 발의 안건에 대한 민주노총 파견대의원들의 연서명을 받고 있었습니다 손 내밀어 공감을 찾는 몸짓들은 분홍색 코스모스 향기를 닮았습니다 눈물 많은 주봉희 동지도 아는 대의원들의 손을 잡아끌고 있었습니다 그 손길을 어룽거리며 가을 여린 햇볕이 부쩍 가까이 다가와 빛나고 있었습니다

민주노총 김00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 모임 조진희 동지는 현장발의 안건을 대회에 제출하고 안건설명을 하다가 피해자 동지의 고통에 이르러 끝내 울먹입니다 공감은 식물성 물기로 이뤄졌나 봅니다 저 눈물이 소통을 확장하고 차이 속에서 협력을 생산하는 힘을 키울 것입니다 난 조진희 동지의 저 따뜻한 눈물로 피해자 동지의 고통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었습니다 피해자 동지가 차오를 때까지, 충만해질 때까지, 다시 사람을 품을 수 있는 그 최초의 언어가 솟구쳐 오를 때까지 곁에서 가을 여린 햇볕처럼 격려하고 싶었습니다

민주노총 김00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 모임의 현장발의 안건을 필사적으로 저지하려는 가해자들의 눈빛은 사막처럼 메말랐고 그것을 침묵으로 지지하는 심장들은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을 정도로 딱딱하게 굳었습니다 이토록 뼈아픈 상처가 정파대립이란 말입니까? 지아비이자 가장으로서 술 처먹고 한 실수이니 이쯤에서 너그러이 용서해야 한단 말입니까?

피해자 동지의 상처를 애써 외면하면서 조용히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자리에서, 공황기 노동자 투쟁을 조직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 앞에 선 그 침묵의 언어 속에서 여성은 존엄한 인간으로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여성은 조직에서 시키는 허드렛일만 하는 존재, 우선적으로 해고되어도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는 대상이었습니다 이 곳이 성폭력 사건의 출발점이었습니다 피해자 동지의 느낌, 감정, 고통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조직을 보위하기 위해 명령이 동원되었고 성폭력이 사용되었으며 침묵이 강요되었습니다 이 지독한 절망이 과연 우리를 가르칠 수 있을까? 난 인간에 대한 신뢰를 포기하고 싶었지만 사활을 건 피해자 동지의 투쟁을 보면서 고추장처럼 독해지고 있습니다

변화는 자기성찰로부터 시작되지만,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조직의 명예를 차용하고, 정파라인을 가동하고, 자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대의기구 결정을 통해 피해자 동지의 절규를, 조직적인 비판과 토론을 간단하게 삭제시키려 했습니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 인간이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았던 자신들의 행위를 변명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잔인한 폭력입니다

비판과 토론을 억압하는 조직은 이미 죽은 조직, 부르주아 관료제입니다 이제 민주노총 대의기구는 더 이상 비판과 토론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 사이에 위계가 도입되었고 차이는 차별로 제도화되었으며 비판과 토론은 조직적으로 억압되고 있습니다 화해할 수 없습니다 이 투쟁에 있어 때늦는 법은 없습니다 공감은 새로운 비판적 사유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치지 않는 것, 저 따뜻한 눈물에 속하는 일입니다 따뜻한 눈물이 돌보는 식물성 대화의 삶-숲으로 행진해 가는 것입니다 강물처럼, 강물처럼 보폭을 맞추며, 강물처럼 평등하게, 강물처럼 비판과 토론을 우리 삶의 내부에 흐르게 하고, 강물처럼 협력을 생산하는 일, 그리하여 복받쳐 눈물나도록 위대한 생존자, 피해자 동지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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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김00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모임을 지지하며
카페: cafe.daum.net/anti-s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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