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

1. 19대 대선 결과 약평

1) 정권 교체

- 이번 19대 대선 결과는, 2016년 4.13 총선에 이어, 지난 9년여에 걸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대한 노동자ㆍ민중의 반발과 저항, 그리고 시민사회의 불만과 불신이 표출된 것으로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대해 대중이 다시 한 번 확실하게 정치적 심판을 가한 것이다.

- 그런데 이러한 결과는 예기치 않았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발생에 따른 촛불집회가 낳은 정치적 효과이기도 하다. 여기서 촛불집회가 낳은 정치적 효과에서 주목할 점의 하나는, 지난 1987년 이후 한국사회 제도(주류)정치에서 선거 때마다 구도를 이루었던 민주 대 반민주 구도와 지역 구도가 각각 약화/완화되고, 향후 선거 구도가 보수-중도-진보 사이의 이념과 세력 구도와 함께 세대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점이다.

- 이는 한국의 정치지형이 미국, 일본과 같은 거대 보수 양당 체제로 굳어지는 것을 지연/제어하고 유럽과 같은 계급, 계층별 이해를 좀 더 반영하는 다당제 구도(지형)가 형성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동시에 그동안 한국사회 또는 한국정치를 짓눌러왔던 남북문제와 한미동맹에 대한 경직된 상태가 다소 완화될 수 있는 개연성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 따라서 이번 대선 결과는 겉으로는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그 구체적 내용은 과거의 그것과 다르며 좀 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2) 촛불집회, 퇴진행동의 성과 및 한계

- 이번 19대 대선은 촛불집회가 낳은 결과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비록 지난 총선에서 박근혜 정권과 집권당이 예상 외로 패배했지만 촛불집회가 아니었다면 19대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사실 장담하기 어려웠다. 만약 정권교체에 실패했다면 말할 것도 없고, 양강 구도가 유지된 채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면 여소야대 정국 아래에서 한국사회, 한국정치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은 가능성이 아니라 기존 구도가 되풀이되는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인바, 촛불집회가 이를 제어/차단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와 의미는 결코 작거나 가볍지 않다.

- 그러나 문제는 딱 거기까지에서 머무르고 말았다는 데에 있다. 촛불은 스스로를 정치화하지 못했고, 기존 정당을 통해 자신의 요구를 실현하려 하였다. 하지만 기존 정당들은 본질적으로 이러한 요구들을 온전하게 실현할 수 없고, 오히려 노동자ㆍ민중의 요구들을 체제 내로 수렴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 결과가 위와 같이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과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객관적으로 촛불을 담아낼 독자적인 정치세력이 부재했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그나마 그를 가능케 할 수 있었던 퇴진행동이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있다.

3) 변혁적 부위, 민주노총의 성과와 한계

- 자본주의 체제의 극복을 지향하는 변혁적 부위는 촛불집회에 그 누구 못지않게 참여하면서 촛불이 제도권으로 흡수되지 않고 스스로의 독자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등 노력하였고 가벼이 볼 수 없는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거대하고 폭발적인 대중의 직접적인 저항 행동의 분출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보다 변혁적으로 보다 대중적으로 전진하게 함에 있어 성공적이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변혁적 부위는 대중이 직접적 행동으로 나서게 된 이유(신자유주의적 지배의 강화와 모순의 증대)와 그 기본적 해결 방향(자본주의 체제의 분쇄)을 모르지 않았으나 그것을 당면의 투쟁에 녹여내어, 구체화하고 대중을 추동하는 데에는 역부족을 드러내었다. 이에 대중들이 요구한 것은 객관적으로 제도권 정치로는 풀어낼 수 없었던 것들이었지만, 즉 촛불은 객관적으로는 제도권 정치에 친화적일 수 없었지만, 결국에는 제도권 정치 내에서 차악을 선택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중적 저항은 불씨를 안은 채 다시 잠재화된 상태일 뿐, 지속되고 있는 자본주의의 위기는 또 다른 대중적 저항을 키워내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러한 현실이 변혁적 부위에 던지는 과제도 그만큼 뚜렷한 것이다.

- 민주노총은 박근혜 정권퇴진을 이끈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동력을 제공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자신이 가진 힘을 대선공간에서 두 명의 진보후보에 대한 지원, 지지하는 것으로 결정했을 뿐, 독자적인 투쟁을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다.

2. 문재인 정권과 노동정책

1) 문재인 정권의 성격과 전망

- 지난 노무현 정권은 스스로를 ‘신자유주의 좌파 정권’라고 말했지만 이는 한국지형에서의 얘기일 뿐, 세계적 맥락에서 보면 이들은 서구 사민당보다 한참 오른쪽에 있다. 한국에서 서구 사민당에 가까운 정당은 그나마 ‘진보정당’ 정도이다.

-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신자유주의를 제도화, 전면화, 본격화했다면 문재인 정권은 이제 그 폐해를 일부 보완/보충하려 할 것이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한국사회의 모순이 더 이상 진전될 경우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민중의 반발과 저항이 더욱 거세질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기존의 재벌 위주의 경제체제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이대로 가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극화를 포함한 한국사회가 당면한 각종 모순이 더 심해지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는 정책 일변도로는 나가지 않을 것이다.

- 문제는 문재인 정권이 주관적으로 그러한 입장을 취하고, 그에 따른 정책을 입안/집행하고자 하는 것과 객관적으로는 그것들이 실천되거나 지속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 세계 자본주의(제국주의)의 압력을 거스를 수 없는 것은 물론, 국내적으로도 재벌(자본)의 반발과 저항이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협치’는 자본과 기득권 세력과의 타협 내지 굴복으로, ‘통합’은 노동자 민중에 대한 공격과 탄압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 위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문재인 정권은 당분간 국내적으로는 정치개혁, 즉 이른바 ‘적폐청산’을 앞세워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고, 다른 한편으로 ‘일자리 창출’을 내세워 노동자ㆍ민중의 반발과 저항을 누그러뜨리려는 행보를 보일 것이다. 나아가 대외적으로는 당면한 ‘핵’ㆍ미사일 문제, 사드 문제, 위안부 문제 등을 매개로 남북, 한미, 한중, 한일, 한러 관계를 재정립하고자 할 것이다. 또한 현재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은 한국의 경제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에게 남북문제는, 당대표 시절 발표했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나 후보 시절의 ‘개성공단 확대’ 공약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남북경협 활성화를 통해 한국 경제의 활로를 찾아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 그러나 국내, 대외 상황 모두 무엇 하나 쉽게 풀일 일은 없다. 오히려 과거 정권들이 맞닥뜨렸던 상황보다 지금은 상황이 훨씬 악화되어 있다. 이는 박근혜 정권이 몰락하게 되었던 경제위기와 양극화 심화 등 정세적 배경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박근혜 정권에서 보였던 우경적 행보에서 잘 드러났듯이 문재인 정권이 자본과 기득권 세력에 맞서 노동자ㆍ민중의 이해와 이익을 위해 정권을 운영할 여지는 거의 없다. 아니 문재인 정권에게 그러한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문재인 정권이 한(조선)반도를 둘러싼 4대 강국(제국주의)의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없다. 이는 기본적으로 힘 관계에 따른 불가피한 일이다. 따라서 남북관계 또한 과거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

- 결과적으로 머지않아 문재인 정권은 위(자본 및 기득권 세력)와 아래(노동자ㆍ민중) 모두로부터의 압력과 저항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

2)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 문재인 정권이 주창하고 있는 경제정책의 근간인 ‘소득주도 성장론’은, ‘성장-고용-복지’ 정책이 따로 가는 것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가계소득을 증대시켜 ‘성장-고용-복지’가 함께 가는 ‘황금 삼각형(golden triangle)’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최고의 성장 정책이고, 최상의 복지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 이처럼 문재인 정권의 노동정책은 경제정책과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는데, 그것의 핵심이 일자리 창출, 즉 고용 문제이다. 그리고 그것은 크게,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최근 인천 공항 비정규 노동자 1만 명 정규직화(자회사 입사를 통한 정규직화–중규직)를 선언하면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이슈를 선점하고 있고, 구체적으로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통한 실행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노동회의소 구축 및 노사정위 재가동을 통한 노사협의 기구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그러나,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은 구체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비정규직이 무기계약직으로 자회사 전환 등으로 기존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원청 비정규직에서 협력업체 정규직’으로 전환으로 고용과 임금의 차별, 원청 사용자성 및 단결권 부정 등 기존 비정규직 제도의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또한, 노사정위원회 재가동이나 지역일자리 공약의 경우 ‘광주형 일자리 모델’에서 보이듯이, 노사합의에 의한 저임금형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본적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노사정 협약의 흐름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명분으로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임금의 개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노동정책은 기존 비정규 제도의 뼈대는 그대로 남겨 놓은 채 부분적 개선 조치를 통한 저임금의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개선정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일자리 창출이라는 담론을 통해, 일자리위원회 구축, 노사정 협의기구 재가동의 드라이브를 걸면서 조직된 노동자들에 대한 포섭과 배제를 가할 가능성이 강하다. 이미, 양대 노총을 상대로 일자리위원회 참여를 강하게 강제하면서 민주노총 등의 핵심 요구인 노동3권 보장, 파견법 폐지, 특수 고용 노동자 권리 보장, 노동탄압 근절 등에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3. 대응 방향

1) 민주노총의 대응 흐름

- 6.30 사회적 파업을 선언한 민주노총은 최근 파업의 성격과 일자리위원회 참여를 놓고 내부적 쟁점이 형성되어 있다(5.24 중집, 5.31 중집, 6.8 중집). 6.30 파업의 성격을 최저임금 등 첨예한 쟁점이 걸려 있는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하는 파업’으로 제한하는 결정을 한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를 쟁점화하여야 한다는 의미 부여보다는, 실질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주요 산별 단위(금속, 공공 등등)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대통령 직속기구로 설치되는 ‘일자리위원회’에 대해, 일자리 창출에 대한 실질적 효과를 위해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형성했고, 6.8 중집 결정을 통해, 일자리위원회 1차 회의 전까지 노정 교섭(협의)의 정례화를 확인한다는 조건하에 참여를 결정했다.

- 위의 두 가지 쟁점은 정부에 대한 기본적 태도와 함께 당장의 대정부 투쟁을 가른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미 노정 교섭과 현안 문제를 중심으로 투쟁을 설정한 상황에서, 일자리위원회의 참여는 동전의 양면처럼 당연히 노동자들의 투쟁에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또한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30명의 위원 중 관계 부처 장관 11명과 국책연구기관장 3명, 수석비서관 1명을 당연직 위원으로 하고 있는 구성으로 볼 때, ‘사회적 합의 기구’라기보다 ‘관료기구’, ‘정부기관’으로밖에 볼 수 없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 참여해서 민주노총이 발휘할 수 있는 협상력은 애초부터 없다고 할 것이다.

2) 변혁적 부위, 민주노총의 정치적/조직적 독립성/독자성 강화

- 문재인 정권은 기본적으로 촛불에 정치적 빚을 지고 있다. 역으로 말하면 촛불(그 속에 노동자ㆍ민중의 반발과 저항)은 문재인 정권에 대해 일정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촛불에서 제기되었던 요구를 문재인 정권을 향해 전면적으로 제기할 필요가 있다. 즉 문재인 정권에 정책을 일방적으로 위임해서는 안 된다.

- 이를 위한 전제 조건은 변혁적 부위, 민주노총이 정치적, 조직적으로 독립성과 독자성을 유지, 강화하는 것이다. 민주노총/노동자ㆍ민중의 투쟁을 강화하는 것을 통해 이 힘으로 문재인 정부를 견인/견제해야 한다.

-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의 각종 기구에 원칙적으로 참여해서는 안 된다. 투쟁을 통한 대정부 직접 교섭은 당연히 요구할 수 있지만, 이것과 항상적 기구에 참여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전자의 경우는 투쟁과 교섭 여하에 따라 주체적인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음에 반해, 후자의 경우는 설령 동의하지 않는다 해도 그에 따른 결정을 거부할 명분을 잃게 된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들어가서 활동할 경우 노동자 투쟁을 들러리 세우는, 즉 수동화시킬 가능성만 높일 뿐이다. 지금은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일 뿐이며, 이런 정세에서는 밖에서 투쟁하는 것이 기본이다. 설령 일정한 조건이 갖추어진 시기가 온다고 해도 원칙적으로는 독자성을 유지해야 한다.

3) 현안 투쟁 강화와 함께, 반자본주의/반제국주의 투쟁 조직화

- 변혁적 부위는 한편으로는 민주노총과 함께 현안 투쟁을 강화하고, 나아가 이를 반자본주의, 반제국주의 투쟁을 위한 조직화로 연결시켜야 한다. 지난 촛불집회에서 보듯 대중적 차원에서 반자본주의, 반제국주의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결코 아니다. 비록 촛불집회가 충분히 정치화하지는 못했지만 그것은 거기에 참여, 결합한 대중의 책임이 아니며, 그들의 능력이 부족해서만도 아니다. 단번에 이루기는 쉽지 않지만 시도조차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 변혁적 부위와 민주노총은 우선 민주노총 6월 투쟁 조직화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민주노총 6월 투쟁을 문재인 정권과의 일차 정립 과정일 수밖에 없다. 즉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ㆍ민중의 투쟁의 대상임을 분명히 확정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그럴 경우 다시 보수 세력이 준동할 것을 우려하여, 투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한데, 이는 현 정세에 대한 그릇된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의 역사를 보더라도 전혀 근거도, 실효성도 없는 것이다.

4) 6말 7초 노동자 정치파업의 기치를 분명히 내걸어야

- 특히, 최저임금 1만원으로 집약된 6말 7초 총파업을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 해고자 원직복직, 구조조정 저지,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분쇄, 노동기본권 쟁취 등 그동안의 노동 이슈들을 집약하는 투쟁으로 조직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퇴진 촛불투쟁 이후 등장한 신정권에 대한 대중적 기대가 높은 것은 그동안의 불만의 정도와 비례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대가 높다는 것은 조직하기에 따라서는 노동자의 불만이 대거 솟구칠 수도 있는 정세 지형인 것이다.

- 신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노동진영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공세적으로 제기하면서, 민주노총 등 조직 노동자에 대한 고립과 배제 전략을 취해 올 것이다. 대선 전 문재인 지지를 공개 선언한 세력 등의 움직임을 보았을 때, 그 어느 때보다도 민주노조 진영 내 개량주의 세력의 준동이 노골화될 것이다. 때문에, 우선적으로 문재인 정권에 맞선 노동자 정치파업, 즉, 반노동 정책의 전면적 폐기를 중심으로 6말 7초 정치파업의 상을 분명한 기치로 내걸어야 한다.

5) 6말 7초 총파업과 이후 현장 조직화 사업

- 하지만 6말 7초 총파업의 동력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5.30 중집은, 6.28부터 7.8까지 5대 요구(△박근혜적폐청산 △최저임금1만원쟁취ㆍ비정규직철폐ㆍ저임금타파 △재벌체제 해체 △국가기구개혁ㆍ사회공공성강화 △노조할권리쟁취ㆍ노동법전면개정)를 걸고 하루 이상 파상파업 및 총력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기간 중 6.30은 비정규직 사업장 중심으로 최저임금1만원쟁취,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권리쟁취 등 비정규직-저임금 노동자의 요구를 걸고 사회적 총파업에 ‘돌입’하며, 그 외 사업장은 파업, 총회, 연가투쟁, 확대간부 이상 파업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회적 총파업에 ‘결합’하기로 결정했다. 준비되고 있던 ‘사회적 총파업’은 사실상 비정규 단위의 파업으로 축소된 것이다.

- 6.30 사회적 총파업은 최저임금 1만원을 중심으로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내고, 미조직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한 측면이 있다면, 다른 한편 노동기본권 쟁취, 노동탄압 분쇄,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 등의 요구를 걸고, 조직 노동자들이 공세적으로 사회적 의제를 제기하고자 계획했던 파업이기도 하였다.

- 민주노총의 혁신을 위해서라도, 먼저 이번 총파업은 미조직 노동자들을 조직하겠다는 전자의 의미를 살려낼 필요가 있겠다. 최근 문재인 정권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미조직 노동자들의 조직화 움직임이 활발하게 감지되고 있다. 이러한 정세 속에서 정권이 말하고 있는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허상을 ‘폭로’해 내고, 미조직 조직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이미 대부분의 이슈를 정권에게 선점당한 상황에서, 정권을 ‘폭로’해 내는 사회적 선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정권이 말하고 있는 비정규직 철폐, 일자리 확대, 최저임금1만원 인상 등이, 우리가 주장하고 있는 것과 어떻게 다른 것인지 구체적으로 선전해 나가면서, 정권의 본질을 ‘폭로’해 나가야 할 것이다.

- 또한 조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6말 7초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5대 요구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계속적으로 교육하면서, 현장을 조직해 나가야 할 것이다. 노정 교섭의 구체적 내용들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어떻게 싸울지 조합원들에게 끊임없이 선전하고 교육하면서, 조합원들과 함께 현장의 투쟁을 조직해 나가야 할 것이다.

- 6말 7초 총파업 이후에도, 민주노총의 구체적 요구들을 사회적으로 쟁점화시켜내면서, 특히 양심수 석방 및 수배 해제, 전교조ㆍ공무원노조 합법화, 공공기관 해고자 전면 복직, 특수고용직 문제 해결 등 당장 행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더욱더 정권을 압박해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일자리위원회 참여 결정에서 다시 한 번 드러났듯, 지금의 국면에서 노동자계급의 독자성을 지키기 위한 이데올로기적 투쟁을 어느 때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겠다.

- 이상의 내용들로 노동의 의제들을 사회화시켜내고, 현장을 끊임없이 조직하면서, 하반기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6) 사드투쟁, 문재인 정권의 시험대

- 대선 기간 기습적으로 사드가 배치되었다. 문재인 정부에게 사드 배치 전면 철회를 분명하게 촉구하여야 한다. 대선을 전후해서 핵 문제 및 동북아 평화의 쟁점은 사드 배치로 정점을 찍고 있으며, 문재인 정권의 평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뜨거운 사안이다.

- 노동자들의 6말 7초 파업과 함께, 문재인 정권이 말하고 있듯이 ‘적폐청산(사드)’에 돌입할 것을 대규모의 행동(범국민 대회 등)을 통해 촉구하고 관철해 나가야 한다. 뜨거운 사안을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시키지 못할 시, 지난 정권과의 한미 합의 사안으로 책임을 모면하려는 문재인 정권에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 신정권이 대략의 청사진을 내놓게 될 6월 현재, 이 문제를 뜨거운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사드 배치를 실질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노동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