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는 경제 목 조르는 민주노총?
“쌍용차, 두 갈래 벼랑 끝 생존투쟁...노, 못 살겠다 공장 봉쇄파업...사, 절반이라도 살려야 채권단에 읍소”(동아), “법정관리인, 회사 살려야 직원도 살아...노동자 가족, 회사만 보고 살아왔는데”(동아)로 양 쪽 주장을 잘 실어놓고는 “구조조정 거부로 자멸 재촉하는 쌍용차 노조”(동아 사설)라고 공격하는 조선일보의 못 된 심보는 어디에서 나왔나. 절반의 노동자를 공장 밖으로 내쫓겠다는 데도 그냥 쫓겨나갈 노동자가 어디 있나. 그리고 공장이 이 지경에 빠진 것이 노동자 때문인가? 부모가 가산 탕진하고 아이들 내다버리는 것과 뭐가 다른가. 그리고 사회나 국가 이를 방도하거나 조장하는 데 아이들이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쌍용차 노조 파국을 재촉하나”(한국경제 사설), “쌍용차 채권단 파업 지속하면 파산 불가피”(한국경제)하다는 주장은 파산이나 파국의 책임을 불어야 할 당사자들은 빠져나가고 엉뚱하게 노동자들 잡겠다는 의도다.
“민노총 주말도심 또 대규모 시위”(중앙)는 신고 된 합법집회다. “민주노총 오늘 전국 15곳서 도심 집회, 대전경찰청만 집회 불허”(동아)하는 것은 경찰의 매우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태도다. “원천봉쇄 vs 강행, 대전 또 다시 전운”(한국경제)이 감돈다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이를 뒤집어씌우려는 사전 음모나 다름없다. 합법적으로 신고하면 받고 행진을 허용하고 보호하면 왜 그런 난리가 나겠는가? “집회는 허용하되 불법엔 가차 없이 응징해야”(중앙 사설)한다는 식의 협박을 가하는 중앙일보가 말하는 불법은 불법유도 발언이다.
“노사 합심해도 힘겨운데 총파업이라니”(중앙 사설)라고 말하기 전에 노동자 생계가 다 무너지고 있는데 해고통보를 받을 노동자나 그 가족을 한 번 생각해 보기나 했나. 총파업 아니라 그것보다 더 할 마음상태다. “민노총 릴레이 파업...노.사.정 6월 대격돌”(조선)은 파업에는 무조건 공권력이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관료적 발상 때문에 나오는 논조다. 파업 하더라도 내버려두라. 그러면 노사, 노정간에 협상이 이뤄질 것이고 타협점이 찾아질 것이다. “민노총, 비틀거리는 경제 아예 목을 조르겠다는 건가”(조선 사설)라는 식의 헛소릴랑 집어치우고 생계에 목 졸린 노동자들의 실태나 보도하시라.
“시위대에 죽창 눈찔린 강효경 의경...분노하는 전.의경 부모들...자기 아들이 전경 갔다면 그렇게 죽창 사용 했겠나”(중앙)라고 묻는 것과 함께 자기아들이 스스로 목 졸라 죽었다면 그렇게 합법적 신고도 불허하고 무자비하게 공권력으로 평화행진을 막고 탄압했겠나. “시위 진압 중 부상에 울고, 공무 중 부상치료 규정 개선을...시위 진압 중 부상으로 울고 치료비 부담에 또 운다”(동아)는 것은 국가가 책무를 다하지 않는 탓이다. 노동자들은 집회에서 다치고 죽어도 정부로부터 어떤 보상도 없다. 그리고 구속되고 수배되고 해고되어 가정이 파탄 나도 책임지지 않는다. 정부는 오로지 불법, 폭력시위라고만 말한다. 물론 그 시나리오는 조.중.동이 쓴다.
“우리법연구회 판사들 앞장...이념 논란 번져 후유증 예고”(중앙), “사법 행정권 분산으로 판사들 불만 덜어줘야”(조선 사설)한다는 식의 논리 전개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판사들이 승진문제 등 평소불만을 표출하는 것으로 애곡하는 것은 신영철씨 사건을 덮으려는 왜곡일 뿐이다. 변호사 집단이 그런 식으로 교묘하게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흐리게 하니 이 나라 사법정의가 바로 살 수 있겠는가? 이 정도 사건도 이념논쟁으로 몰아가는 집단들이 정말 이념 사건이야 말해서 뭐하겠는가.
“6월 한미정상회담, FTA 발효 시발점 돼야”(동아 사설)한다지만 사실은 “한미FTA, 재협상 아닌 제3의 협상 가능성”(중앙)이 훨씬 높다. 그런데 제3의 협상이라는 것 역시 재협상을 눈가림하는 표현일 뿐이다. “한미FTA 美가 해결책 내 놓아야”(매일경제)한다지만 미국이 해결책을 내 놓을 리 없다. 한미FTA 비준 못해 안달인 한국정부가 미국 요구를 당연히 들어줄 것인데 미국이 왜 먼저 나서서 해결책을 내놓겠는가?
“삼성.LG 먼저 이탈...프로야구 선수노조 좌초위기, 8개 구단 모두 불참선언”(동아)은 삼성의 무노조 전략을 비롯한 자본의 반노조적 적대관계가 드러난 일이다. 프로야구선수들을 자본의 선전광고에 이용만 하겠다는 의도다. 몇 년 전에도 프로야구선수노조가 실패했는데 아직 한국에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자본독재와 저질민주주의에서는 요원한 일이다.
“미 자동차 노조 쇠락의 길로...150만 웃돌다 50만 이하로”(한국경제) 떨어진 것은 노조의 쇠락 이전에 미국자동차 산업의 쇠락 결과다. 자본주의체제의 제국주의화는 다국적기업 확장을 통해 세계적 생산을 촉진시켰고 미국 자동차산업은 세계적 자동차 생산과잉의 첨병역할을 했다.
“검찰, 이택순 전 경찰청장 불구속 방침...금품수수 자백한 점 참작”(조선)한다면 죄를 자백하고 구속된 모든 범죄자들을 석방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들을 무조건 잡아들이고 구속시키는 경찰과 검찰이 소위 경찰 총수를 지낸 자가 불법으로 수천 만 원의 돈을 받아쳐먹었는데도 불구속이라니 이거야말로 썩은 세상이다.
2009.5.23,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