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기에 맞서 노동자살리기투쟁을 전개하는 금속노동자들
울산1호 2009년2월2일
발행 현자지부 김철환(011-9332-9933) 덕양산업지회 박성식(010-2995-6950) 현자비정규지회 김상록(010-5101-6759)
•모든 해고 저지 •월급제 생활임금 쟁취 •노동시간단축 일자리 창출 •실업 해결 •기업 회계장부 공개 •투기자금 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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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공장 급기야 8+0 가동! 그 다음은 무엇인가?
한 발, 한 발 물러서 온 과정!
유가급등 속에서 경유 값과 휘발유 값이 거의 같아지고, 여기에 작년 9월부터 세계 대공황이 불거져 SUV차량의 판매가 급감했다. 이로 인해 2공장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다. 이러한 위기감을 이용해 사측은 판매부진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설 연휴 후 첫 출근 날인 1월 30일, 사측은 8+0을 들이밀었다. 급기야 2월2일부터 8+0로 가동된다. 8+8부터 시작해 8+0까지 밀어붙이는 데는 불과 두 달도 안 걸렸다.
8+0은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가?
사측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8+0을 밀어붙이고 있는가? 지난 연말의 혼류생산설비공사로 SUV전용라인인 2공장에도 승용차를 투입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거기서 뭔가 방법을 내놓겠다는 것인가?
사측은 소형차 증량을 당면의 생존전략이라고 떠들고 있다. 돈이 안 된다고 1공장 소형차를 인도공장으로 내보냈던 것을 감안하면, 사측이 생존전략에 써먹을 차량은 1공장의 MC와 3공장의 HD,i30 등이다.
1) 우선 사측은 마치 소형차 판매 시장이 많은 것처럼 얘기한다. 그러나 현재 세계 경제는 일시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상 초유의 세계 대공황이, 그것도 이제 막 시작단계를 거치고 있을 뿐이다.
세계 최대의 투자은행들을 몰락시킨 문제의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의 규모는 13조달러 정도였다. 13조달러에서 발생한 부실이 현재의 파국적인 상황을 낳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끝인가? 아니다. 훨씬 더 큰 폭풍이 남아있다. 일예로 모기지보다 더 큰 위험을 안고 있는 신용파생상품(CDS) 규모만 하더라도 62조달러다. 현재 이 CDS의 1/3이 부실로 드러나고 있다. 더군다나 실물경제 침체가 기업들을 파산으로 몰아 넣고 그것이 다시 은행을 덮치는 실물 폭풍(회사채 규모가 25조달러가 넘는다)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2차 금융 쓰나미’경고가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이유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측이 떠벌이는 소형차 증량 생존전략은 얼마나 허무맹랑한가? 더구나 다른 해외자동차 자본은 바보여서 현대차가 채택한 생존전략을 생각못할까?
2) 다음으로, 만약 SUV라인인 2공장에 소형차를 투입하려 한다면 그것은 2공장과 소형차 공장 간에 엄청난 갈등을 부른다. 작년 1공장과 아산공장 간의 소나타를 둘러싼 참담한 물량갈등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3) 현재 전주공장이 전쟁을 앞두고 있다. 2년 전, 노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야맞교대를 밀어붙였던 사측은 이제 주간연속2교대제 합의는 고사하고 주간1교대를 다시 들이밀고 있다. 이에 맞서 전주공장 노동자들은 결사항전을 준비하고 있다. 2공장의 8+0 가동은 결전을 준비하는 전주공장 노동자들에게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엉뚱한 곳에서 둑이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4) 2공장의 8+0은 쌍용차·기아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상하이차 자본의 일방적 휴업 조치에 맞서 출근하며 싸워왔다. 기아차의 경우에도 사측의 감산 조치와 무관하게 퇴근을 거부하고 현장을 사수해온 전통을 갖고 있다. 2공장의 8+0은 이러한 전국전선을 흐트러뜨리는 악수로 작용할 수 있다.
8+0의 다음 수순은 정리해고!
지난 12월 감산부터 사측은 아주 용의주도하게 노동자들을 공격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해 분열시켰고, 비정규직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구분해서 잘라냈다.
사측은 노동자들의 심리를 흔들어놓기 위해 8+8, 6+6, 4+4, 휴가 등을 섞어가며 교란작전을 폈다. 노동자들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노동자들의 대응을 무력화시켰다.
8+0은 왜 문제인가? 그것은 8+0이 6+6이나 4+4와는 전혀 다른 조치이기 때문이다. 노동자 입장에서 8+0은 사실상 한쪽 조를 무용지물로 인정해주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휴가라는 사실만 빼면, 나머지 한 조는 사라지는 것 즉, 정리해고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8+0을 철회시키고, 노동자살리기 투쟁에 나서야 한다!
회사 살리기가 아니라 노동자 살리기 투쟁에 나서야 한다. 노동자 살리기 투쟁은 공황기에 노동자가 생존권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투쟁방법이다.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는 논리를 못 벗어나 회사의 사정을 살펴주다 결국 노동자들만 고통당하는 일을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 98년에 이미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는가? 이와 반대로 노동자 살리기 투쟁은 노동자의 생존을 최우선에 둔다. 차가 안 팔리면 자본가가 가져가는 이윤을 줄이면 되지 왜 노동자가 임금과 고용을 내놔야 한단 말인가!
금속노조현자지부 대의원 김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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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반대! 완성사가 8+0한다고 부품사도 8+0해야 하나?
고통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려는 8+0 생산을 단호히 거부하자!
울산2공장이 잔업중단 → 6+6 → 4+4 로 가동되더니 급기야 2월2일부터 8+0(순환휴가)로 가동된다. 경제위기 책임을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돌리고 있다. 이러한 가동방식은 자동차 산업의 연관성으로 인해 부품사 노동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부품사 사측은 ‘완성사가 운영방식을 바꾸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부품사 노동자들에게도 생산감축의 고통을 전가시키려 할 게 뻔하다. 그러나 이러한 자본의 책임전가에 맞서서 그간 덕양산업 노동자들이 대응해 왔던 방식은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
노동강도 완화로 사측에게 책임을 물어야한다!
덕양산업 21라인에서는 베라크루즈(현대차 2공장), 스타렉스(현대차 4공장) 크래쉬패드가 생산된다. 사측은 작년 생산성 향상이라는 미명 아래 5UPH를 낮추고 인원 줄이기에 나섰지만 덕양 노동자들은 이를 막아내고 있다. 현대차 울산 2공장이 4+4로, 4공장이 6+6으로 돌아갔을 때, 사측은 생산량 향상이란 미명 아래 인원 소인화(감축)에 나섰지만 덕양 노동자들은 이에 반대하며 UPH DOWN으로 노동강도를 완화시켜 생산량이 감소돼도 8+8을 유지하고 있다. 덕양산업 노동자들은 이렇게 생산감축에 따른 책임을 자본에게 돌렸다.
부품사 노동자 동지들, 절대 밀려선 안 된다!
울산 2공장이 다시 8+0로 바꿨다. 덕양산업 사측은 이러한 완성차 공장의 생산방식을 빌미삼아 휴가나 인원감축을 운운하며 노동자에게 고통을 전가시키려 할 것이다. 휴가를 받아들이는 것은 사측이 정리해고의 수순을 차근차근 밟도록 용인하는 것이며 경제위기의 고통을 우리 스스로가 고스란히 떠 앉는 것이다. 동지들, 밀려선 안 된다. 우리는 노동강도가 완화된 8+8로 생산할 것임을 강력하게 천명하고 경제위기에 맞서 생존권을 필사의 각오로 지켜내자!
덕양산업지회 박성식
울산2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여러분!
잔업중단 → 6+6 → 4+4 → 8+0(순환휴가) 순으로 진행되고 있는 생산방식의 변화를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결국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짓밟는 것으로 나아가지 않겠습니까?
사측은 ‘경영이 어려워졌지만 해고를 피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며 정리해고의 법적근거를 이미 그간의 감산과정에서 충분히 축적해 놓았습니다. 98년 정리해고를 경험해 본 정규직노동자들에게 물어보십시오. 사측의 행위가 정리해고의 법적 준비인지 아닌지를 말입니다. 얼마 전 에쿠스공장의 폐쇄과정을 돌이켜봅시다. 후속 VI를 투입하니 안하니 하다가 결국 정규직노동자들은 전환배치 되었고 비정규직은 한순간에 해고되어 길거리로 내몰렸습니다.
승용차가 온다 더라, 후속차가 있다 더라 하는 식의 소문에 기대어 안심하고 있다간 해고통보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분명하게 8+0로 반대! 휴가반대!를 내걸고 투쟁에 나서야 합니다. 경제위기의 책임을 원청과 하청 사측에게 물어야 합니다. 아산공장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조합원 비조합원 구분 없이 휴가에 반대해 본관항의집회를 열었던 것처럼 지금은 행동할 때입니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닙니다. 단결하고 단결해서 직접 행동할 때입니다. 휴가반대 요구를 분명하게 내걸고 행동으로 나서야 합니다.
2공장 모듈을 생산하는 모비스 비정규직 여러분!
울산2공장이 8+0로 돌아갑니다. 2공장 노동자들은 순환휴가를 갑니다. 그런데 모비스의 업체 사장들은 여러분에게 무엇을 던질 것 같습니까?
‘한 조가 필요 없어졌다’며 집에 가라고 해고통보를 하진 않던가요?
‘완성차 정규직노동자들이 제 살 궁리만 해서 우리도 어쩔 수 없다’며 현재 상황의 책임을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돌리면서 모비스 비정규직들을 내쫓고 있는 건 아닙니까? 그러나 현재 상황은 주범은 정규직노동자들이 아니라 적반하장 식으로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원청과 하청 사측입니다. 우리 노동자들은 모두가 피해자입니다. 저들은 우리를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으로 뭉쳐야 합니다. 경제위기에서 살 길은 일자리를 지키는 길 밖에 없습니다. 내 일자리를 다른 누군가가 지켜줄 수 없습니다. 오직 스스로 나설 때 생존권을 지켜낼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모이고 뭉쳐서 해고장을 날리는 사장들에게 맞서야 합니다.
해고장을 날리면 찢어버리고 금속노조의 문을 힘차게 두드리십시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금속대의원 김상록
제2의 용산참사를 막으려면 이명박을 끌어내려야 한다
1월 20일, 경찰의 살인만행으로 5명의 철거민이 불에 타 죽었다. 용산참사가 터지자 잠시 주춤하던 이명박 정부는 작년 여름의 촛불 때와 마찬가지로 용산사태에 대해 밀어붙이기로 나오고 있다. 이명박은 지난 30일 SBS에 출연해 용산참사를 승인하고 지휘했던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해 ‘내정을 철회할 때 아니다’며 살인마를 옹호하고 나섰다. 해볼 테면 해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명박을 그냥 놔두면 앞으로 얼마든지 제2 제3의 용산참사가 재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