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투쟁(4) 산자와 죽은자
지금 이 시점에서 산자와 죽은자를 구분하며, 이 각각을 논하는 것 자체가 한가한 고민일 수 있다. 그러나, 좁게는 쌍용차 투쟁이, 크게는 이 땅의 노동자 민중운동이 극복하고 넘지 않으면 안 될 ‘노동자 단결’의 측면에서 이 문제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산자와 죽은자는 쌍용차 투쟁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신조어이다.
산자는 소수를 빼고는 주로 밖에 산개해 있으며 파업 대열을 이탈 하였다.
산자들 중 사측에 적극 부역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이미 조합지침을 어기는 것을 넘어서서
파업파괴 행동도 서슴치 않고 있다.
산자들 중 파업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소수는, 초기 공장 점거 투쟁이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는데 있어 보이지 않는 든든한 역할을 하였으며, 파업 55일째인 현재도 그러하다.
산자들 다수는, 파업대열에서 이탈하거나 파업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동료들 모두가 공장이 정상화 되어 예전처럼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갈망할 것이라 추측된다.
완전히 사측의 노예가 되어, ‘죽은자 와는 함께 할 수 없다’는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는.
산자와 죽은자 !
산자는 죽은자와 구분짖는 상대적 개념이다.
이들의 분류는 삼일과 삼정이라고 하는 자본의 회계법인 주문에 따라, 쌍용본관의 경영진 책상에서 최초로 자와 가위로 그어졌다.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식민지화 되었던 아프리카 대륙, 혹은 중동과 아메리카 대륙의 국가간 경계가 자로 재어 직선으로 그려져 있듯이, 산자와 죽은자는 이렇게 칼질당해 구분된 것이다. 근태와 근속이라는 그 쓰레기 같은 자본식 분류법에 의해.
산자와 죽은자!
근본적으로는 쌍용차의 위기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이 위기를 불러온 자본과 정권이 산자와 죽은자의 구분을 잉태하고 있었으며, 특히, 쌍용차에서 ‘너는 죽은자요, 나는 산자’ 라고 불리우게 된 이유는 ‘죽은자’의 그 엄청난 숫자에 있었다.
노조원 5300중 무려 2300정도가 죽은자로 분류 되었기 때문이다.
구분이 확정되는 순간, 야수로 돌변한 하급 관리자들의 비인간적 패악질은 시작된다.
산자들에게는 ‘너는 살았으니, 회사 다닐려면 파업에 동참하지 말라!’는 유혹과 협박으로,
죽은자 들에게는 ‘너는 포함되었으니, 지금이라도 희망퇴직을 쓰라!’는 악마의 너그러움으로,
산자들과 죽은자 모두에게 생존권을 볼모로 한 피도 눈물도 없는 갈라치기를 자행했다.
이때 관리자의 행동은 역사책에 나오는 ‘지주’의 지시에 따라 ‘소작’쟁의를 파괴했던 ‘마름’, 바로 그 모습과 흡사하다.
희망퇴직 1600명 양산, 극단적으로는 연이은 3명의 죽음은 정확히 이 피도 눈물도 없이 자행되었던 패악질의 산물이다. 이렇게 해고는 살인을 불렀다.
파업 55일차 현재 !
이 시각에도 상급 관리자들 지시에 따른 하급 관리자들의 만행은 계속되고 있다.
산자들에게는 희망퇴직자들에게 줄 위로금을 마련키 위해 250% 상여금 반납을 비롯한 각종 고통분담 강요로, 회사행사 강제 동원령 등으로 추가적인 충성과 희생이 강요되고 있다.
죽은자 들에게는 무급과 희망퇴직을 강요하는 문자와 전화질이 계속된다.
‘마지막 희망퇴직의 기회’는, 계속되는 ‘반복의 마지막’ 으로 살아있는 거짓말이 되고 있다. 이제는 죽은자의 집까지 찾아가서 패악질을 일삼고 있다. ‘당신 남편은 불법으로 처벌될 수 있으니, 알아서 하라!’ 고.
산자와 죽은자 !
파업을 전개하고 있는 쌍용차 지도부가 당장 산자들에 대한 대규모 조직을 하기에는 둘러쳐진 공권력의 장애물이 버겁다. 혼자 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몫이다.
때문에, ‘왜, 더욱더 조합원을 하나로 묶어 단결시키지 못했나?’ 라고 하는 책망은 부질없다.
그 우문은 이렇게 교정되어야 한다.
‘그간 노동운동 전체가 노동자를 갈라치기 하는 것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음을 자각하고, 부족함을 자각한 선진 활동가들부터 쌍용차의 산자와 죽은자를 구분을 없애기 위한 연대에 즉각 나서자!’ 라고.
파업 55일차 !
비록 소수 이지만 자신들이 서있을 곳은 바로 죽은자들이 있는 이곳이라며, 노동조합 지침에 따라 확고하게 공장점거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산자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한다. 공권력 투입 반대와 ‘함께 살자’를 주장하는 밖에 있는 산자들의 집단적 목소리에서 희망은 조직되고 있다.
자본이 갈라치기 해 놓은 분열책동에 맞선 쌍용차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산자와 죽은자의 구분은 투쟁에 의해 박살내어야 한다.
- 정 - 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