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변혁산별>63호 "내게 파업을 명해주십시오"
1~2면 내게 파업을 명해주십시오
현대차 총사퇴, 금속 15만 총파업 위기 … 쌍용차파업 지키기 위한 마지막 길
조직적 파업이 어렵다면 나부터 파업 … 금속노조 위원장에 개인 지명파업 호소
3면 노동운동/자발적 파업선언 서명운동
이명박, 공안검사 검찰청장 임명․MB악법 6월국회 강행 … 용산은 또 폭력진압
6.25∼26 법정최저임금 총력투쟁 … 금속노조 중앙교섭 투쟁 강화해야
4면 노동운동/결정 어긴 간부 인적쇄신부터
총파업 없는 부끄러운 금속노조 6월 19∼20일 투쟁 … 파업 실패 사과부터 해야
5면 비정규직/제발 말이 아닌 실천을
[고 박종태 열사를 보내며] 비정규직 해고․차별 못막으면 곧바로 정규직 공격
6면 총고용보장 대상도 아닌 사내하청
교활한 중앙교섭 사측 제시안 … 총고용보장·잉여금사회환원·최저임금인상 핵심
7면 노동운동/파업 쑥대밭 만드는 양보교섭
쌍용차 2003년 양보교섭의 처참한 결과 … 임금삭감 분사화 결사저지해야
8~9면 노동안전/발암·생식독성물질 없앤다
[발암물질감시②] 유럽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도입배경과 경과
내게 파업을 명해주십시오
현대차 총사퇴, 금속 15만 총파업 위기 … 쌍용차파업 지키기 위한 마지막 길
조직적 파업이 어렵다면 나부터 파업 … 금속노조 위원장에 개인 지명파업 호소
금속노조 2009년 임단협 투쟁이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이미 총파업 투쟁 일정이 한 달 이상 늦추어 졌습니다. 조합원 총회를 대신하는 대의원대회에서 4말 5초 조정신청 및 찬반투표, 5~6월 총파업을 결정했지만 6월이 끝나가도록 15만 총파업의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6월 19~20일 1박2일 상경투쟁이 파업 지침인지조차 아리송합니다. 여기에 최근 현대차의 집행부 총사퇴라는 최악의 사태가 겹치면서 올해 금속노조 총파업 투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쌍용자동차 투쟁은 아직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데 여기서 이렇게 끝날 것입니까? 쌍용차 투쟁이 금속노조가 산별노조로서의 단일한 투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러한 계기를 잡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총사퇴, 물건너간 총파업?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할 것입니까? 해답은 여전히 산별 단일 투쟁을 만들어 내는 것에 있습니다. 다시금 전국적인 산별투쟁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다만 현대자동차가 자빠져 버렸고 조직적인 차원에서의 파업 투쟁이 어렵게 되었다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결코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금속노조가 단일한 산별투쟁을 만들어 내지 못한 데에는 많은 원인들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지도력의 문제부터 조직적인 준비 부족과 불철저함, 그리고 각 사업장 단위에서의 책임의식과 조직 정체성 문제 등이 있겠지만 또 한 가지 근본적인 원인 중에 하나는 '나부터 투쟁'이 아니라 '너부터 투쟁'을 하기 때문입니다.
조직적인 파업이 어렵다면?
저 역시 지금까지 기륭이 투쟁할 때 단 한 번도 ‘파업’으로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간부 파업은 진정한 파업 투쟁이 아니라고 전제하겠습니다.
기륭 뿐이 아닙니다. 이젠텍, 콜트콜텍… 아니 가까운 우리 지역의 한국씨티즌정밀이 투쟁을 할 때도 간부로서 지원집회 투쟁은 했어도 파업은 안 했습니다.
솔직히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핑계는 있습니다. ‘조직에서 결정하지 않았다’는 핑계.
그런데 우리는 막상 내 사업장에서 투쟁이 벌어지면 “왜 금속노조가 하나의 단일한 산별노조인데 다른 사업장에서 함께 파업투쟁을 하지 않는가? 이 투쟁이 우리 사업장만의 투쟁이 아니다.” 하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이런 절박하고 안타까운 마음은 다른 투쟁 사업장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 역시 금속노조 다른 사업장의 투쟁에 함께 파업투쟁을 하지 않았으면서도 정작 자기 사업장 투쟁에는 금속노조 전체의 투쟁이 안 된다고 통탄하고 있습니다.
다른 많은 원인들도 있지만 솔직히 15만 단일 투쟁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우리 내부의 원인은 바로 이것입니다.
내가 먼저 다른 사업장 투쟁에 함께 하지 않으면 내 사업장 투쟁에 어느 누구도 진정한 공동투쟁을 하지 않는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진리를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열 명에서 십만명으로 개인파업을 조직하자
지금 상황이 너무 늦었나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입니다. 비록 전 조직적인 파업 투쟁은 물 건너갔다고 해도 전국의 뜻있는 활동가나 조합원들을 모아서 개인 파업을 조직합시다. 그리고 이러한 파업을 조직해 봅시다. 열 명에서 백 명, 백 명에서 천 명, 천 명에서 다시 만 명, 십만 명의 총파업을 만들어 냅시다.
이것이 지금 위기에 처한 금속노조의 총파업 투쟁을 살려내고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요구합니다.
쌍용차지부 투쟁을 위해 나부터 파업을 하겠습니다. 지금 조직적인 차원에서 파업이 안 된다고 핑계대지 않고 나 개인부터라도 파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금속노조는 나를 지명하여 파업을 하라고 ‘지명파업’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경남지부, 동명모트롤지회는 나에게 파업을 하라고 ‘지명파업’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금속노조에, 경남지부에, 동명모트롤지회에 신청하겠습니다.
이러한 지명파업을 조직합시다. 금속노조가 계획하는 7월 총파업 투쟁이 되려면 지금부터 가능한 조합원들이 지명파업을 조직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쌍용차지부 투쟁을 파업으로 엄호할 때만이 내 사업장의 투쟁에도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의 파업투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동지들, 조직적으로 안 된다면 개인 지명파업을 요구합시다.
파업 없는 연대 단결 투쟁은 뻥
전국의 금속노조 조합원 동지 여러분, 우리가 투쟁을 말할 때는 ‘파업’이어야 합니다. 진정한 금속산별노조는 ‘함께 파업’을 하는 것입니다.
옆 동료 핑계는 이제 그만 합시다. 조직의 핑계도 이제는 그만 합시다. 길은 하나 바로 ‘내가’ 먼저 파업하는 것입니다.
단 한 사람일지라도 나부터 파업 투쟁을 합시다. 개인 지명파업을 요청합시다.
노동자에게 연대가 무엇이고 노동자에게 단결이 무엇이며 우리 노동자에게 투쟁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파업입니다. 파업하지 않는 노동자의 연대, 파업 없는 노동자의 단결, 파업 없는 노동자의 투쟁은 뻥입니다.
노동자여, 금속노동자여 이제는 오직 파업으로 연대를 말합시다. 파업으로 단결을 말합시다. 오직 파업으로 투쟁을 말합시다.
조직이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면 나부터라도 파업을 합시다. 지명파업을 요청합시다. 그래서 열 명, 백 명, 천 명, 만 명, 십만 명의 파업대오를 만들어 나갑시다.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님, 나에게 지명파업을 명하여 주십시오. 나는 기꺼이 파업을 하겠습니다.
최은석 금속노조 경남지부 동명모트롤지회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