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3천 쪽 수사기록은 반드시 제출되어야 한다
- 진실을 두려워하는 검찰, 검찰의 범죄에 동조하는 법원
용산참사 재판이 파행을 겪고 있다. 변호인단이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는 검찰과 이를 묵인하는 재판부에 변론 거부 입장을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체 1만여 쪽 가량의 수사기록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3천여 쪽의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재판은 이미 공정성을 상실하고, 다시금 진실을 은폐, 왜곡할 것이 뻔한 일이다.
검찰은 내부 방침으로 수사기록 제출을 거부하고 다만 법정에 증인으로 세워야 하는 검찰 측 증인들의 수사기록 일부만을 제출했다. 변호인단의 요청에 의해서 재판부는 미제출 기록을 제출하라고 명령했지만 검찰은 이를 불이행하고 있다. 검찰 스스로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규정을 어기는 범죄행위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애초에 제출을 거부했다가 일부 제출한 기록들을 보면 진압에 동원되었던 경찰 특공대 제대장이나 특공대원들은 망루에 신나가 재여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진압에 투입되었고, 망루 안에서도 4층에서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지는 것을 보지 못했으며, 심지어 화염병 던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진술까지 검찰수사결과에 반하는 진술들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기록들에는 어떤 진술들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사법질서마저 부정하는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검찰
우리는 검찰이 처음부터 모든 책임을 철거민들에게 뒤집어씌우는 짜 맞추기 수사를 진행하였음을 지적해왔다. 발화지점과 발화원인의 의혹만이 아니라 이미 망루를 탈출한 철거민이 화재사한 시체로 발견된 이유, 검찰이 서둘러서 부검을 진행한 이유, 극구 용역깡패들의 수사를 미적거리거나 혐의를 축소한 이유, 그리고 무엇보다도 1월 19일 상황을 과장하여 도심테러 상황을 보고하고 이에 맞추어 강제진압 작전을 결정하게 된 배경과 결정권자 등 숱한 의혹에 대해서 검찰은 수사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 놓고 이제는 경찰 지휘부들의 진술을 포함하여 진압 동원 경찰과 용역깡패들의 진술을 제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3천여 쪽의 미제출 기록에는 검찰수사결과를 정면으로 뒤집을 수 있는 진술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또 재판부(서울중앙지법 제27 형사부, 부장판사 한양석)는 변호인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검찰에 수사기록을 모두 제출할 것을 명령해놓고도 이를 불이행하는 검찰의 태도를 묵시적으로 인정한 채 재판 소개만을 고집하고 있다. 그렇잖아도 신영철 대법원 판사의 촛불집회 관련 개입설로 인해 사법부의 위신이 땅에 떨어진 마당에서 다시금 이 사건 재판부의 이와 같은 태도는 굴욕스런 사법부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재판은 공정성을 상실한 채 검찰의 수사결과를 공인해주는 결과만을 낳을 것이다. 검찰에 비굴한 모습을 보이면서 형사소송 원칙을 지켜내지도 못하는 재판의 결론을 누가 승인할 수 있단 말인가.
재판부는 검찰을 응징하라
용산범대위는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지도 못하고, 오로지 검찰의 수사결과만을 공인하는 재판을 인정할 수 없다. 검찰은 지금이라도 사건의 실체를 밝힐 비밀이 담긴 수사기록 3천여 쪽을 모두 제출하라. 재판부는 이런 검찰에 끌려다니지 말고, 검찰이 수사기록을 모두 제출할 때까지 재판을 중단하라.
100일이 넘도록 진실규명을 요구하며 투쟁해온 유가족과 용산범대위는 진실을 덮으려는 재판을 인정할 수 없다. 우리는 공정한 재판과 진실규명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검찰과 법원을 규탄하는 투쟁에 나설 것이다. 결코 우리는 진실규명을 위한 투쟁을 중단하지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09년 5월 7일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