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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촛불 민심을 어떻게 읽었고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이정연
1627 1156  /  99
2009년 08월 24일 23시 45분 29초

그는 촛불 민심을 어떻게 읽었고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어째서 요즘 “대안”과 “소통”이 강조될까?

요즘 한국에서는 진보진영이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 대중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는 문제가 강조되고 있다.

모두가 사람답게 살수 있는 사회, 참다운 삶의 질이 보장되는 민중이 공감하는 사회상이 창출되어야 하고 그러자면 소통이 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어째서 이 같이 당연한 문제가 새삼스럽게 강조될까?

원인은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가장 큰 원인은 진보진영의 분열일 것이다.

7월16일부 <경향신문> 에도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진보진영 소통 방식의 문제점”이라면서 “진보는 자신들의 논리가 완전무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타협해야 할 부분에서도 한 치의 양보도 못한다”, “진보진영의 언어나 행동은 일반 시민들이 받아들이기에 거부감이 들 정도로 과격하다”, “자신들의 수준이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상대방은 수준이 모자란다고 생각해 늘 가르치려고 든다” 는 등의 의견들이 소개되었다.

물론 이 같은 경향을 놓고  그것이 진보진영의 본질인 듯이 성급하게 결론 지울 수는 없으며 어디까지나 개별적 활동가들의 미숙한 수준과 품모에 기인하는 일들이는 하지만, 어쨌든 이래 가지고는 진보진영이 결집될 수도 없고 대중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도 없다.

그런데 더 무섭고 우려스러운 것이 있다. 그것이 뭔가 하면, 위에서 본 활동가들의 수준미달이나 미숙한 품모로 인한 분열의 모양새를 띤 분파행위나 진보 이론을 덮어 놓고 낡았다며 왜곡,수정하려는 행위이다.

특히 필자는 진보진영의 이론이나 운동에 대해서 도발적인 언사로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자신은 말해 볼만한 대안다운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이론가 행세를 하며 혼란스럽고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만을 야기시키고 있는 민경우씨를 보면서 그 같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참다운 진보운동가의 입에서 “진보진영의 관성” 과 “좌절감” 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나?

아래 인용문은 <오마이뉴스> (7.17) 소개된 민경우씨의 <진보의 재 구성> 구절이다.

그러던 대선 – 촛불 시위 – 미네르바 현상 2007~08년을 강타했다. 나는 20년의 시간이 사람들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바로 눈앞에서 목격했다. 10대 소녀들의 명랑하면서도 활기 있는 집회, 자유롭고 역동적인 시청광장의 사람들, 한국경제를 분석하는 30대 초반의 청년 등을 보면서 NL을 비롯한 진보진영 전체가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대중과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는 좌절감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나는 시급히 NL노선을 시대에 맞게 재 구성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렇지 않으면 청춘을 바쳐 헌신했던 우리들의 삶 전체가 무의미한 것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기사는 민경우씨가 자기 책에서 기존의 NL노선이 왜 현시점에서 “관성” 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 조목조목 비판했다면서 그 영역이 정치군사적  지배에서 경제적 지배로 바뀐 미국의 전략, 전근대적인 매판체제에서 보수 엘리트 체제로 바뀐 지배세력들, 농민의 몰락과 대규모 자영업자의 출현, 새로운 주체로 등장한 소수자 문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면서 생기는 기존 노동운동의 한계, 변화된 대학생들의 정서 등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물론 책을 다 읽어 보아야 하겠지만 기사를 읽고 나서 남은 것은  자신의 패배주의에 대한 정당화이라는  인상뿐이었다.

기사에 소개된 책의 내용 가운데는 부분적으로 동의할만한 것도 있다.

그가 말한 것처럼 20년 세월동안 많은 변화들이 일어 났으며, 한국의 진보운동이 이 변화와 그에 따르는 요구를 논리나 운동에 제대로 담아내야 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 같은 시각에서 진보진영의 이론에 대해서 분석, 비판한다고 할 때, 무엇보다도 손님이나 평론가가 아닌 당사자로서의 자세, 진보진영에 대한 애착, 또한 진보운동을 함께하는 동지들에 대한 소중함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참으로 유감하게도 민경우씨는 진보진영 전체가 시대에 뒤떨어졌다거나 대중과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는 좌절감을 운운하면서 진보진영이 지금까지 공들어 쌓았던 탑을 모두 무너뜨리는 듯한 청산주의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지금도 진보진영에 몸담고 있다고 말하는 민경우씨가 이 같은 주장을 한다면 이는 누가 봐도 패배주의로 밖에 보이지 않으며, 그가 전개하는 주장들은 모두 자신의 패배주의을 어떻게 하나 합리화해보기 위한 변명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한국 사회가 근간으로부터 변했을까?

가령 민경우씨가 말하는 촛불민심에 대해서만 보자, 촛불시위가 민경우씨 말 대로 “소녀들의 명랑하면서도 활기 있는 집회” 나 “자유롭고 역동적이 시청광장의 사람들”이라는 종래와 다른 모양새를 띠고 벌어진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보다도 이 같은 행동을 일으키게 했던 민심의 본질은 과연 뭣이었겠는가?

당연히 그것은 국민의 생명 안전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이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를 무작정 사들이기로 한 이명박정부에 대한 분노의 폭발이었다. 그리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그 같은 정부의 대미추종이 국민들의 주권의식, 민족적 자존심을 건드려 놓았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그들의 주권의식, 민족적 자존심이 지금까지의 자주, 민주, 통일 투쟁과 무관하게 허공에서 생겨났을까?

또한 국민들을 그렇게 각성시키는데 진보진영이 공헌했던 몫이란 전혀 없었다는 말인가?

또한, 미국의 전략이 정치군사적 지배에서 경제적 지배로 바뀌었다는 민경우씨의 주장 역시 동의하기 힘들고 현실에 대한 엄청난 왜곡으로 보인다.  애당초 미국의 전략이란 제국의적인 힘의 논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정치든 군사든 경제든 각기 분리된 것이 아니라 모두 근저에 깔린 힘의 논리의 반영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민경우씨처럼 미국의 경제적 지배를 힘의 논리(또는 정책)의 표현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전략 그 자체의 변화라는 차원에서 본다면 미국의 제국주의적 본성이 변했다고 하는 환상논에로 이어지지 않겠는가?

민경우씨의 주장 가운데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그가 모든 문제를 “진보의 관성” 때문이라고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것이다.

결국 진보진영이 민경우씨가 말하는 변화에 못 따라가고 있다는 것인데, 그럼 그가 말마디마다 언급할 정도로 한국의 현실이 근간으로부터 변했을까?

민경우씨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양상을 띠고 전개되었던 촛불시위가 권력측의 물대포와 복수전 때문에 쉽게 짓밟히고 유모차부대 엄마들에게까지 위협이 가해진 사실을 보고도, 또한 미디어법이 “대리투표"와 같이 있어서는 안될 협잡과 날치기로 강행통과한 기막힌 장면을 보고도 한국사회가 변했다고 말하겠는가? 그리고 용산참사 때 철거민들이 무참히 불에 타 죽었는데 아직도 유족들이 초상도 못 치르고 있는 비참한 모습을 보고도 오히려 그들이 투쟁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겠는가?

더욱이 6.15공동선언 이후 모처럼 높아진 화해와 단합, 협력 기운이 정권이 바뀌자 하루 아침에 과거의 불신과 대립국면에로 후퇴한 현실 앞에서도 민경우씨는 자기가 말하는 변화라는 것이 전면적이고 근본적인 것처럼 말하겠는가?

이렇게 대표적인 몇 가지 사실만을 봐도 지금까지 자주, 민주, 통일 투쟁 과정에 지적되었던 한국 사회의 대미 예속성, 민중주권 부재, 민주주의 부재 상황은  아무 것도 변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변한 것은 한국의 실상이 아니라 현실을 제대로 못 보는 민경우씨 자신의 생각이 아니겠는가?

패배주의와 좌절감 때문에 자기 생각이 바뀐 것을 무슨 “변화” 나 “관성” 의 탓으로 하고는 “재 구성” 을 주장하는 생각이나 자세가 그 자신만을 어떻게 변모시켜 나가는지, 참으로 우려스럽다.

민경우씨가 왜, 언제부터 좌절감에 포로 됐는지 그 것이 궁금하다.

앞으로 민경우씨의 책을 읽어 보기는 하겠지만 필자의 독후감이 그 같은 우려가 모두 기우였다는 것으로 되었으면 얼마나 다행스러울가.

 

         

 20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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