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연합'
반대한다.
노동자민중 중심의 반신자유주의연합을 굳건히 세워야 한다
그것을 중심으로 제 민주세력과의 연대를 확대하도록 해야 한다.
11월 27일 DJ가 제안한 이른바 ‘민주연합’이 다음과 같은 일정으로 발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11.27 DJ와 강기갑 민노당대표 면담
11.28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민주노총 집행부 간담회
11.30 민주당-민노당-창조한국당의 ‘남북관계 위기타개를 위한 비상대책회의’
12.4 경제·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제 정당·원로·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
12.6 경제파탄, 민주파괴 이명박정권 심판 국민대회

김대중-노무현정권 세력은 지난 10년간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강행한 결과 노동자민중의 지지를 상실하고 볼품없는 야당으로 밀려났다. 이제는 10년 전 그들이 내세웠던 ‘민주화투쟁의 기수’, ‘서민의 대변자’라는 간판도 붙이기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야당으로 전락했으나 그들 스스로도 ‘야성’을 상실했다고 자탄하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들의 정치적 대부인 DJ가 나서 ‘민주연합’을 적극 추진하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집행부 등은 자주민주통일 노선에 입각하여 ‘민주대연합’을 추구해 왔다. 97년 이후 노동자정치세력화 국면에서도 노동자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와 수구보수에 맞서는 민주대연합 사이를 넘나들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에도 ‘반통일 수구보수세력’ 대응한 반민주연합전선을 강조하면서 반신자유주의 전선을 교란했다. 98년부터 시작한 전국민중연대가 반신자유주의 기층민중 연대체로 발전해 왔으나, 자주민주통일 의제를 중심으로 통일연대, 시민운동단체를 아우르는 한국진보연대 결성을 강행하여 결국 반신자유주의 연대투쟁체인 전국민중연대가 두 동강나고 말았다. 그러나 시민운동단체들은 한국진보연대에 참가하지 않아 한국진보연대는 이전 ‘전국연합’이 이름만 바꾼 형국이 되어
버렸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촛불투쟁이 터졌다. 촛불투쟁 와중에서 광우병 국민대책위 차원에서 전선재편 논의가 불거지고, 민주당까지 포함하는 ‘반민주 국민전선’이 제기되었다. 결국 지난 10월 8일 ‘민생민주 국민회의’ 출범을 결정했다. 그러나 민생민주 국민회의에 민주당 참여 문제가 논란되자, 정당참가를 배제했다가 민주당을 제외한 진보정당의 참가를 열기로 하고 12월 6일 국민회의 출범을 앞두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11월 27일 DJ가 민노당 강기갑 대표에게 ‘민주연합’을 제안한 것이다. 다음과 같은 DJ의 주문에서 ‘민주연합’의 실체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10년 전의 시대로 전체 흐름이 역전되는 과정에 있다. 이명박 정권 9개월은 남북관계 의도적 파탄, 민주주의의 위기, 경제위기와 서민의 고통을 초래했다. 그래서 민노당, 민주당, 시민사회단체가 굳건하게 손을 잡고 민주연합을 결성하여 대정부투쟁을 벌여야 한다.”
즉 민주연합은 ‘민주당-민노당-시민운동단체’를 축으로 하고, ‘통일 민주 민생’을 주요 의제로 하자는 것이다. 이 제안에 따라 민주당, 민노당, 창조한국당이 ‘남북관계 위기타개를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민주당이 민주노총을 방문하여 ‘민주연합’을 제안하고, 민주노총 집행부는 찬성한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12월 4일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이 참여하는 ‘경제·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제 정당·원로·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집행부뿐만 아니라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 등 일부 산별노조 위원장들도 “경제위기 상황에서 민주세력들이 힘을 모아 공동대응하는 것이 옳다”며 동의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대북 강경정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공동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사안별로 연대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위기로 노동자민중의 고통이 가중되고, 그 원인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이라는 점이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지난 10년간의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신자유주의의 후과이며, 이명박 정권이 그것을 보다 더 악화시키고 있는 것 아닌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앞세워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리해고, 비정규직화를 강행하고, 이에 저항하는 노동자민중에게 반민주적인 탄압을 자행해 왔던 민주당 세력과 연대전선을 친다면 국민대중이 비웃을 것이다. 민주당 세력에 대한 불신은 노동자민중세력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될 것이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경제(기업) 살리기’가 아니라, ‘노동자민중 살리기’ 운동을 전개해야 할텐데 그 핵심인 비정규직철폐, 한미FTA 무효화, 공기업 사유화 저지 등이 애매하게 얼버무려 질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민주당에게 어차피 노동자민중의 고통은 부차적이다. 그들은 실추된 정치적 권위를 세우기 위해 반이명박(반한나라당) 전선의 대표적인 정치세력으로 서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민노당은 ‘민주연합’을 추진하면서 사안별 공동대응에 불과하다는 입장과 2010년 지자체에서 민주당-민노당 공동대응을 내다보는 입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민노당이 그들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민주당과의 공동 공천, 민주당과의 거국내각 구성, 자주민주정부수립 등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정치적 행보가 노동자민중의 투쟁전선을 교란할 것이 자명하므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진보신당은 ‘민주연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결국 12월 4일 5개 정당이 참가하는 연석회의에 참가하기로 했다. 이것이 사안별 공동대응 수준인지, 결국은 민주연합의 틀 속으로 들어가는 수순이 될지는 분명치 않다.
대중조직인 민주노총의 집행부가 보이는 행보는 매우 우려스럽다. 지난 시기 노동대중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공세로부터 받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도 대중조직의 집행부가 그들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 조직 내 논의도 없이 상층에서 일방적으로 신자유주의 세력과 민주연합을 주요 전선으로 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민주연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조직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해야 한다. 신자유주의
세력과의 민주연합이 아닌 노동자민중 중심의 반신자유주의연합을 굳건히 세우고, 그 전선을 중심으로 제 민주세력과의 연대를 확대하도록 해야 한다.
2008년 12월 3일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