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은 가고 통일은 오다
사랑하는 어머님을 여의신 후 어리신 나이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영도자님께서는 두어깨가 매우 무거워지는 것을 절감하시었다.
9월 22일 밤 병원의 침상에서 김정숙여사님의 마지막 모습을 끝없는 비애 속에 보시고 저택으로 돌아오신 김일성장군님께서는 뜻밖에도 책상위에서 눈에 익은 여사님의 필적을 보시었다.
≪장군님의 가르치심을 받아 신문에 실으려고 민주청년사에서 가져온 원고입니다.
장군님께서 너무 바빠하시기에 올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꼭 보아주시고 가르치심을 주시기 바랍니다.
1949년 9월 21일
김정숙≫(≪통일을 위해 걸으신 빛나는 자욱≫, 통일신보사, 1982년, 325쪽)
여사님께서 세상을 떠나시기 바로 전날에 마지막으로 남기신 필적이었다.
여사님의 뜨거운 숨결을 느끼시는듯 장군님께서는 글발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시었다.
이윽고 장군님께서는 여사님께서 마지막으로 부탁하고 가신 신문원고의 글줄을 더듬어 나가시었다.
이때 한 일꾼이 장군님께 조용히 다가서며 말씀드렸다.
≪장군님, 잠시라도 일손을 놓아주십시오. 지금 온 나라가 크나큰 슬픔에 잠겨있습니다. 장군님께서 이러시면……≫
눈물에 젖어 목소리도 떨리어 일꾼은 말끝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장군님께서는 일손을 놓을 차비가 아니시었다.
일꾼은 아무리 중대한 일이라도 훗일로 미루어 주실 것을 다시금 간절히 말씀드리었다.
그러자 장군님께서는 절절한 음성으로 말씀하시었다.
≪아니오. 보아야 하오. 꼭 보아야 하오. 정숙동무가 후대들을 위하여 부탁하고 간 글이오…≫(상동, 326쪽)
여사님의 몫까지 두몫, 세몫 일하시어 여사님께서 받들어오신 주체위업을 기어이 이루어내고야 말겠다는 뜻의 말씀이었다.
장군님께서는 원고에서 눈길을 떼지 않고 일손을 계속 놀려나가시었다.
그 숭고한 모습을 우러러 보시며 자제분께서는 어서 커서 어머님을 대신하여 아버님의 중하를 덜어드려야 한다고 생각하시었다.
그러나 자제분의 두어깨가 무거워지신 것은 비단 그때문만이 아니었다.
어머님을 대신하여 자신께서 하셔야 할 일은 많고도 많았다.
아버님의 건강과 안녕을 지켜드리는 일도 대신해야만 하셨고 아버님의 현지지도를 수행하는 일도 대신해야만 하셨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어린 동생을 보살피고 키워주는 일까지도 맡아안아야만 하셨다.
어머님의 장례식이 있은 날 밤이었다. 어리신 김정일영도자님의 여동생은 정적이 깃든 그날 밤에 다시는 보이지 않는 어머님의 얼굴이 보고 싶어 엄마가 어디 갔느냐고, 산에 가서 엄마를 빨리 데려오라고 소리내어 울었다.
김정일영도자님께서는 눈물겨운 음성으로 동생을 달래시며 네가 자꾸 울면 산에 가신 엄마도 눈을 감지 못하시고 큰일을 하시는 아버지의 마음도 좋겠느냐고 타이르시었다.
그러시고는 아버님의 눈가에 맺힌 물기를 닦아주시며 울지 마시라고, 엄마를 대신해서 꼭 조국을 통일시키자고 말씀하시었다.
유년기라는 나이를 너무도 뛰어넘은 깊은 생각이었고 높은 뜻이었다. 그래서 자제분의 기특한 소행이 김일성장군님과 일가친척들, 일꾼들을 더 가슴아프게 했다. 저택의 밤은 눈물 속에 잠겨 있었다.
바로 이때 중앙통신사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한 일꾼이 목소리를 낮추어 전화를 받았다.
여사님께서 서거하시기 며칠전에 김일성장군님께서 미제와 이승만도당이 은파산일대에서 자행하는 침략행위를 폭로규탄하는 글을 쓸 데 대한 과업을 주셨는데 장군님께 완성된 기사를 올리기로 약속한 날이 바로 오늘이라는 것이었다.
이때 아랫방에서 김일성장군님의 갈리신 음성이 울리었다.
≪어데서 온 전화요? 중앙통신사에서 온 전화가 아니오?≫
일꾼은 잦아드는 듯한 목소리로 그렇다고 대답올리었다.
≪곧 그 기사를 가져오라고 하시오.≫
≪장군님…… 오늘만은……≫
≪정숙동무가 혁명을 하다가 갔는데 우리도 일을 합시다. 빨리 가져오도록 하시오.≫
≪……알았습니다.≫
얼마후 김일성장군님께서는 중앙통신사에서 가져온 원고를 검토하기 시작하시었다.
크나큰 상실의 비애를 위업에 대한 헌신으로 묵새기시는 장군님이시었다.
김정일영도자님께서는 동생의 손목을 잡고 아버님의 근엄하신 모습을 숙연히 우러러 보시었다.
이때 철없는 동생이 울먹이는 소리로 엄마를 찾으며 아버님께로 다가가려고 하였다.
그러자 김정일영도자님께서는 얼른 동생의 손목을 잡고 곁방으로 가시어 울음을 머금은 음성으로 동생을 타이르시었다.
≪이젠 엄마를 찾으면 안돼, 네가 엄마를 찾으면 아버지는 일도 못하시고 속상해 하신다. 이제부터 엄마가 보고 싶으면 아버지한테 가서 울지 말고 나한테 와야 해, 그래서 함께 어머니사진을 보자.≫(상동, 328쪽)
눈물에 젖은 자제분의 말씀은 모두의 눈시울을 뜨겁게 적셔주었다.
이처럼 어린 동생을 보살펴 주고 키워주는 일까지도 어머님을 대신하여 하셔야만 했으니 그분의 두어깨가 어찌 무겁지 않으실 수 있었으랴.
자제분께서는 이렇게 일찍부터 어머님께서 하시던 크고작은 모든 일을 자신의 두어깨에 짊어지고 성장하시었다.
김정일영도자님께서는 바로 이런 분이시기에 그분의 어깨에는 오늘 주체위업이라는 대업이 실리고 조국통일이라는 중하가 실릴 수 있었을 것이다.
김정일영도자님께서 어머님으로부터 조국통일의 유언을 받으신 때로부터 5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 민족의 조국통일운동은 거족적으로 발전되고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튼튼한 토대가 닦아졌으며 조국통일의 밝은 전망이 열려지게 되었다.
이것은 전적으로 김일성장군님과 김정일영도자님의 탁월한 사상과 현명한 영도의 결과이다.
한없이 숭고한 조국애와 민족애를 지니신 김일성장군님께서는 조국통일문제를 두고 어느 하루도 심려하시지 않은적이 없으며 어느 한때도 편히 쉬신 날이 없다.
그분께서는 안팎의 분열주의 세력의 도전과 반통일책동을 걸음마다 짓부수고 북과 남, 해외동포들을 분기시켜 조국통일운동을 거족적인 운동으로 확고히 전환시키시었다.
그분께서는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3대원칙과 조국통일을 위한 전민족대단결 10대강령, 고려민주연방공화국창립방안을 기본내용으로 하는 조국통일 3대헌장을 제시하시어 조국통일의 근본 원칙과 방도를 전면적으로 밝혀주시었다.
그분께서는 조국애와 민족자주정신을 기초로 삼으시고 사상과 이념, 정견과 신앙의 차이를 초월해 북과 남, 해외동포들을 조국통일의 기치밑에 하나로 굳게 단합시키심으로써 조국통일의 주체적 역량을 마련하시었다.
김일성장군님께서는 이렇듯 위대한 통일운동 방략, 역량을 마련하심으로써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튼튼한 토대를 구축하시었다.
이것은 그분께서 우리 민족에게 남기신 한없이 고귀한 유산이며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불멸의 업적이다.
김정일영도자님께서는 김일성장군님께서 구축하신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튼튼한 토대를 더욱 공고발전시키시어 조국통일의 더욱 밝은 전망을 열어놓으시었다.
김정일영도자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시었다.
≪조국통일은 나의 높은 사명입니다. 조국통일은 수령님 앞에서 책임진 나의 당면과업입니다.≫
김정일영도자님께서는 어머님께서 일찍부터 키워주신 통일사명감에 무한히 충실하시어 어머님께서 바라시던 조국통일의 뜻을 빛나게 실현해가신다.
그분께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조국통일유훈을 철저히 관철하자≫, ≪온 민족이 대단결하여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이룩하자≫를 비롯한 여러 조국통일관련 저작들을 발표하시어 통일경륜을 더욱 선명히 밝혀주시었다.
그분께서는 김일성장군님께서 한생을 바쳐 조국통일위업에 쌓으신 불멸의 업적을 고수하며 조국통일의 주체적 노선과 방침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방략을 밝히시면서 자주의 원칙에 기초하고 애국애족의 기치, 조국통일의 기치밑에 온 민족이 단결하며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반통일세력을 반대해 투쟁하며 남과 북, 해외동포 사이의 내왕과 접촉, 대화, 연대연합을 발전시킬 데 대한 민족대단결 5대방침을 제시하시어 통일의 활로를 열어놓으시었다.
그분께서는 비상한 정치지도력을 발휘하시어 남과 북, 해외의 온 겨레를 분기시켜 반통일 역풍을 제압하고 통일의 열풍을 불러오신다.
그분께서는 ≪하나의 조선≫노선에 기반하여 미국과 이남당국자들의 ≪두개 한국≫ 조작책동을 저지파탄시키시어 우리 민족의 영구분열위기를 제거하시었으며 신축자재한 방략으로 반통일분자들을 대화와 협상의 마당에 끌어내어 통일에 유리한 환경과 여건을 마련하시었다.
그분의 주도하에 80년대와 90년대에만 해도 남북적십자회담, 남북고위급회담, 경제회담, 체육회담 등 여러 갈래의 대화의 장이 마련되고 90년대에 들어와서는 마침내 또하나의 민족공동의 통일합의문이라 할 수 있는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이 창출되고 1994년 7월에는 남북정상회담이 기정의 사실로 되기에 이르렀다.
그분께서는 뜨거운 동포애와 비범한 친화력으로 남과 북, 해외동포들을 민족대단결의 기치아래 하나로 굳게 묶어세우시어 조국통일의 결정적 역량인 주체적 역량을 비상히 강화하시었다.
90년대에 접어들면서 남과 북, 해외를 포괄하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이라는 실체가 창출되었으며 조국해방 45주년이 되는 1990년 8월 판문점에서 남, 북, 해외동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적인 범민족대회가 소집되고 그것이 정례화되고 있는 것은 조국통일의 주체적 역량이 얼마나 위력해졌는가를 보여주고도 남음이 있다.
그분께서는 세계를 움직이시어 우리 민족의 자주적 통일을 각방으로 방해하는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열강과 반동들의 국제적 연합구도에 파열구를 내시었으며 북의 자주적 조국통일노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지지를 불러일으키시고 각종 연대조직들에 기반해 북의 통일노력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목소리가 가일층 높아지도록 하시었다.
이것은 반통일세력의 범위는 최소화시키고 통일지지세력의 범위는 최대화시켜 우리 나라의 통일에 유리한 국제적 환경이라는 결과를 우리에게 가져다 주었다.
통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쉽지 않은걸 해내는게 지도력이다.
김정일영도자님의 무비의 정치지도력에 의해 온 겨레의 넋과 에너지가 하나로 더욱 굳게 결집되고 삼천리강산에 통일열풍이 세차게 소용돌이치며 그 뜨거움과 세기가 무한대로 증폭되는 가운데 분열은 가고 통일은 오고 있다.
이것이 바로 김정숙여사님께서 생전에 바라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