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부정하는 국책연구원장
노동연구원 투쟁을 지지 격려한다. 사람에겐 인격이 있다. 나라에는 국격(國格)이 있고 단체는 법인격이 있다. 그런데 기본적인 인격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이 국책연구원장이 되고 노사문제로 떠들썩하다. 전임 노동연구원장 시절 매월 한 차례 조찬강연회가 있었다. 각계 인사들을 초청한 강연회였는데 여러 차례 참석한 적이 있다. 그런데 원장이 바뀌고 횟수가 줄어들더니 극우인사들을 불러다가 강연을 열고 있다고 들었다. 노동정책을 연구하는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원장이 노사문제를 파행으로 끌고 가고 있다.
몇 년 전 한국노동연구원 창립기념식에 참여해 인사말을 한 적이 있다. 노동연구원을 ‘노동’연구원이 아니라 ‘자본’연구원이라고 비판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연구원 내에서부터 완전히 반노동자적인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노동을 위한 정책까지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노동정책이 생산되어야 하는 데 지금은 최악의 상황이다. 열심히 연구업무에 종사해야 할 노동자들이 지금 길거리에 나와 파업집회를 하고 있다. 정권의 지지를 받고 있는 기관장 한 사람 때문에 평지풍파가 일고 있다.
개인적으로 해고무효 소송을 하고 있는데 행정법원은 한미FTA에 반대한 투쟁을 두고 정부정책에 반하는 것이므로 해고가 정당하다는 이유 중 하나로 지적했다. 말도 안 되는 논리였다. 그런데 노동연구원장은 헌법에서 노동3권을 제외시켜야 한다는 망발까지 했다. 그렇다면 특정한 시기의 정부정책이 아니라 헌법을 부정하는 발언을 한 국책연구원장은 당장 파면해야 하지 않는가? 인문사회계 국책연구기관을 총괄하는 신임총리의 결단이 필요하다. 임명과정에서 많은 흠을 드러낸 총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런 잘못된 점을 도려내는 일이다.
구한말 다산 정약용 선생은 권력에 타협하지 않고 18년간의 유배생활 중 60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보통사람들은 평생 제대로 된 책 600권 읽기도 어려운데 말이다. 그런데 그 18년 동안 군림했던 왕들이 누구인지 우리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한국노동연구원이 특정 정권이나 기관장에 휘둘리지 공익적이고 역사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권익이 보장되어야 한다. 노동연구원의 파업투쟁을 지지하고 반드시 승리하기 바란다.
(2009.9.29, 전국공공연구노조 한국노동연구원 파업 집회, 광화문 정부청사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