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과잉생산에 따른 공황이 이미 한반도에도 상륙했다. 조선ㆍ해운ㆍ철강ㆍ플랜트ㆍ건설을 비롯하여 전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독점재벌에게 천문학적 자금을 지원하고, 노동자들은 길거리로 내모는 정책을 전면화하고 있다.
정부여당뿐만 아니라 ‘더민주’, ‘국민의 당’ 등 야당도 구조조정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새누리당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황’이 공기업 노동자와 무슨 상관있어?
경제위기가 영향을 주지 않는 곳이 없는 듯하다. 자본의 이윤창출의 위기의 여파가 공공부분 노동자들을 타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위기가 공공부문 노동자들과는 무슨 연관이 있기에, 정부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못살게 굴고 또 공기업 사유화 방침을 쏟아내는가? 독점자본이 주도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가는, 경제위기에 따른 공황구제의 보루다. 독점자본이 공황의 태풍에서 무너지면 일파만파 전 사회, 자본주의 질서 자체를 흔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자본가 정부는 독점자본의 기업활동, 이윤확보를 용이하도록 온갖 법적ㆍ제도적 지원을 다한다. 천문학적인 재정을 지원하고, 독점대기업의 먹거리(이윤)를 제공하기 위해 규모가 큰 국책사업(SOC)을 벌인다. 결국 정부의 재정이 악화되고 부채는 늘어난다. 정부의 부담을 공기업에 전가하기 때문에 공기업부채도 늘어난다.
자본가 정부의 입장에서 공공부문은 하나는 ‘비용’ 그 자체이다. 공기업의 생명인 ‘공공성’은 안중에도 없다. 공황구제를 위한 늘어가는 정부부채를 전 민중에게, 공공부문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프로젝트를 전면적으로 가동하는 이유다. 연금을 삭감하고 기존의 복지제도를 대폭 후퇴시켰다. 평균임금 산정방식을 개악하여 퇴직금을 삭감했다. 개별적인 인사고과 씨스템을 개별연봉과 구조조정(퇴출)에 적용한다. ‘(통제)씨스템’ 그 자체가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를 스스로 강화시키고, 협력보다 경쟁을, 노동자 간 단결보다 사측에 충성을 강제하려는 것이다. 결국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는 노동자들을 철저히 개별화시키겠다는 ‘노동통제’의 완성을 의미하는 공격이기도 하다. 왜? 공기업 노동자들은 정부의 시각에서는 오직 비용이고, 공황구제를 위한 천문학적인 비용을 전가시키기 좋은 1차적인 대상이기 때문이다.
성과연봉제ㆍ퇴출제, 노동자 분할 통제의 완성
정부와 자본은 1990년 이후, 일본 등 선진적인 노동자 분할 통제정책을 벤치마킹하여 추진해 왔다. 특히 98년 경제위기 발발 이후 ‘노동시장의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비정규직 비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자본의 입장에서는 총액차원의 임금수준을 낮추고 것이고,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는 경기변동의 안전판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른바 ‘고용의 유연화’의 주요한 측면이다.
1997년 ‘정리해고제’가 도입된 이후, 1998년부터 대기업 정규직을 대대적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한 적이 있다. 이때 대기업 정규직노조들은 하나같이 파업투쟁으로 저항에 나섰다. 그 이후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 잘라내는 시도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동시에 저임금의 비정규직(기간제, 하청 등) 노동자들을 늘이는 데 집중해 왔다. 노조로 조직되지 않은 수많은 대기업 정규직노동자들의 현실은 이미 언제든지 잘려 나갈 수 있는 상황에 몰려 있기도 하다(삼성, KT, LG 등등).
문제는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는 정규직이다? 그렇다! ‘자본의 위기’가 깊어가는 상황에서 정부와 자본은, 정규직 노조와의 일종의 ‘타협’을 해 왔으나,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그래서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는, ‘노동력 판매조건’, 특히 고용문제를 둘러싸고는 언제든지 저항할 수 있는 노조들이 문제다! 이제는 ‘저항’할 수 있는 정규직과 일정한 ‘타협’을 용인할 정도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성과연봉제ㆍ퇴출제는 바로 이들의 저항을 뿌리로부터 깨겠다는 것이다. ‘임금의 유연화’, ‘노사관계 유연화’, ‘고용의 유연화’를 탑재한 인사고과 씨스템이 바로 성과주의 씨스템이다. 따라서 이는 ‘노조로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의 목을 직접 치겠다는 것이다.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절대 밀릴 수 없는 절대적인 투쟁과제이다.
어김없이 쏟아지는 공기업 사유화 정책
경제위기가 심화될 때마다 정부는 ‘돈이 되는’ 공기업을 사적자본에 넘기는 정책을 쏟아낸다. 지난 6월 14일,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안’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확정하고 대통령이 주재한 공공기관장 워크숍을 통해 공개되었다. 에너지 공기업 증시 상장과 전력판매 및 가스도입 시장 민간개방, 해외자원개발 공공기관 인력ㆍ조직 축소를 담은 기능조정 방안이다. 전력 소매시장 개방과 가스 도입ㆍ도매시장 개방을 담은 단계적ㆍ우회적 민영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7월 6일 국토부는, “철도망 구축에 향후 10년간 19.8조 원 민간자본 유지”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독점자본으로 하여금 알짜배기 철도노선을 ‘건설’하고 ‘운영’까지 하도록 하는 파격적인 철도사유화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이것의 내용을 보면, 민간자본이 철도에 대한 건설ㆍ운영ㆍ부대사업까지 마음대로 해 먹고, 철도공사로부터 선로사용료까지 징수할 수 있도록 하는 거대한 규모의 종합선물세트다.
그럼에도 정부는, 공공부문 각 영역의 민간이양에 대해 ‘혼합소유제’ 운운하며 민영화가 아니라고 우기고 있다.
투쟁전술 방향, 정권에 맞선 ‘하나의 전선’을...!
공공기관사업본부(중앙공투위 대표자회의)는 최소 2주일의 파업프로그램을 준비하자고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2주일 이상 무기한 파업이 현실화하려면 철도노조가 관건이라는 현장간부들의 판단이다. 파업투쟁의 결의는 지도부의 단호한 의지에 대한 내ㆍ외의 신뢰가 첫째다. 동시에 파업의 실질적인 파괴력은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의 능동적이고 통일된 실천이다. 지도력과 조직력의 결합 정도가 투쟁력을 말해 줄 것은 당연하다.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면 이길 수 있는 투쟁을 조직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노예연봉제ㆍ공기업 사유화 저지 등 공동의 투쟁과제를 중심으로 최대치의 투쟁파괴력을 조직해야 할 것이다.
공동파업투쟁의 불길이 정권을 향해 솟구칠 수 있도록 하는 길은, 우선 철도노조를 비롯한 핵심노조들이 단호하고 끈질긴 파업투쟁을 전개하는 것이다. 철도노조의 경우 최소한 지난 2013년 23일 파업 정도는 사수해야 한다. 개별노조 간에는 조직력과 투쟁력의 편차는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싸워 볼 만하다”고 판단하면 자신감은 배가될 것이다. 중심이 튼튼하면 광범위한 외연들이 함께 들고 일어날 수 있다. 장기간의 파업을 전개하지 못하더라도 가두투쟁에서 합류할 수 있다.
우리 노동자들은 당면한 과제를 중심으로 투쟁을 조직하더라도, 전 민중적 분노를 하나로 모아내는 조직자가 되어야 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던가? 모든 반민중적ㆍ반노동자적 정책은 모두 자본가 정권으로부터 나온다. 이 사회의 민중들은 이미 충분히 분노의 뿔이 나 있다. 부정선거, 세월호 학살, 국정원의 온갖 못된 짓,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반도 싸드 배치, 헌법에 보장된 모든 기본권과 민주주의의 유린, 모든 부면에서의 파쇼적 행태 등. 7월에 금속 1박 2일 파업, 9월에 공공파업, 11월에 민중총궐기대회와 같이 기계적인 일정 박기식, 하나의 행사처럼 투쟁을 배치하는 느낌이 든다. 주체의 상황을 고려해서 투쟁 일정을 배치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술은 힘을 모아야 할 때 한곳으로 모을 수 있을 때 승리의 전망이 밝아진다.
고립분산적인 투쟁을 지양하고 ‘악의 축’인 박근혜 정권을 향해 힘을 집중하자는 것이다. 파업투쟁과 가두에서 민중총궐기를 결합시키자는 것이다. 공기나 물조차 밀도를 높이고 하나의 방향으로 쏘면 바위도 뚫는다. 그것이 단결이고 연대를 기반으로 한 전술의 기본이 아닌가! 투쟁전술은 유유히 흐르던 강물이 폭포가 되어 내리치듯이 운용해야 한다. 노동자의 파업투쟁 주체와 민중총궐기투쟁본부가 긴밀히 투쟁방침 공유하고 힘을 모을 때이다. ‘수줍은’ 투쟁전술로는 고립분산을 넘을 수 없다. ‘노동자 죽이기’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권에 타격을 가할 수 없다. 투쟁 과정에서 더 큰 투쟁을 준비할 수 있는 경험과 조직력을 남기지 못한다.
활동가들의 ‘소통과 연대’, 그리고 과제
활동가들의 조직적인 실천이 필수적인 과제다. 공통의 정세인식, 투쟁의 기조와 방침, 현장 조직화 전반, 투쟁과정에서 제기되는 온갖 교란요인에 대한 판단과 대응 등, 현장활동가들의 소통과 연대는 주ㆍ객관 조건을 고려할 때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제다. 공기업ㆍ정부투자기관ㆍ지방공기업 노조뿐만 아니라, 전교조ㆍ공무원노조 등이 될 것이다.
가장 선두에 서 있는 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활동의 내용과 성격을 의심해 보고 비판적 평가를 수행할 때이다. 공공부문의 활동가연대를 복원하는 것, 그 속에서 더 치열하게 토론하고 실천하고 학습하며 ‘선진 노동자’, ‘활동가’의 역할을 제대로 세워내는 것이 긴급한 과제다.
활동가들은 아래로부터의 투쟁태세와 조직력을 강화시켜 가면서, 동분서주해야 한다. 정작 파업투쟁에 불이 붙으면, ‘양의 탈을 쓴 야당’들이 교란요인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합의’니, ‘중재’니, 국회 내 ‘특별 소위’니 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수없이 그래왔듯이, 지도부가 면피용 투쟁에 한정하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이 모든 예상되는 상황을 예측하고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이 바로 활동가(조직)이다. ‘단 한번의 승리’를 준비하는 것도. 노동전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