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대화는 북한의 외교적 승리"<러 신문>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미국이 북한과 양자 대화에 나서기로 한 것은 북한의 외교적 승리로 해석될 수 있다고 15일 러시아 정부 기관지 로시스카야 가제타가 보도했다.
신문은 일련의 로켓 발사, 핵실험, 우라늄 농축 실험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응하고 한국도 미국의 결정에 따르게 된 것은 어찌 됐건 북한이 외교적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북한의 1대 1 양자 대화 요구에 대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거절해온 미국은 지난 11일 결국 직접 대화를 하기로 했다.
미국 국무부 필립 크롤리 공모담당 차관보는 당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가 북한을 6자회담으로 돌아오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직접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으며 시간과 장소는 앞으로 2주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롤리 차관보는 브리핑 직후 미국의 대북 정책이 유연해 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단기적인 정책일 뿐이라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로시스카야 가제타 지는 세계의 전문가들과 언론은 북한이 승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화의 기회를 얻은 것뿐 아니라 (협상에서도)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해 소극적 대응을 해온 한국 정부는 억울하지만, 북한의 뜻대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크롤리 차관보의 발표 다음날 우리 외무부는 미국과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신문은 미국이 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은 확실해 보이며 그동안 전문가들 사이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어떤 조건으로 두 여기자를 북한에서 빼냈는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이제는 무엇을 제안했는지 확신하게 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나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주 미국, 일본, 한국으로부터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지지를 얻어냈고 러시아 측 6자회담 차석 대표인 그리고리 로그비노프 외교부 본부 대사도 서울 방문 시 북미 대화에 대해 지지를 표시한 점으로 미뤄 미국이 6자회담 내 다른 당사국들의 입장을 잊은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전문가들은 9월 말과 10월에 한반도 상황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최선의 경우 6자회담이 재개되고 북미 외교 채널이 다시 가능할 것으로까지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북.미대화의 시기와 형식이 2∼3주 내에 결정돼 가시화된다고 하더라도, 양자 대화는 6자회담과 분리된 별도의 협상이나 프로세스가 아닐 뿐 아니라 6자회담의 대체물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또 오는 21∼25일 뉴욕 유엔총회 기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북한 관리들과 만날 가능성도 아직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