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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 통합추진위는 해산해야
허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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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7월 17일 00시 04분 47초
 

진보정당 통합추진위는 해산해야


지난 7월 8일 ‘진보정당 세력의 단결과 통합을 위한 민주노총 추진위(이하 통추위)’는 6개 의견그룹이 참여한 가운데 2차 토론회를 개최했다. 노동전선은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 민족주의. 의회주의가 대중을 정치세력화하는 데 질곡으로 작용했다며 통합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함께는 한 당으로의 통합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고, 울산 혁신 네트워크는 배타적 지지가 분열의 요인이 되었으며 노동자가 직접 정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장실천연대는 민주노총이 중심이 되어 선거 때 후보단일화를 추진, 혁신연대는 민주노총이 중심이 되어 통합, 전국회의는 무조건 통합을 주장했다.


통추위가 통합의 대상으로 하는 진보진영은 여러 갈래다. 각 진영의 당 건설 방향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사회주의 노동자연합(사노련)은 자본가 계급 철폐를 위한 전위정당 건설을 목표로 한다. 혁명적 방책(과업)을 구체화하는 26개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사회주의노동자당건설준비모임(사노준)은 변혁적이고 좌파적인 사회주의정당건설을 목표로 한다. 노동실천해방연대(준) 역시 사회주의당건설을 목표로 한다. 반면에 사회당은 사회적 공화주의, 진보신당은 자본주의 극복. 사회연대 공공성. 진보운동으로서 평등.생태.평화.연대를 기치를 내걸었다. 민주노동당은 민주평등해방세상의 진보대연합을 추구하면서 노동자 민중 주체의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을 목표로 한다.


 작년 9월 진보신당이 제2창당하는 데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며 출범한 노동자진보정당건설추진위(노건추)는 사회주의당 건설 추진세력과도 토론을 전개하는 등 노력했으나 금년 초 해산했다. 노건추와 사노준은 토론회에서 진보정당과 사회정당의 명칭과 내용을 둘러싸고 논쟁을 전개한 바 있다. 그 이후 사노준과 사노련의 토론회가 진행되어 왔다. 진보진영 내에도 사회주의정당, 진보정당, 대중정당 등 다양한 갈래가 있다. 특히 반자본주의 또는 반신자유주의에는 동의하나 대안에 있어 사회주의정당을 둘러싼 입장차가 존재한다. 물론 사회주의정당을 둘러싸고 사노준과 사노련의 입장차이도 크다. 그런데 사회당, 진보신당, 민주노동당으로 범위를 확대할수록 차이는 더 커진다.


그런데 민주노총이 통추위를 구성하고 진보진영대단결을 모색하고 있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인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는 실제로는 사문화되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이를 고수하면서 진보정당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진보신당이나 사회주의정당을 준비하는 단위에서는 민주노동당으로의 흡수통합을 추진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조직 간 노선차이에 대한 토론이나 통합절차논의도 없이 당면한 선거에 대비한 졸속적인 통합으로 보고 있다. 당장 민주노동당의 분열로 만들어진 진보신당과의 통합도 불투명한 판에 사회주의정당을 추진하는 세력과의 통합을 얘기하는 매우 성급하고 한편으로는 무모해 보인다. 최근에는 반MB전선 강화에 따라 야4당 공조가 강화되면서 사회주의정당을 추진하는 세력과는 더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일부에서는 내년 지자체에 대응하기 위해 민주당과도 공조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


통추위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칫 차이가 더 부각되어 일상적 연대도 어려워질 수도 있다. 민주노총 입장에서 민주노동당의 분열에 의한 노동조직 현장의 분열과 갈등이 우려된다면 분열의 당사자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재통합을 추진하면 될 일이다. 그것도 당장 가능해 보이지 않지만 말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사회주의정당 추진 단위까지 모두 통합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 그들은 민주노동당이 분열되기 전에도 독자적으로 사회주의정당을 추진해 왔다. 얼마 전 울산 북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후보단일화를 통해 국회의원을 당선시켰듯이 선거시기에는 얼마든지 공동대응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념과 노선이 같은 세력이 크게 하나로 뭉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묻지마식 통합’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민주노총이 국민승리 21을 거쳐 민주노동당을 만드는 산파역할을 했다고 해서 지금 당을 통합해 낼 정도의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민주노동당으로의 통합이라는 형식논리를 꿈꾸는 것은 대중조직을 분열시키는 일이다. 오히려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철회하고 조합원 대중들이 진보진영의 다양한 영역에서 정치의식을 높일 수 있는 정치 사업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따라서 민주노총 정치위원회가 민주노동당에 종속되어 민주노동당 사업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획일적 진보가 아니라 진보의 재구성과 더불어 진보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진보진영이나 좌파진영에 속한 조합원들은 물론이고 보수성향의 조합원들을 노동자 정치세력화로 이끌기 위해서라도 옥상옥이 되거나 실질적 분열을 가속시키는 어설픈 진보진영 통합보다는 다양성을 살리며 공동투쟁과 연대를 조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가능하면 빨리 진보정당 세력의 단결과 통합을 위한 민주노총 추진위를 해산하는 것이 옳다. 민주노동당의 필요에 의해서든 민주노총 내부조직 분열을 막기 위한 조치라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통합추진위를 구성하면 된다. 두 사람이 헤어졌다가 필요에 의해 다시 합치려 하면서 엉뚱하게 주변에 있는 사람 모두 합치자고 주장하면 뜬금없는 일이 된다. 헤어진 두 사람이 가까이서도 못 만나는데 그 보다 더 멀리 있는 사람을 어떻게 만날 것인가?


(2009.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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