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기에 맞서 노동자살리기 투쟁을 전개하는 금속노동자들 성명>
일제히 시작된 사내하청노조 탄압!
자본의 칼끝은 어디를 겨누고 있는가?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2월19일~20일) 사이 세 곳의 대공장에서 사내하청노조들의 활동에 대해, 완성차 자본가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탄압의 칼을 들이밀었다.
그동안 완성차 자본가들은 주로 미조직 비정규노동자들(비조합원들)을 공격하며 길거리로 내쫓는 한편, 사내하청노조와 완성차 정규직을 비롯한 조직된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을 미뤄왔다. 그러나 아래에 적시해놓은 것처럼 지난주부터 사내하청노조 탄압을 필두로 하여 분명한 전략 변화를 보이고 있다.
* 2월19일(목) 오전 7시~8시 GM대우자동차 창원공장 앞
GM대우창원비정규지회 해고자가 정기적으로 제작해 배포해온 ‘노동자의 목소리’ 35호를 출근시간에 배포하던 중, 7시40분경 원청 노무관리자 4명이 와서 선전전을 강제로 제지하고 선전물을 강탈하여 공장 앞 하천에 뿌리는 탄압을 자행했다.(사진 첨부) 정규직 조합원이 출근하다 탄압에 항의하기도 했지만, 노무관리자들은 이에 아랑곳않고 선전물을 탈취해갔다. 이전에도 민감한 시기(정규직 임단투 등)에는 사측 관리자들이 나와서 협박을 하고 가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적극적으로 막는 경우는 없었다. 특히 이번 탄압에는 창원공장 노무관리 총책임자인 팀장이 직접 나섰다.
* 2월19일(목) 오후 3시~4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트럭부의 예진기업이라는 업체 소속 조합원 6명에게, 사측이 징계위 회부 통지서를 개별적으로 전달했다. 그 사유가 참으로 기가 막힌데, 2월11일 금속노조의 양재동 상경투쟁집회에 참여한 것 때문이란다. 당시 조합원들이 사측의 연월차 휴가 불허 방침을 어기고 연월차를 쓰고 상경투쟁에 갔다는 것이다. “자유로운 연월차 휴가 사용”은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이다. 일감이 없어서 연월차 사용을 장려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연월차를 썼다고 징계를 한다는 말인가!!
* 2월20일(금) 낮12시~오후1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차체식당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엔진 물량부족을 이유로 엔진부 비정규직 전원(130명)에 대한 정리해고 계획이 발표되자, 엔진부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정리해고 음모에 맞서 중식시간 식당 순회 선전전과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조합원들은 차체식당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원청 노무팀 수십명이 출동하여 피켓을 빼앗으려 하는 등 물리적으로 선전전을 가로막았다. 정규직 노조간부들이 달려나와 충돌은 확대되지 않았지만, 해고자인 아산사내하청지회 김준규 사무장이 선전전에 함께 하고 있는 것을 빌미로 사측은 해고자에 대해 ‘출입금지’ 통보를 했다.
미조직 비정규직에겐 생존권 공격, 조직된 비정규직엔 노동기본권 공격!
자본가들은 그동안 조직노동자(조합원들)에 대한 공격을 미뤄온 채로, 미조직 비정규직을 쫓아내는 방식으로 공세를 진행했다. 그 이유는, 조합원들을 공격할 경우 투쟁과 저항에 나설 것이 분명하고, 그에 따라 자본은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9~20일 사이에 동시에 벌어진 3가지 사건은, 이제 그 시간이 다 되었으며 이제 자본가들은 ‘조직된 비정규직’에 대한 공격을 단행하기 시작했음을 말해준다.
미조직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정리해고·권고사직이라는 형식으로 직접적인 생존권 공격이었다면, 조직된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노조활동 탄압이라는 형식으로 노동기본권을 공격하고 있다. 얼마전 자본가들의 요청으로 노동부가 화물연대와 건설노조 소속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문제삼으며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노조에서 내보내라”고 자율시정명령을 내린 점, 만일 시정하지 않으면 노조 설립필증을 회수할 수 있다는 협박을 해온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비정규직노조들 중 가장 파괴력이 강한 화물연대와 건설노조를 제압하기 위해 노동기본권을 공격하는 것이다. 밑바닥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이 들불처럼 타오를 것에 두려움을 느낀 자본가들은 드디어 비정규노조의 노동기본권에 칼을 들이밀기 시작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동안 비정규직노조들조차 미조직 비정규직들이 쫓겨나갈 때 큰 저항을 만들어오지 않았다. 조합원 고용 방어에 치중한 나머지, 미조직 비정규직의 공격에 맞서 함께 싸우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자본이 조직된 비정규직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비정규노조에 대한 탄압을 가하더라도 미조직 비정규직 부문이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는 얘기이다. 만약 미조직 비정규직 집단해고에 맞서 비정규노조들이 제대로 저항을 만들어내고 싸웠다면, 비정규노조에 대한 탄압에 맞서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투쟁에 동참하고 연대함으로써 조직노동자/미조직노동자의 단결을 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본이 진정으로 노리는 것 -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
비정규노조들에 대한 탄압의 칼끝이 노리는 것은 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자본은 비정규노조에 대한 탄압에 대해 정규직 노동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면밀히 지켜볼 것이다. 만일 비정규노조 탄압에 맞서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싸움에 나선다면, 자본가들은 비정규노조에 대한 탄압을 잠시 미뤄두려 할 것이다. 정규직·비정규직의 공동투쟁이 조직된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정규직 노동자들이 뒷짐을 지고 있는다면, 자본은 자신있게 비정규노조를 탄압하는 한편, 정규직 노동자들을 고립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이데올로기 공세를 시작할 것이다. “제밥그릇만 챙기는 집단이기주의” “바로 옆의 비정규직도 지켜주지 않는 이들” - 이렇게 하여 정규직 노동자들을 포위공격 함으로써 노동조합으로 뭉치려는 힘을 없애려 할 것이다.
미조직노동자에 대한 생존권 공격 => 비정규노조 노동기본권 공격 => 정규직에 대한 이데올로기 공세
미조직 비정규직에 대한 공격을 지렛대 삼아 이제 조직된 비정규직에 대한 공격으로, 그리고 조직된 비정규직에 대한 공격을 지렛대 삼아 점차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으로 올라타는 자본의 노림수! 여기에 맞서는 길은 조직·미조직 노동자의 단결,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의 단결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미조직 비정규직에 대한 공격과 비정규노조에 대한 탄압을 막아내는데, 노동자들이 힘있게 나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차 전주공장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학습모임인 ‘차별없는 노동자’와 정규직 현장조직인 ‘현장동지회’가 비정규지회에 대한 탄압에 항의하는 대자보를 게시하고 연대투쟁을 선언한 것은 매우 모범적인 사례이다. 이제 당사자인 비정규지회 차원의 강력한 투쟁이 시작된다면 원·하청 공동투쟁의 불길이 타오를 수 있는 좋은 조건이다. 이처럼 현장에서부터 공동투쟁·연대투쟁이 조직된다면 자본의 탄압은 오히려 노동자들의 단결된 반격의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자유로운 연월차 사용 : 사내하청노조의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
현대차 전주에서 벌어지는 탄압에 맞서 싸우는데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 양재동 집회 참여는 금속노조의 지침이자 비정규투본의 결정사항이기도 했다. 원하청 자본이 연월차 사용 불허 등의 탄압을 할 것이라는 예상도 하고 있었으며, 투쟁으로 정면돌파 한다는 기세로 상경투쟁에 임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진기업의 징계위 회부는, 현대차 원하청 자본이 금속노조와 비정규투본의 지침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그에 상응하는 투쟁이 배치되는 것이 마땅하다.
게다가 예진기업은 전주비정규지회 지회장이자 금속비정규투본 본부장인 김형우 동지가 속해있는 업체이다. 전주공장 안에서 비정규지회가 가장 강력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탄압은 ‘조직된 비정규직’에 대한 전면적인 도발의 성격을 갖고 있다. 조직력이 가장 강한 곳을 공격함으로써 비정규노조 저항의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유로운 연월차 사용’은 사내하청노조 운동역사에서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이자 자존심이다. 2003년 3월,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사내하청 노동자 송성훈 동지가 월차 하나 쓰려다 아킬레스건을 난도질당한 식칼테러 사건 직후, 아산공장을 시발점으로 전국의 대공장에서 사내하청노조 설립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자유로운 연월차 사용’이라는 요구의 틈으로, 그동안 켜켜이 쌓여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울분과 설움이 전국적으로 터져나왔던 것이다! 전주공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탄압은, 원하청 자본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2003년 이전의 암흑기로 되돌리겠다는 비열한 작태이다.
만약 연월차 사용을 빌미로 징계가 벌어지는 것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사실상 사내하청노조 활동은 완전히 봉쇄되고 만다. 연월차 하나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노조활동을 한단 말인가? 월차 하나 쓴다고 정직·감봉·해고를 각오해야 한다면, 어느 누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려 하겠는가!
사내하청노조들이 설립되기 이전부터 ‘자유로운 연월차 사용’은 현장의 자발적 투쟁으로 돌파해온 과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사내하청노조가 건설된 지금에는 더욱 강력한 투쟁으로 치받아야 할 문제이다. 우리 “공황기에 맞서 노동자살리기 투쟁을 전개하는 금속노동자들”은 전주공장 비정규지회에 쏟아지는 탄압에 맞서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을 약속한다.
공황의 책임을 자본에게 묻는 노동자 살리기 투쟁으로 나서자!
지금 이 순간에도 자본은 자신들이 저질러놓은 공황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시키기 위해 공격을 일삼고 있다.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신차 투입을 위한 1주간의 휴업을 밀어붙인 뒤,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상대로 ‘고용유지 지원금 신청 동의서’를 강요하고 있다. 이는 정리해고의 사전 절차로서의 성격뿐만 아니라, 자본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순종할 것을 길들이기 위한 목적이다. 울산공장 변속기부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는 무급휴직을 강요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리해고 하겠다는 협박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그 반대의 모습, 즉 노동자살리기를 위한 반격의 희망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사내하청노조에 대한 탄압은, 한편으로는 자신감에 차있는 자본의 공세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본이 현재 무엇을 가장 두려워하는가를 말해주기도 한다.
아산공장 엔진부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정리해고 반대투쟁은, 이미 엔진부 정규직 노동자들과의 공동투쟁으로까지 발전해가고 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을 포함해) 단 한 명의 정리해고도 용인할 수 없다”며 중식 집회와 선전전에 함께 연대하고 있다. 이를 가만히 놓아둘 경우 원·하청 공동투쟁의 불씨가 될 것을 자본은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 어디에서나 그렇듯, 자본가들은 아주 작은 불씨가 노동자들의 더 큰 단결과 연대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 첨부)
창원공장에 정기적으로 배포되는 ‘노동자의 목소리’는 단기계약직 해고를 고발·폭로하는 한편, 노동강도 완화를 통한 정규직·비정규직 총고용 보장이라는 노동자의 요구를 선전하고 있다. 홍보물을 받아본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이러한 쟁점들을 놓고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현장에서 노동자의 요구를 놓고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는 것을 자본은 두려워하고 있다. (선전물 첨부)
2월16일 금속노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결의된 바 있다.
“금속노조는 09년 투쟁에서 비정규직·미조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노조가입운동과 조직화운동을 전개한다.” 이를 위해 매월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한 총고용 인원에 대한 조사를 기본사업으로 배치하고, 소리소문없이 해고되고 있는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알바생/단기계약직/한시하청/산재대체직)에 대한 공격에 맞서 항의/규탄투쟁을 조직할 것을 구체적 지침으로 명시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역할이 단순히 노동조합의 공식 지도부들만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현장에 밀착하여 조사사업을 벌이는 한편, 해고 위협에 서있는 노동자들을 조직하여 현장투쟁을 만들어내고, 주체 동력을 중심으로 원·하청 공동투쟁과 조직/미조직 노동자의 공동투쟁을 일궈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뒤에 첨부한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해고현황 조사자료는 우리들의 그러한 노력의 출발점이다.
지난주에 일제히 시작된 사내하청노조들에 대한 탄압의 수위는 점점 높아질 것이다. 그 본질은 자본가들이 저질러놓은 공황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려는 적반하장 공세이다. 노동기본권을 공격함으로써 생존권 투쟁을 가로막고 점차 정규직 노동자들을 공격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수작이다.
“공황기에 맞서 노동자살리기 투쟁을 전개하는 금속노동자들”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내하청노조에 대한 탄압이, 미조직 노동자들에 대한 생존권 공격 및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이데올로기 공세와 한묶음이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단순히 즉자적인 노조탄압 분쇄투쟁만이 아니라, 미조직 노동자들에 대한 생존권 방어 및 원·하청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을 조직하는 것이야말로 자본의 사내하청노조 탄압에 정면으로 맞서는 길이며, 공황의 책임을 자본에게 묻는 투쟁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물량 빼돌리기, 비정규직화, 노조탄압에 맞서 지부총파업까지 결의하며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인지컨트롤스를 비롯한 경주지역의 부품사 노동자들의 투쟁, 비정규직 집단정리해고에 맞서 싸우는 현대차 아산공장 엔진부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월차 하나 쓰려면 해고를 각오하라는 파렴치한 공격을 맞받아치기 위한 현대차 전주공장 노동자들의 투쟁, 휴업·순환휴직·물량감소 등을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가장 먼저 해고장을 날리는 자본의 공세에 맞서는 투쟁 ……
이 모든 투쟁을 더 넓은 노동계급의 단결과 연대로 확장·확산시키는 것, 더 넓은 노동자·민중들에게 이러한 투쟁의 소식을 전하고 용기를 북돋우는 활동이야말로 노동자살리기 투쟁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과제이다. “공황기에 맞서 노동자살리기 투쟁을 전개하는 금속노동자들”은 이러한 과제로부터 출발하여, 공황의 책임을 자본에게 묻기 위한 전국의 노동계급 총단결 전선에 복무할 것이다.
2009년 2월 27일
공황기에 맞서 노동자살리기 투쟁을 전개하는 금속노동자들
[첨부자료]
# 사진 1 : 2월19일 GM대우차 창원공장 앞에서 노무팀이 해고자의 선전물을 탈취하여 공장 앞 하천에 내팽개쳐놓았다. # 사진 2 : 현대차 아산공장 엔진부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중식시간 식당 순회 선전전과 집회 장면. 정규직 노동자들도 이 투쟁에 함께 연대하고 있다. #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대량해고 현황자료 # 2월19일 GM대우차 창원공장에서 배포된 해고자의 선전물 “노동자의 목소리” 제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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