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중집)은 11월 14일 선언한
“12월 총파업”의 구체적 일정과 방안을 확정/결의해야 한다.
- 당면 투쟁에 대한 노동전선 입장
1. 민주노총은 ‘민중총궐기’ 투쟁을 통해 일대 정세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스스로 마련했다. 정세의 성격은 2015년 11월 14일 투쟁을 계기로 완전히 바뀌었다. 박근혜 정권은 위기 때마다 의회(정치권)를 무력화하는 것을 통해 모면해 왔지만, 지금은 성격과 차원이 전혀 다른 노동자민중의 직접투쟁에 직면하게 됐다. 이로써 정세는 박근혜 정권과 노동자 민중과의 정면 승부 형국으로 바뀌었다.
박근혜 정권이 11월 14일 투쟁을 ‘폭력’으로 뒤집어씌우는 것을 넘어 ‘테러’로까지 빗대는 것은, 한편으로는 무차별 탄압을 통해 투쟁을 위축시키려는 의도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 민중의 분노와 투쟁이 더욱 거세게 일어날 것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이다.
2. 이제 공은 다시 민주노총에게로 넘어왔다. 모처럼 형성된 이번의 계기와 기회를 더욱 살리고 강화하는 것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민주노총이 앞장서 노/농/빈 대중투쟁의 구심이 되고, ‘진보/좌파‘ 진영의 공동투쟁을 이끌어 내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을 통해 계급대표성을 확보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그동안의 투쟁을 통해 박근혜 정권의 ’노동개혁‘이 실은 ’노동개악‘일 뿐이라는 것을 폭로/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새정치 민주연합도 ‘노동개악’에 반대하게 만들었으며, 최근 한국노총이 다시 반발을 보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새정연’과 한국노총은 언제든지 태도를 바꿀 수 있다. 그들을 묶어세우고 견인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민주노총의 투쟁이다. ‘새정연’은 2016년 예산과 선거법 개정을 매개로 새누리당과 야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한국노총은 그런 상황의 종속변수일 뿐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새정연’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나 박근혜 정권의 개헌 의도에 대해서는 양보나 타협을 하기 어렵다. 문제는 그들에게 그를 막을 수 있는 독자적 역량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로서도 노동자민중의 투쟁역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은 이런 형국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3. 민주노총은 총파업 일정을 불투명한 국회 일정이나 상황에 따라 정하려는 고질병에서 이제 탈피해야 한다. 반대로 독자적인 투쟁일정과 방안을 먼저 분명히 확정/결의하고 이를 통해 국회 일정이나 상황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더구나 박근혜 정권은 국회와 무관하게 연내에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발표가 이루어지고 나서 투쟁에 나서는 것은 이미 늦으며, 그를 되돌리는 데에는 훨씬 많은 투쟁동력이 필요하다.
민주노총 일부에서는 ‘노동개악’이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처리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와 전망을 하고 있다. 이에 근거해 총파업 일정을 미리 확정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또 일부는 그 연장선에서 총파업을 연속해서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가 가이드라인이 발표할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 역시 총파업 일정을 확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더 최악은 이들 모두 실은 총파업 동력이 미비/부재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자신들의 인식과 태도를 이른바 ‘뻥파업’이 될 것에 대한 진정한(?) 우려로 돌리고 있다. 이러한 인식과 태도는 논리적으로 자가당착일 뿐이며, 현실과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현 정세와 전혀 동떨어진 것이다.
4. 그동안의 실제 현실을 보면 민주노총은 지난 3번에 걸친 총파업투쟁과 그 사이의 일련의 투쟁, 그리고 이번 11월 14일 투쟁을 통해 지금까지 ‘노동개악’을 지연시켜 왔다. 지난 3번에 걸친 총파업은 비록 부족했고 비판받을 지점이 있지만 이를 두고 이른바 ‘뻥파업’이라고 치부하거나 비난해야 할 것은 전혀 아니다. 또한, 그 3번의 총파업이 부족했던 중요한 원인의 하나가 바로 이른바 ‘강행(상정) 시 총파업’이라는 결정(방침)에 의한 것이었다. 이 결정이 유효하다면 민주노총은 이미 전면(정치)총파업을 단행했어야 했다. 이 결정은 전면 총파업을 조직하는 무기로서가 아니라 앞서의 투쟁을 미약하게 하는 데 작용했을 뿐이며 이제 와서는 이마저도 무력화 될 것에 대한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지금 누구도 총파업이 결정만 내린다고 쉽게 가능하다고 판단하거나 주장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총파업 일정을 확정하지 않고는 총파업을 조직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것, 현 정세에서 ‘12월’ 총파업은 너무나도 정당하며 전적으로 지도부의 결단이라는 것, ‘뻥파업’을 지레 우려하기 보다는 총력을 다해 조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력을 다한 결과에 대한 비판은 있을망정 누구도 민주노총을 탓하거나 비난하지는 않을 것이다.
5. 현재 정세에서의 핵심 쟁점은 총파업 일정을 언제로 할 것인가가 아니다. 그것은 어쩌면 기술적 문제일 수도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그게 언제든 총파업이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다. 이 지점에서 다수 활동가들은 고통 받고 있으며, 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불명료한 것이다. ‘새정연’을 바라보거나 국회 일정을 놓고 설왕설래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이미 12월 3일~9일 사이를 총파업 일정으로 정했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11월 14일 투쟁에서 “12월 총파업”을 선언했던 것도 이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그렇다면 민주노총 중집은 이제는 총파업일정을 확정/결의해야 한다. 만약 법안이나 가이드라인의 상황이 12월 3일~9일 이전에 발발한다면 그 즉시 총파업에 돌입해야 한다. 이를 전제로 지금으로서는 기 결정대로 12월 3일~9일 사이에 총파업일정을 특정해서 확정/결의해야 한다. 이게 이루어져야 그 전에 있을 수도 있는 비상사태에 대비하기도 더 용이하다. 반대로 만약 그 기간 동안 어떤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실제로 선제 대응으로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 뒤의 상황은 그 때가서 다시 논의/대응해도 늦지 않다.
민주노총 중집이 11월 26일 회의에서 총파업 일정을 확정/결의하고, 이 기운을 몰아 11월 30일 금속노조 대대가 민주노총의 결의를 받아 안을 수 있게 해야 한다. 12월 5일 예정된 2차 ‘민중총궐기’는 또한 그것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조직하되, 그와 함께 총파업 투쟁은 이번에는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2015년 11월 25일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