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기 노동운동 무엇이 필요한가?
-노동운동을 근본적으로 다시 세우자-
1. 공황이 세계를 휩쓸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공황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공황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공황 전개양상은 1929년-30년대 공황에 버금가는 세계대공황의 양상을 띠고 있다. 세계경제를 호령하던 미국 금융자본이 격렬하게 소용돌이치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증권의 부도로부터 시작된 미국 금융공황은 지난 3월 미국 제5위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파산하고, 9월 4위 리만브러더스가 파산하고, 3위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에 흡수통합되고, 1, 2위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상업은행으로 바뀌었다. 국가보증 모기지은행인 프레디맥, 페니메 등에 2천억달러 구제금융을 지불, 국유화하고, 세계 최대보험사 AIG에 850억달러 구제금융을 지급하고 지분 79.9%를 정부소유로 하고, 이제까지 1500억달러의 구제금융으로 파산을 면하였다. 10월에는 미정부는 7천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조성해서, 세계 최대은행 시티은행,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어메리카 등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보험사 등 13개 최대 금융기관들에 구제금융을 지급, 부분 국유화하고 지방은행 등 금융기관 전반에 구제금융을 지급해서 금융시스템 전면 붕괴를 면하고 있다. 세계 최대 기업인 GE마저도 구제금융으로 위기를 면하고 있다. 도산위기에 빠진 GM, 크라이슬러에 대한 구제금융지급은 미상원에서 1차 부결된 이후, 기존 7000억달러 구제금융에서 170억달러를 지급한다고 한다.
미국정부의 구제금융지급(결정)액은 이미 2조달러에 이르고 지급보증을 합치면 미 연간 GDP(약 13조 5천억달러/2007년)의 절반을 넘어서는 8조달러를 초과한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 차기 대통령 오바마는 이미 거론되고 있는 1조달러이상의 재정투자 등 대공황 이후 최대의 재정확대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
공황은 유럽과 개도국 등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세계금융위기는 07년 8월 프랑스 BNP파리바은행 위기와 07년 12월 영국 노던탁은행 파산으로부터 드러나기 시작하였었다. 영국을 필두로 프랑스, 독일을 포함한 EU는 전면적 구제금융과 (부분)국유화, 재정투자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아이슬란드, 아르젠틴, 우크라이나 등자본주의 시장경제 약소국가 또는 주변국가들은 국가 파산상태로서 IMF의 구제금융에 의해서 연명하고 있다. 공황은 지금 미국과 전 세계의 산업생산에 급속히 파급되어서 전반적 수많은 금융기관과 산업체의 도산, 생산 축소, 해고, 실업사태를 불러와서, 민중의 생활을 파탄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공황발생의 경과
제2차세계대전을 통해서 미국과 제국주의 각국의 과잉자본문제는 해소되었다. 유럽과 일본의 자본은 철저히 파괴되었는데 미국은 전쟁의 파괴를 회피하고서 생산력을 고도로 발전시켜서 마침내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생산력을 보유하면서 세계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지배적인 위치로 올라서게 되었다. 전쟁기간을 통해서 고도로 발전한 생산력을 통해서 생산되는 과잉생산물과 과잉자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국내적으로는 포드주의적 생산시스템을 통해서 노동자 수요를 창출하고, 해외로는 유럽과 일본 아시아각국의 경제부흥 원조와 50-70년대 한국전과 베트남전쟁에 투입 소모시킴으로써 해결하였다.
70년대 중반에 들어서서 한국전과 베트남전쟁도 끝나고 일본과 유럽이 부흥함으로써 다시 과잉자본과 자본의 이윤율저하로 인해서 주기적인 공황과 스태그플레이션 형태로 경제위기가 촉발됐으며, 이 위기를 노동자 민중의 착취수탈을 강화함으로써 이윤율을 높이고 MD체제 구축 등 군사력을 강화하는 신자유주의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해결코자 하였다. 신자유주의체제는 중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 사회주의국가들의 시장경제체제의 편입과 쏘동구 사회주의체제의 붕괴와 자본주의시장경제 편입을 통해서 전 세계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시장경제체제로 통일함으로써 완성되었다.
자본주의는 손아귀에 든 전 세계 노동자들로부터 잉여가치를 착취해서 막대한 자본을 축적하였다. 축적한 자본을 25억 중국과 인도 등 제3세계 산업에 투자했으나 이들 국가에 투자한 자본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잉여가치를 착취해서 더욱 거대한 자본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어서 보다 큰 규모로 형성된 과잉자본은 1990년대 후반 들어서 IT버블을 형성시키고 2000년대 IT버블이 붕괴하자 갈길을 잃은 과잉자본이 저금리하에 주택건설에 투입되고, 주택모기지증권을 기초로 고도의 금융공학을 토대로 해서 파생상품 거품을 형성하면서 현재와 같은 전 세계적 공황을 불러온 것이다.
자본주의는 원래 투기를 통해서 성장, 발전해 왔다. 자본주의는 80년대 이후 자본축적의 과잉으로 이윤율저하 현상이 한계지점에 이르면서 복잡한 금융공학을 창출해서 본격적으로 투기놀음에 몰두하였다. 투기자본의 이윤율은 연 20%이상을 목표로 하고, 고율의 이윤을 미끼로 자본을 결집해서 투기를 하고, 그것도 부족해서 주택담보채권으로 파생상품을 만들어서 다시 팔아먹고(MBS), 심지어는 신용부도율에 따라서 이윤율이 결정되는 엽기적인 보험상품거래를 즐겼다(CDS). 헤지펀드만이 아니라 투자은행도 자기 자본의 30배나 되는 차입금을 조성해서 투기하였다. 수만개의 자본주체가 이 투기거래에 뛰어들었다.
이 투기자본의 거래는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장부 외 거래로 했다. 신용평가기관은 위험한 파생상품을 최고 신용등급으로 허위로 조작하였다. 정부는 투기자본의 거래 실태를 파악하지 않고 통제도 규제도 하지 않았고, 거대자본의 투기와 사기놀음을 방조하였다. 이 투기자본은 부채를 담보로 해서 증권을 만들면서 돌고 돌아 끊임없이 순환하면서 가공자본을 만들어서 스스로 팽창하였다. 통화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거래는 거의 무의미한 수준으로, 천문학적인 거래가 투기자본의 신용거래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렇게 거품으로 형성된 금융투기자본은 석유, 원자재 등 상품투기자본이 되고, 금융투기와 상품투기 사이를 서로 넘나들었다. 지난 7월 147.27달러까지 폭등했다가 12월 19일 33.87달러로 1/4이하로 폭락한 WTI중질유(원유) 거래의 70%이상이 비밀장막에서 이루어지는 투기거래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수익 투기거래는 바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폭탄돌리기였다. 현실 자본과 유리된 거품은 터지기 마련이다. 투입된 자본의 이윤율이 급속히 저하되면서 2007년 여름부터 폭탄이 터지기 시작하였다. 투기거래시스템이 붕괴하기 시작하자 파생상품은 쓰레기였다.
몇 가지 실천 지점들
세계를 휩쓸고 있는 공황에 대해서 이론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은 경제학자들이 할 일이다. 다만 우리는 실천적으로 중요한 몇 가지 지점에 대해서 확인하고자 한다.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제적 격변에 대해서 ‘공황’이라는 용어를 사용치 못하고 부르죠아경제학자들 처럼 경제위기, 경기침체, 불황 등으로 얼버무리는 태도가 있다. 이와 결부되어서 지금 경제상황을 산업생산, GDP, 주가지수 변동과 같은 표면적이고 계량적인 몇가지 지표에 의존해서 이전의 경제적 불황과 비교해서 파악하고서, 지금 경제불황을 1973년이나 1981년, 1991년, 2001년 경제불황과 양적으로 비교하고 있는 것이다. 워렌 버핏과 조지 소로스 등 대 자본가들이나,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전 의장 그린스펀이나, 폴 크루그만 등 케인즈주의 경제학 대가들이 지금 경제위기를 1929년-30년대 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라거나, 그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말하고 있다.
세계대공황은 지금 명백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공황이 진행되고 있다고 명확하게 말하지 않고, 애매하게 얼버무리거나, (지금은 공황이 아니고) 공황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전 단계로) 말하는 것은 불철저한 인식이다. 공황이란 무엇인가?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착취율의 고도화에 따라서 생산과 소비의 괴리는 필연적이고, 이윤율저하의 한계지점에 도달한 과잉자본이 폭력적으로 해소되는 과정이다. 금융과 산업이 붕괴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실물자본과 화폐자본에 걸쳐서 급격한 과잉자본의 파괴와 가치감소가 일어난다. 노동자의 임금감소, 해고와 실업과 동시에 노동력가치 역시 급격히 감소한다. 급격한 신용의 붕괴와 수축으로 인해서 순환위기에 빠진 경제를 작동시키기 위해서 정부에 의한 거대한 화폐의 공급이 필요하다. 공황과정에서 자본의 재편, 즉 국가간, 산업간, 기업간의 자본의 구조적 재편이 일어나고, 열위의 자본이 망하고 우위의 산업과 확장하는 것이다.
지금 눈앞에서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이 줄줄이 파산하고 있지 않은가? 모건스탠리나 시티은행, GM의 주가가 불과 하루에서 며칠 사이에 절반에서 1/10수준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지 않았는가? 세계 최대의 초국적 금융과 산업이 무력하게 쓰러지고, 국가의 구제 손길을 애걸하는 비참한 모습을 보지 않는가? 미국과 EU 각국, 일본 등 제국주의 국가들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서 위기수습을 위해서 허둥대고 있지 않은가? 미국과 전 세계의 금융과 산업자본이 붕괴위기에 빠지고 금융부문간의 위치변환이 발생하고, 미국의 금융이 추락하고 일본과 중국의 금융산업 위상이 상대적으로 상승하고, 특정 금융산업이 쇠퇴하고 다른 산업이 강화되고, 특정 기업은 망하고 다른 기업은 확장하는 거대한 변화가 짧은 기간에 발생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현상은 공황 바로 그것인 것이다. 다만 공황이 국가에 의해서, 그리고 국가간의 협력에 의한 개입으로 전면적으로 폭발하는 것이 억제되고 통제되면서 격변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공황은 전 세계에 걸친 혹심한, 크고 작은 금융기관과 산업체의 부도, 생산중단과 축소, 고통스러운 대량해고와 실업, 마이너스 성장, 대량해고와 실업, 임금삭감, 노동자 민중의 생활의 파탄을 불러올 것이다. 그리고 더욱 깊은 골짜기로 추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경제가 서서히 회복된다고 할지라도 과잉자본은 근본적으로 해소될 수가 없고, 그 위에 자본은 다시금 추악한 흡혈귀처럼 노동자 민중의 고혈을 빨아들여서 스스로의 몸짓을 불리고 비대한 몸집을 주체할 수 없어서 다시 비틀거릴 것이다.
노동자 민중의 생존근거가 무너지다
세계대공황의 한 부분으로서 한국 역시 공황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연말 1달러 936원이었던 환율은 장중 1600원을 넘어섰었다. 환율은 97-8년 IMF관리하의 공황상황과 비슷한 폭등현상을 보이고 있다. 장중 최저 주가 880포인트대는 최고점의 40%로서 97-8년 비율에 접근하고 있고 달러로 환산하면 25%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도하면서 외환을 유출해 가고 있었다. 자본 주체 자체의 존립이 문제되는 판에 주식 매매 이익을 따질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 상장기업들은 IMF 당시 부채비율 424%에서 지금 100%를 밑돌고 있고, 재벌기업들 대부분은 그동안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과다하게 현금으로 보유해 왔으므로 상당기간의 공황과 불황에도 대부분이 상당기간 존립의 위험성은 적다. 그러나 외환뿐만 아니라 금융경색으로 기업의 운영과 생산활동, 서민 생활 금융은 급속히 악화되었다. 키코 파생상품 사기 피해를 본 중소기업, PF자금으로 과다한 건설공사를 해온 건설사들, 미일 저리자금으로 이들 기업과 서민 주택금융을 과다하게 대부한 저축은행과 일반 상업은행들의 부실화와 파산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IMF관리하의 공황 이후 10년간 핍박을 받아 온 서민생활이 무엇보다도 파탄나고 있다. 이미 지난 10년간 실업과 고용불안 비정규직화로 노동자들은 빈곤상태로 내몰려 왔다. 수많은 실업자들은 생계를 위해서 자영업에 뛰어들었으나 사회전반의 수요부족으로 장사는 더욱 힘들어지고 생계유지도 어려워졌다. 지금 자본의 부도, 생산중단, 감축과 함께 감원, 해고,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화가 전면적으로 진행되면서, 오랜 기간 피폐화되어 온 서민의 삶은 생존의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주택마련을 위해서 과다한 대부를 받은 중산층 역시 불어닥친 심각한 불황과 집값 폭락으로 파산하고 빚에 몰려 몰락하고 있다.
이명박정권의 경제정책은 세계조류에 역행하고 세계공황으로 위기에 처한 국내 경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명분으로 거대한 국가재정을 건설회사, 금융기관, 기업 등 자본가들에게 투입하고 민중(국민)의 복지는 축소하고 세금을 중과하고 해고 실업 빈곤에 신음하는 민중을 나락으로 밀어 넣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의 형해화를 비롯한 부자감세 서민중세, 금융과 산업규제완화와 금융 및 국가기간산업의 사유화, 사교육조장과 교육시장화 반동적 교육내용 개악, 의료 물의 사유화, 언론장악과 방송사의 재벌소유화를 밀어붙이는 반면에, 선진화와 효율화의 이름으로 공기업 구조조정 예산과 인력감축을 강요하고 있다. 비정규직법 개악, 노동관계법 개악에다가 한계선상에 놓인 빈민의 최저생활보장을 위한 최저임금법마저 개악함으로써 노동자를 쥐어짜고, 노동자, 민중을 경찰력으로 탄압하고 구속하고 국정원법 개악으로 정보정치를 강화 시민생활에 대한 감시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명박정권은 하는 일마다 모두 국민에게 고통을 준다. 정권의 정책은 전면적으로 반동적이고 반민주적이다. 자본가는 노동자들을 쓰레기 취급하며 더 많은 이윤을 위해서 피와 고름을 쥐어짜고 있다. 지난 10년간 무권리와 빈곤으로 내몰려 온 노동자 민중에게, 다시 닥쳐온 공황과 이명박정권의 핍박은 생존의 근거 자체를 허물고 있다. 우리는 이에 어떻게 대응해서 투쟁할 것인가?
썩어문드러진 자본주의
1997-8년 한국사회에 닥쳐 온 공황상황에서 우리는 정확하게 대응하지 못하였다. 자본의 위기상황에서 질곡에 빠진 자본자체를 다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자본가와 국가는 노동자들을 전면 공격해 들어오면서 위기를 전가하였다. 그 후 10년이 지나면서 노동자들은 해고 실업 비정규직화로 생존의 파탄에 내몰리게 되고 노동자들의 권리는 갈기갈기 찢겨나가고 노동운동은 무력화되었다. 지금 다시 우리에게 공황이 닥쳐왔다. 이 공황은 세계전체를 휩쓰는 공황의 한 부분으로서 우리에게 덮쳐왔다. 이 공황상황에 올바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 세계의 기술혁명은 생산력을 고도로 발전시켜서, 이상사회를 실현할만한 기술적 조건은 이미 만들어져 있다. 노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골고루 노동을 함으로써 노동이 고된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것이 되는 일이 실제로 가능해진다. 인간이 하고 싶은 노동을 하고 노동의 산물을 필요한 만큼 취하는 것이 현실세계에서 가능하다. 개인의 자질을 최대한 발휘케 하는 것이 사회전체의 발전을 위한 조건이 되는 사회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생산력의 고도의 발전은 인간사회의 질을 획기적으로 바꾸어낼 잠재성을 갖게 된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는 정보기술혁명으로 생산력이 고도로 높아질지라도, 생산력 증가에 비례해서 노동시간을 단축시키지 않고 여전히 장시간 노동을 강요한다. 비정규직은 오히려 증가하고 고용은 더욱 불안정해지고 실업은 증대한다. 임금은 저하되고 노동강도를 증가시켜 최대한의 이윤을 뽑아내려 한다. 생산력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서 자본이 노동자로부터 착취하는 절대적 상대적 잉여가치 역시 더욱 증대한다. 자본에게는 인간은 인간이 아니라, 오직 이윤을 낳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노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서 노동이 즐거운 것이 되고, 그럼에도 세계 전체 인류가 문화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노동은 힘들고 고통스럽고, 고용은 불안정하고 항상 실업의 불안이 맴돈다. 노동권은 박탈당하고 노동자는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분열 지배당한다. 노동자의 생활은 궁핍하고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을 강요받는다. 자본가는 노동자를 대등한 인간으로 대하기보다 으스대면서 노동자를 지배하고 억압한다. 수많은 노동자들을 장시간의 고된 노동에 내모는 한편으로는, 넘쳐나는 실업자들에게 자선으로 빵부스러기를 던져주며 연명케 하고, 또 많은 노동자들을 자본가들의 도박과 향락을 위한 서비스노동에 종사케 하고, 불만에 찬 노동자들의 투쟁과 폭동을 진압키 위한 군, 경찰, 감옥, 정보업무에 고용한다.
하나의 사회경제체제가 충분히 성숙한 이후라야 다음 사회경제체제로 이행한다면, 자본주의는 이미 너무 성숙하였다. 숨을 거두어야 할 시기를 넘겨서 연명하고 있는 자본주의는, 썩어문드러지고 있다. 자본주의는 세계 전체를 자신의 손아귀에 거머쥐고서 온갖 착취와 억압, 불평등과 부패가 만연한 채로 비틀거리고 있다. 이러한 억압과 착취, 차별과 부패를 청산하고 평등하고 자유로운 해방된 세상을 내오기 위해서는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썩어빠진 자본주를 종식시켜야 한다. 그 이후의 사회는 사회주의가 될 것이다. 이미 현재에도 세계사회주의를 실현할 물질적 조건은 충분하게 성숙되어 있다.
그러나 공황이 온다고 해서 그것 자체로서 혁명적 정세가 조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현재 세계공황이 진행되고 있는 데도 혁명적 정세가 조성되지 않고 있는 것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혁명적 정세조성에는 주체의 실천이 중요하고 이러한 혁명적 정세를 내오는 또 하나의 조건인 혁명을 수행할 주체세력이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주체세력의 형성은 객관적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이를 바꾸어나가려는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2. 변혁적 노동운동’을 ‘사회주의 노동운동’으로!
민주노조운동과 변혁적 노동운동
87년 6월항쟁과 7-9월 노동자대투쟁으로 노동자계급대중은 역사무대에 등장하였다. 87년 노동자대투쟁으로 떨쳐 일어선 노동대중은 군사독재, 전근대적 자본통제, 어용노총에 맞서 민주노조를 건설했다. 민주노조운동은 그 자체로 반자본, 반독재, 반민주를 포괄하는 운동이었다.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노동운동은 ‘노동해방쟁취’와 ‘평등사회건설’을 노동운동의 이념과 노선으로 만들어 나갔다. 그러나 소련 등 동구 사회주의 실패, 중국의 자본주의화, 북한사회주의 위기 등으로 인해 전세계적인 노동자계급의 반자본주의 변혁운동이 일대 위기에 봉착함으로써 한국 노동운동은 변혁지향성을 구체적 이념과 장기적 전략으로 만들어 내지 못했다.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추상적 구호수준이나마 대중화되었던 ‘노동해방’, ‘평등세상’을 사회변혁적 전망으로 구체화시켜 나가지 못하였다.
노동운동을 변혁적 노동운동으로 세워 내려는 투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어 왔다. ‘민주노조운동’ 수준의 노동운동 전망으로는 신자유주의·세계화에 맞설 수 없었다. 이제 신자유주의 시장화·사유화의 폐해가 첨예하게 드러나고 있는 상황은, ‘민주노조운동’을 반자본 ‘노동해방운동’으로 한 단계 높이고, 이를 대중운동의 이념과 노선으로 확대시켜야 하였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에 자본주의의 폐해가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전세계 노동자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에서 나아가서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적 사회, 즉 자본주의를 폐기하고 극복할 운동방향을 모색·실천해야 하였다. 한국노동운동은 ‘노동해방’을 기치로 하는 ‘변혁적 노동운동’을 운동방향으로 재정립해야 하였다.
사회변혁적 노동운동이란 민주노조운동의 한계를 넘어서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서 대안적 사회를 추구하는 운동이요, 그것은 자본주의를 극복키 위한 반자본 노동해방운동이요, 노동해방을 기치로 하는 노동운동이었다.
노동운동은 그 자체가 바로 정치운동이다.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노동자대중투쟁의 발전은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다. 87년 노동운동폭발과 함께 진보정치운동이 등장하였다. 진보정치운동은 87년 12월 민중후보운동으로 등장해서 민중의당을 거쳐서 91-2년 민중당으로 총선과 대선에 참가하였으나 실패해서 해체되고 말았다. 그 후 진보정당운동은 민주노총의 결성과 96-7년 노동자총파업을 거쳐서 2000년 민주노동당 결성으로 현실화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결성시기부터 민주노총=경제투쟁, 민주노동당=의회정치활동이라는 경제투쟁과 정치투쟁의 역할분담론과 같은 개량주의 진보정당노선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로 민주노총투쟁은 민주노동당의 의회협상력 강화를 위한 보조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등 전형적인 의회주의가 강화되어 갔다. 민주노총이나 민주노동당이나 신자유주의 공세에 패퇴하면서, 더구나 당이 편향된 일부 세력에 의해 주도됨으로써 패권주의와 종파주의에 함몰되어 노동자 민중운동의 의회전술단위로서의 역할마저 수행하기 어려운 상태로 타락하고 분열되고 말았다.
‘변혁적 노동운동’을 ‘사회주의 노동운동’으로!
변혁적 노동운동은 민주노조운동의 한계를 넘어서서 노동해방운동으로 나아갈 것을 명확히 하고 있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시대에 맞선 대안적 사회의 추구 즉 자본주의를 극복한 노동해방사회를 기치로 한 변혁적 노동운동을 추구한다. 노동대중의 반자본주의 사회변혁투쟁을 발전시키고, 농민, 도시빈민, 청년학생 등 전체 민중의 삶의 파탄에 맞서서 싸우고, 장애인, 여성 등자본주의적 착취 사슬을 끊기 위해서 함께 투쟁하고, 사유화, 규제완화, 환경파괴 등 민중의 삶을 황폐화하는 자본과 정권에 대항해서 투쟁하는, 반신자유주의·반세계화·반자본 민중해방운동으로 확대되어야 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변혁을 위한 노동자정치투쟁이 전면화되어야 하고 이를 담당하는 정치조직이 건설되어야 하였다.
‘변혁적 노동운동’은 자본주의적 질서를 근본적으로 변혁해서 평등과 연대의 노동해방사회를 실현할 것을 목표로 하고, 따라서 노동운동의 과제를 급진적으로 제시하고 전투적이고 비타협적 전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혁적 노동운동은 현실속에서 제대로 정립되고 실천되지 못하였다. 노동자대중의 투쟁을 이끌어나가는 강력한 중심역량을 구축하는데 실패하였다.
‘변혁적 노동운동’이 나타내는 노선, 그 강령과 전술 역시 우리의 운동방향을 이끌어가기에는 대단히 부족하다. ‘변혁적 노동운동’이란 그 명칭 역시 시대상황에 의해서 제약을 받고 우리의 실천적 역량을 반영한 우회적인 명칭이지만, 동시에 그 내용과 형식이 불철저한 것 역시 사실이다. ‘변혁적 노동운동’이란 그 근본 내용이 ‘사회주의 노동운동’이라고 할 수 있으나,‘사회주의노동운동’이라고 명확히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형식이 적절치 못하면 내용을 다 담을 수 없는 것은 기본적 진리이다. 변혁적 노동운동은‘사회주의 노동운동’이란 명칭을 갖기에는 내용과 형식이 부족한 것이다.
신자유주의에 맞선 반자본 사회변혁적 노동운동이란 사회주의노동운동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사회변혁적 정치운동이란 사회주의정치운동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바는 사회주의 노동운동이요, 사회주의 정치운동이다. 지금 시기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가 사회주의 노동운동, 사회주의 정치운동을 추구하고 있음을 명확히 하면서, 그 내용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방향을 붙잡아 가야 하는 데에는 주객관적 상황변화가 바탕이 되고 있다.
사회주의노동운동에 대한 요구
지금 시기 주객관적 상황이 우리에게 사회주의운동의 전면화를 요구하고 있다.
①세계대공황이다. 지금 미국을 본원지로 한 대공황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한국도 그 정도 여하간에 이 세계 공황이라는 쓰나미에 휩쓸려 들어가 있다. 자본주의는 너무 썩고, 비틀거리고, 혼란스러워서 세계를 지배하기에 적합지 않다는 것을 세계 민중에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자본주의는 내부 모순과 갈등 투쟁으로, 자본주의 문명의 토대인 석유 등 화석에너지의 고갈과 지구온난화로 종말에 다가갈 것이다. 자본주의의 종말이 세계를 폐허로 만들고 인류의 멸망으로 귀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는 먼저 자본주의를 끝장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세계 민중들에게, 자본주의를 종식시키고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상호 연대해서 살 수 있는 세계를 내오기 위해서 전면적으로 투쟁에 나설 것을 요청하고 있다.
②어리석고 반동적이고 포악한 이명박정권의 통치다. 지난 5월 촛불소녀가 말했었다. “쥐박아! 아무것도 하지마!” 이명박정권 통치하의 하루하루는 민중에게는 천일같은 고통의 세월이다. 이명박정권은 가장 반동적이고 포악한 자본통치다. 이명박의 수구반동통치를 노동자 민중이 앞장서서 투쟁해서 분쇄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하여 이명박이 쓰러지면 다시금 대안 정치세력으로 수구 박근혜나 기회주의 자본세력인 민주당 통치가 들어서는 것을 막지 않으면 안 된다.
③민주노동당의 타락과 쇠퇴 및 진보정당의 분열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바와 같이 민주노동당은 창립시부터 개량화의 한계를 안고 있었지만, 창립 이후 8년여간 더욱 타락, 쇠퇴하고 친자본 기회주의로 기울어져서 결국 분열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떨어져 나간 진보신당이 노동자계급을 대표하지도 못하고 변혁성을 갖고 있지도 못하다.
④노동운동 전반의 무력화와 타락이다. 역사적으로 관제노동운동으로 등장해서 파쇼정권의 하부기관으로서 노동자계급대중을 지배하고 관리하는 부패한 관료세력으로 커 온 한국노총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87년 노동자대투쟁으로 진정한 노동운동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전노협으로 민주노총으로 전국적으로 조직화해나가자, 아래로부터 투쟁이 일어나고 스스로의 와해를 막기 위해서 다소간내부 민주화를 이루는 듯했으나 전반적 노동운동이 약화, 쇠퇴하는 환경에서 노골적으로 노동자계급을 배신하고 반동정권에 빌붙는 모습을 드러내었다.
민주노총 역시 무력화되고 타락하였다. 민주노총과 각급 조직단위에 분열과 갈등이 만연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고 통합해낼 공통의 토대를 상실해 가고 있다. 서로 다른 정파나 집단을 인정하고 협력하는 기풍을 잃어가고 있고, 서로 존중하는 공통의 규칙과 조직운영방안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자본의 공세와 정권의 탄압에 계속 패퇴해 와서 간부와 조합원 대중 속에는 패배주의와 기회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굴욕적 노정 노사 협조주의나 투항주의가 점차 득세하고 있다. 이미 노동자계급운동으로서의 공세적 전망 속에 자본과 권력의 노동운동 무력화와 분열공세에 당당히 맞서서 투쟁해나갈 기세와 의지를 거의 상실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본과 부패세력이 침투해서 독버섯처럼 번져나가는 데도 종파적 이해관계로 이를 척결해내지도 못하고 오히려 이와 야합해서 지배권력의 획득 유지에 이용하고 있는 모습은 이미 한계 지점을 넘어서고 있다.
⑤사회주의 당 건설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사회주의운동 또는 사회주의 노동운동을 전면화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이를 추진하는 정치써클들은 모두 사회주의 (노동자계급) 당 건설 또는 당 건설을 위한 토대구축을 당면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동시에 그동안 정파적 써클차원의 활동에 머물러 왔던 사회주의 정치조직들이 통일적 노동계급의 당 건설작업을 추진할 것에 대한 제안들을 내놓고 있다. 세계적 대공황을 맞이해서 자본의 노동자에 대한 대공세에 어떻게 맞서 싸울 것인가 하는 공동투쟁대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주의 정치조직들은 공동투쟁, 전국적 토론회, 강령작성 작업과 당 건설 토대를 어떻게 구축해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대중적 토론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주의 노동자당은 활발한 노동운동의 토양위에서 건설된다. 현장 노동운동이 역동적이고 전투적인 투쟁으로 일어서고, 활발하게 사회주의 사상활동을 벌이는 토양이 없이는 강력한 사회주의노동자당은 건설될 수 없다.
3. 사회주의 노동운동을 전면화하자!
사회주의 노동운동을 세우자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운동과 진보정당운동은 지금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노동운동과 진보정당운동이 위기에 놓이게 된 데에는 수많은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 핵심적인 것으로서 우리는 사회주의 혁명운동의 부재와 이를 담보해낼 사회주의 노동자계급정당의 부재를 명확히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87년 이후 우리 운동을 되돌아볼 때, 우리 운동에는 조직적 사회주의혁명운동의 중심축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회주의혁명운동의 전망과 전술없이 실천되는 노동운동이 개량적 운동수준을 벗어날 수 없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사회주의노동운동은 사회주의노동자당을 통해서 조직적 활동을 함으로써 본격화된다. 당을 통해서 조직적 실천에 전면적으로 나서게 되고, 강령과 전술 역시 비로소 생명력을 얻어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발전하게 된다. 사회주의노동자당은 사회주의자들이 사회주의 사상과 강령을 들고서 노동자계급 대중 속으로 들어가서, 노동자계급대중과 더불어서 자본주의에 맞서 투쟁하는, 그리하여 그 투쟁을 통해서 세상을 변혁해 가는 틀인 것이다.
사회주의 사상과 강령은 현장의 노동자계급대중과 결합될 때, 진정하게 사회를 변화시킬 무기가 된다. 사회주의운동은 현장에서 노동자대중과 더불어서 투쟁을 수행하고, 이를 사회주의적 정치투쟁으로 이끌어낼 선진노동자가 필요하다. 사회주의적 강령은 현실에 작용하는 강령이 되어야 한다. 책상머리에서 만들어서 책장 속에 보관해 두는 것이 아니라, 조직주체가 들고서 현실에서 노동자계급대중과 더불어서 현실을 변혁시키기 위한 실천을 하는 무기가 될 때 진정 강령으로서의 역동성을 획득케 될 것이다.
사회주의노동자당 건설은 전국적 전 계급적으로 사회주의 역량을 통일적으로 조직함으로써 출발할 것이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노동자계급대중속에서 노동자계급대중의 투쟁을 주도하고 이끌고 있는 선진노동자들을 광범위하게 결집시켜서 올바르게 투쟁을 지도해내고 학습으로 단련시킴으로써 비로소 현실화할 것이다.
사회주의노동운동에서 선진 노동자들의 역할
사회주의 노동운동을 세우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사업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현 시기 핵심적인 과제를 들자면 당 건설과 대중정치투쟁을 올바르게 세우는 것이 될 것이다. 사회주의노동자계급 정당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당이 나아갈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는 강령을 마련하는 것과 사상과 실천력이 담보된 당원들을 조직화하는 사업이 중심축이 될 것이다. 다양한 노동자계급대중의 투쟁을 지도해서, 사회주의적 정치노선에 걸맞는 대중정치투쟁을 만들어내는 것 역시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핵심적 축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선진노동자들은 여기서 무슨 역할을 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대중정치투쟁의 주요한 주체가 되어서 이를 실천하고 투쟁을 발전시켜나가는 역할이 선진노동자들이 담당해야 할 중요한 몫이 될 것이다. 대중정치투쟁은 산업과 지역 현장에서 구체적인 노동자투쟁을 실천하는 영역과 노동자, 민중의 보편적 과제를 쟁취키 위해서 또는 정치사회적 요구를 쟁취키 위해서 당이나 (연대)전선조직의 주도로 중앙집중투쟁이나 이 과제를 지역차원에서 받아서 투쟁하는 영역이 있을 것이다. 08년 화물연대투쟁은 산업현장의 투쟁이고, 촛불투쟁은 전국적 전 민중적 정치투쟁이다.
사회주의투쟁은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 있는 곳에는 어디든지 달려가야 한다. 모든 투쟁에서 투쟁승리가 직접적인 목표가 되나, 그와 동시에 투쟁승리를 통해서 사회주의적 요구를 발전시키고, 투쟁주체를 강화하며, 투쟁분위기를 고양시키거나 객관적 환경을 바꾸어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회주의 정치투쟁을 위해서는 반드시 독자적 투쟁강령을 실천하는 독자적인 투쟁부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독자적 투쟁부대는 사회주의 정치조직과 단체, 개인을 중심으로 해서 사회주의적 전망에 토대를 둔 강령과 전술에 동의하는 광범위한 단체와 개인으로 구성될 것이다. 정치투쟁은 촛불투쟁이나 FTA반대투쟁처럼 다양한 단체와 광범위한 민중이 참여하는 연대투쟁이나 공동투쟁의 형태로 진행될 수 있으나, 이 공동투쟁속에서도 과감하고 급진적인 사회주의적 투쟁강령과 전술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의 한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 선진노동자들의 광범위한 토론에 기초해서 의지를 결집해서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결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중앙과 지역, 산업 나아가서 단위 노조나 현장조직차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토론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토론을 통해서, 단순히 선진노동자들의 당 참여 결의를 끌어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회주의의 내용을 파악하고, 우리현실을 사회주의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면서, 투쟁해 나갈 방법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토론은 관심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개토론 형식으로 추진함으로써 사회주의노동운동의 분위기를 고양하면서 현장의 광범위한 선진노동자가 사회주의를 이해하고 동의하면서 당건설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당 건설에서 선진노동자들의 주요 역할은, 각 지역 산업 노동현장의 노동자들을 광범위하게 일으켜 세워서 당 건설과정에 참여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선진노동자들은 사회주의 정치투쟁과 사회주의노동자당 건설에 동참하면서, 현장 노동자투쟁을 올바르게 실천하기 위해서는 대단히 조직적인 활동을 해낼 수 있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학습을 해야 할 것이다. 노동조합이나 지역이나 현장에서 선진노동자들은 보다 집단적이고 조직적 활동을 하면서 그 조직단위에서나 다양한 계획속에 사회주의적 학습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해로 삼아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말
-현 정세에 따른 실천 지점
1929년 미국에 공황이 폭발했을 때 뉴딜이 등장해서 케인즈의 수요확대정책을 실시했으나 공황-불황이 근본적으로 극복되지 못하고 1939년 제2차세계대전의 발발로미국과 세계의 거대한 생산력을 전면 가동해서 무제한의 생산물을 전쟁에 쏟아부음으로써 비로소 해소되었다고 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루즈벨트의 정책이 나름대로 과감하고 거대한 규모로 진행된 그 내용은 너무 알려져 있지 않다.
르즈벨트는 자본주의의 필연적 내재적 논리인 과잉자본, 과잉생산으로 인한 대공황과 연이은 대불황을 극복하고 붕괴된 자본주의를 다시 작동시키기 위해서 대대적인 수요를 창출할 계획을 추진 집행하였다. 그 내용은 크게 보아서 세 축으로 이루어졌다. 복지확대, 공공공사, 노동권 확대가 그것이었다.
첫째 대대적인 복지정책을 실시하였다. 실업수당, 연금, 빈민수당, 의료, 교육 등 광범위한 복지부문에 대해서 대대적인 법, 제도, 정책적 개혁과 막대한 재정지출을 집행하였다. 그리하여 국민의 소득과 생활을 향상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수요를 확충하였다. 둘째로 테네시강 유역개발을 비롯해서 치수, 도로, 교육, 사회시설 등 국가와 주정부에 의한 대대적인 공공공사를 실시함으로써 역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총수요를 늘리고, 전후방 산업생산을 활발하게 하였다. 셋째, 보통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은데, 자본가 대표인 루즈벨트는 노동법을 대대적으로 개혁하고 노동친화적인 행정적 지원을 함으로써 노동권을 보장하고 노동운동을 활성화시켜서 노동자들 스스로가 임금을 올리고,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향상시킴으로써 이로써 벌어들인 수익을 지출케 함으로써 사회적 총수요를 증대시켰다는 것이다. 미국 대공황시기 노동운동이 활발하게 된 것은 생존권을 박탈당하거나 위협받는 노동자들의 분노에 의한 폭발적 투쟁에 의해서 이루어졌지만, 자본주의사회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한 목적에 의한 이러한 법, 제도와 행정적 지원이 불가피했던 사회정치적 정세가 있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의해서 미국 산별노조(AFL-CIO)는 이 시기에 엄청난 세를 확장해서 사실상 산별노조체제를 확립했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이에 어떻게 대응해서 투쟁할 것인가? 이명박정권은 공황에 당면해서 세계가 신자유주의를 제한하고 통제하려는 경향에 역행하고 있다. 수십년간 강화해온 자본의 자유, 규제완화, 사유화, 노동권박탈, 투기, 사기의 신자유주의는 국가개입, 국가소유, 규제강화, 통제를 통한 제한과 통제를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는데,이명박은 이것조차 몰이해하고 신자유주의 막차를 타고 과속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이명박정권은 역시 세계공황의 일환인 한국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에서 노동자와 민중의 복지를 확대하고 권리를 신장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재벌, 건설자본, 부유층의 이익을 강화하는 편향된 방향으로 정책을 쏟아 붓고 있다. 근로소득세를 사실상 인상하고, 지방세를 강화하고, 영세자영업자의 부가가치세 감면대상을 축소하고, 복지비용을 축소하고, 노동권을 개악하고, 공공부문 해고를 강화하고, 고용이 불안한 단기 비정규 저임금 노동자로 대체하는 정책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다. 심지어 생계조차 보장 못하는 노동자 최저임금마저도 털어먹으려는 악랄한 짓을 법 개정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명박정권은 반동적인 정책을 쓰고 있다. 사회, 정치, 경제 제 측면에서 과거로 회귀하고 역사적 특권 부패세력의 권익을 강화키 위해서 전면적 법제도적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 이명박정권은 민주주의와 사회개혁을 전면적으로 후퇴시키고, 남북관계를 냉전대결시대로 되돌리면서 파탄내고 있다.
4대강 유역정비사업이라고 해서 대운하건설 추정비와 비슷한 14조원이라는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해서 70년대식 토목공사를 벌이는 데서는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 사업의 이유로 내세우는 홍수방지는 사실상 강의 본류정비는 다 되어서 홍수가 없고, 다만 몇 개의 지천만 정비하면 된다고 한다. 이 사업은 산업 전후방 연관효과도 거의 없다. 그냥 자원을 낭비하고 거대한 국가 예산을 투입해서 쓰러져가는 건설업체와 건설자본들을 당분간 살려내는 역할을 할 것이다. 생태계는 파괴하고 거대한 인공하천구조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명박정권의 수구반동에 맞서서 사회개혁만을 주장할 것인가? 루즈벨트식 개혁정책이 우리 문제의 해결대안이 될 것인가? 자본주의적 개혁과 개량만으로는 답이 안된다는 것은 1929-30년대의 대공황이 제국주의간의 파괴와 살육의 전쟁으로 해소된 역사적 사실로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이후 다시 자본주의는 생산과 소비의 괴리문제를 해결 못하고 과잉생산 과잉자본문제로 몸살을 앓아오다가 다시 세계적인 대공황에 신음하고 있다. 대공황과 이명박의 반동적 파쇼적 억압과 착취에 맞서서 이 정부와 그 충실한 앞잡이는 국회라는 이름의 쓰레기통을 쓸어버리고, 자본주의 자체를 종식시킬 근본변혁으로 나아갈 길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이명박에 반대하나 또 하나의 수구보수세력인 박근혜가 대체세력으로 서고, 수많은 노동관계법을 개악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노동자 민중에 대한 수탈을 강화한 신자유주의 세력 민주당과 민주연합하는 자본에 빌붙는 태도를 척결하고 노동자, 민중세력이 스스로를 진정한 대안세력으로 세워나가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