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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한국 재벌은 독점재벌인가] 3 기형화된 구조
최 정도
1234 1641  /  118
2009년 03월 24일 20시 51분 12초

한국 재벌은 독점재벌인가

 

지난해 11월 10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에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금융위기의 감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라고 보도했다. 상당수 외국 언론들도 이와 유사한 평가들을 했다. IMF구조조정 때도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보았는데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 역시 한국의 피해가 가장 크다. 이것은 확실히 한국 경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국 재벌에 국한시켜 이 문제를 헤쳐보고자 한다.

                                3 기형화된 구조

예속의 올가미를 걸고 태어나 시종여일 거기에 매인데다 미국의 신자유주의 체제에 편입된 한국 재벌은 독점재벌로서의 보편적 발달 기회를 갖지 못했고 구조적으로 기형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신자유주의의 종주국인 미국 경제 상황의 영향을 특별히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전제가 됐다.

자본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한국 재벌은 자본 규모가 크지 못하다. 양금승 전경련 기업팀장이 평한 바와 같이 외국 나가면 자산이나 매출액 규모에서 중소기업 수준에 불과하다. 선진국 독점체들의 경제력은 이미 개별적인 나라들의 총체적 경제력과 대등하거나 능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본의 규모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한국 재벌의 예속성에 있다.

한국의 재벌들은 확대재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주로 외국 독점자본에 의존하고 있다.

2006년 7월 현재, 외국인 지분은 국민은행 85%, 외환은행 74%, 하나은행 81%, 신한은행 64%, 대구은행 65%, 제일은행 100%, 삼성전자 54%, GM대우자동차 67%, 삼성르노자동차 70%, SKT 49%, KT46%, 포스코 70% 등이었다.

자본 세계에서 발언권의 크기나 참여 범위가 경제력에 비례한다고 할 때, 한국 재벌은 독점은 고사하고 초보적인 독자 경영도 어렵다. 삼성전자가 매출액에서 미국의 GE에 이어 세계 2위의 전자회사라고 자랑하지만 경영권이 외래 독점자본에 넘어갈 우려가 제기된 적도 있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 비중 54%를 의결권을 가진 주식으로 환산하면 64%에 이른다. 외국인 주주들이 현재의 주가 수준으로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6%만 더 차지하면 경영진을 전부 교체할 수 있는 권한을 비롯한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전면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삼성전자 주식을 9% 정도 갖고 있는 미국의 한 투자회사는 2003년에 삼성전자 본사를 뉴욕으로 옮기면 주가가 3배 이상 오를 것이라며 이전을 강요하기도 했다.

포스코가 창립 50돌이 되는 2018년에 매출액 100조원, 글로벌 조강 생산량 5000만 톤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담찬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2007년 말 현재, 포스코가 소유한 지분은 13.36%에 불과하며 국민연금 등 우호지분을 합쳐도 40% 안팎이다. 이런 여건에서 포스코는 돈 한 푼 자의로 쓸 권리가 없다.

만약 외국 자본이 자사의 수익을 위해 포스코에서 철강 생산을 줄이고 가격을 올린다든가, 지분을 중국 같은 나라로 빼돌린다면 포스코는 힘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가속화되자 외국인 투자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하순으로 넘어가면서(24일 기준) 외국인 순매도 자금은 주식 4조 7천억 원, 채권 3조 1천억 원 등 모두 7조 8천억 원에 달했다. 그 이후는 말할 것도 없다. 국내 금융시장은 비상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외화 유동성 위협에 시달릴 것이다.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에 이어 중국, 일본과도 통화 교환 협정을 체결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고도 참혹하다. 한국의 금융기관들은 외국에서 달러 조달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신을 받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재벌들의 기업 경영이 위축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언론사들이 대기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대부분 기업들은 경제 위기가 오래 갈 것을 예견해 올해 내내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연구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일제히 마이너스로 보고 있다.

한국 재벌은 기술적인 면에서도 독점체의 체모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 들어온 외국 자본은 여러 구실을 붙여 자국의 기술과 부품을 들여다 생산에 이용하면서 한국의 기술과 부품을 밀어냄으로써 내수 산업을 이루는 많은 부품 업체들을 도산시키고 있다. 한국 산업의 두 개의 기둥이라고 하는 자동차, 전자제품의 경우 고도 기술과 부품을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외국 독점체들은 기술을 제공한 대가로 로열티를 받아내는 방법으로 막대한 이윤을 챙긴다.

2006년 11월 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데 의하면 대기업의 42.9%는 로열티 지불 경험이 있었으며 응답 기업의 13.4%는 매출액 대비 3% 이상의 고액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경제는 연료, 동력 자원도 거의 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품 중에서 원자재, 부품의 대외 의존 비중은 60~70%를 웃돌고 있다.

수력발전은 총 발전량에서 불과 몇 %밖에 안 되며 석유·천연가스·핵연료 등을 전적으로 외국 자본에 의존하고 있다. 포스코에서 필요한 철광석·콕스·전기로용 파철 중 어느 하나라도 외국 공급이 막히면 생산이 멎는다. 그와 연동되어 우리의 철강공업, 중공업 전반이 마비되는 정도다.

비료·방직·방적 부문 등의 기업도 전적으로 미일 독점자본을 비롯한 외국 자본의 잉여 원자재에 의존하고 있다. 카길, 타이슨푸드 등 미국 농업 독점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미국을 위시한 외국의 잉여 농산물이 밀려들어 우리 농업이 말 그대로 죽어가고 있다.

수입 유발도(誘發度)가 높은 수출산업 구조로 인한 부품 수입 증가로 대일 무역적자가 2003년의 190억 달러에서 2004년에는 244억 달러에 달했다. 그것이 2006년, 2007년 연속 최고치를 갱신하더니 작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 재벌의 기형성은 시장 문제에서도 표출되고 있다.

한국은 무역 의존도가 90%로서 세계시장 진출에 경제의 사활이 걸려 있다. 자본·기술·자원 등에서 예속된 한국 재벌이 시장에서도 예속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작년, 금융위기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자 GM 등 미 자동차 3사는 의회에 500억 달러의 특혜성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올해 오바마 정부도 자국의 자동차산업을 살리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취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비춰볼 때, 한국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밀려나게 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현대자동차는 앨라배마 공장 생산량을 당초 계획보다 줄였고 올해 미국 내 판매도 현격히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작년 1~10월, 미국에서 그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7.7% 감소했고, 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그 전년 대비 5.3%로 줄었다. 한편 판매 부진과 실적 악화로 GM 본사가 휘청거리면서 한국 자회사인 GM대우차까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암담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대유럽연합 수출의 동월 대비 증가율도 2007년 10월 23.7%에서 2008년 10월 -8.2%로 크게 떨어졌다.

반도체, 무선 통신기기 등 IT업종도 장기 불황이 예고되고 있으며 감소 폭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서킷시티가 파산 보호를 신청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직접적인 피해를 받았다.

이같이 한국 재벌은 자본, 기술, 시장 등 모든 면에서 미일 초국적 자본에 예속되어 있다. 예속된 처지에서 생산과 판매의 대부분을 독점한다는 것은 어림 반 푼도 없는 일이다.

한국 재벌은 독점체로서의 구조를 갖추지 못했을 뿐더러, 오히려 선진국 독점체의 그늘 아래서 더욱 예속화되고 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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