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쇄, 위기 때 투쟁만 얘기하는 건 사기다!”
자본언론으로서는 “현대중공업 오종쇄 노조위원장, 위기 때 투쟁만 얘기하는 건 사기...임금협상 위임 선언에 박수 쏟아져”(중앙일보)서 좋겠다. 아이엠에프 외환위기 이후 10년이 넘도록 부를 축적하고 권력까지 잡은 세력들에 빌붙은 자들이 지금 노동자 팔아서 경제를 걱정한답시고 자본의 논리를 유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에게 조선산업의 위기를 조장하여 양보를 받아내고 노조의 교섭권까지 자본에 바치고 있다. 이런 행위는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경영자의 위치에 있거나 결국 정치적 야망 내지 정몽준 대통령 만들기라는 정치적 희생양으로 이용될 것이다. 현대중공업 오종쇄 노조위원장은 자신이 무슨 경제전문가인양 세계경제 변화 운운하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자본에 팔아넘기는 교섭권 백지위임을 공개적으로 천명하였다. 노동진영을 향해 반동적 자본운동 논리를 새로운 노동운동인양 포장하여 대국민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
역사적으로 공황 시기에 노동자 민중의 혁명이 발생하지 못했다. 이는 단결을 통해 지배세력에 저항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포가 확대되고 일상화되면 대중들은 단결보다는 개별적으로 살아남는 방법을 선택한다. 지금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보장된다는 자본의 진부한 거짓 논리가 횡행하고 있다. 이런 논리를 내세워 새로운 노동운동인양 포장하는 세력들이야말로 대국민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 노동자들이 투쟁해야 할 때 자본에 굴복하고 타협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노동운동의 위기다. 노동자들에게 굴종과 양보를 강요하며 이 위기를 더욱 조장하는 데에 한 때 노동운동에 몸담았던 자들이 자본의 대변자 역할을 하고 있다. 노동자를 팔아서 정치적 출세를 향해 몸부림치고 있다. 사상적 변절을 세탁하고 자본가들에게 이를 검증시키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보호무역에 무너지는 WTO”(조선일보)는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다. WTO체제는 보호무역에 의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WTO체제 자체 모순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 자유화, 개방화, 세계화 자체가 WTO체제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지 보호무역 때문이 아니다. 보호무역은 그 결과다. “세계 석학(루빈 전 미국 재무, 프리드먼 NYT 칼럼니스트, 페리 전 국방장관)들의 위기해법, 잘못된 보호주의는 어느 누구도 보호 못한다”(중앙일보)거나 “자국 산업만 지키려는 보호무역, 세계경제엔 독약”(중앙일보), “파스칼 라미 WTO사무총장, 대공황때 같은 관세전쟁 없다, 보호주의론 누구도 보호 못해”(매일경제신문) 등등의 주장 역시 적반하장격이다. 보호주의든 개방주의든 자본주의 무역이 초래한 전 지구적 공황을 두고 보호주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 모순을 숨기고 자신의 위기를 극복하는 시간을 벌겠다는 얄팍한 수작이다.
“손잡은 노.사.민.정 절반의 성공...임금동결.고용유지 합의, 민노총 불참에 반쪽 선언”(조선일보), “구속력 없는 선언문, 실천이 관건”(조선일보), “한국노총, 임금동결.반납하겠다”(중앙일보), “함께 위기극복, 경제주체들 손에 손잡다”(중앙일보), “임금동결, 고용유지 껴안은 노사...64개 실천방안, 민노총 반대...실효성 불투명”(동아일보), “노사민정 경제살리기 대타협”(매일경제신문), “노사민정, 5년만에 위기극복 대타협”(한국경제신문), “노, 임금절감...사, 고용유지,,,정, 사회안전망 확충”(한국경제신문) 등 경제위기를 빌미로 한 초유의 노사 야합이 진행됐다. 노조가 앞장서서 임금동결을 넘어 임금삭감까지 약속했으니 자본으로서는 어깨춤이 덩실 나올 법하다. 거기다 파업도 않겠다니 금상첨화다. 하기야 한국노총이 임금문제로 파업한 적도 없지만 자본에게 완전하게 백기를 들어줌으로써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송두리째 내팽개치고 말았다.
자본언론들은 이를 환영하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자신들이 생각해도 너무 나간 한국노총이 민주노총 사업장은 물론이고 한국노총 산하 사업장의 동의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탓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설들은 하나같이 “노.사 대타협 합의문이 ‘살아있는 약속’되려면...고통의 최대선 밝히고 약속 지킬 진심 있어야”(조선일보, 사설), “노사민정 대타협 환영...이제 실천이다”(중앙일보, 사설), “노사민정 합의, 노사현장의 상생노력이 열쇠다”(동아일보, 사설), “노사민정 합의 실천이 중요하다”(매일경제신문, 사설), “노사민정 합의, 실천 없으면 헛일”(한국경제신문, 사설) 등 실천을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현금을 주고서 경영진, 대주주, 부동산 소유 등 소수 부자들, 정부, 정치권이 무엇을 할 것인지 아무것도 없는 백지 부도수표를 받아든 한국노총의 합의는 그저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결과가 얼마나 반노동자적인지를 보여주는 한 건 해프닝일 뿐이다.
(2009.2.24,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