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성명] 132호 6-2 교육을 시장화하려는 교육부의 ‘고교학점제’ 도입에 전면 반대한다.

교육부가 말하는 고교학점제의 핵심적 성격은 학생이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입시 경쟁과 교육 불평등이 상존하는 한국 교육현실에서 학생들 개인에게 주어진 선택과 자율의 의미는 명확하다. 선택과 자율을 빌미로 부의 대물림과 차별을 정당화할 것이며, 교육에서의 능력주의는 서열화를 강화시킬 것이며, 그로 인한 불평등의 책임을 학생에게 전가할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본질은 김영삼 정부 이후 시작된 입시경쟁 강화를 위한 선택 중심의 신자유주의 교육과정을 최종적으로 완성시키는 데에 있다.

2022년 시행하려는 고교학점제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학교별로 다양한 선택과목이 개설되며, 학생은 그 중에서 선택을 해서 수업을 듣는다. 이로 인해 학교마다 개설되는 과목이 달라질뿐더러 학생마다 듣는 수업이 달라지게 된다. 이는 학교 간‧학생 간 격차의 심화로 이어진다. 강남과 비강남, 소위 ‘입시 명문고’와 일반고, 도시와 농촌 사이의 격차는 더욱더 커질 것이며, 가정의 지원을 받으며 입시를 위해 심화과목을 주로 골라 듣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은 자연스럽게 우열반으로 나뉘어 학생 간 교육격차가 고착화될 것이다.

아울러 개별 학교에서 개설해야 하는 과목 수가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고교학점제를 시행한다는 명목으로 교육노동자의 노동 유연화 정책이 물밀 듯이 몰아닥칠 것이 예고되고 있다. 교사의 다교과‧다과목 수업은 기본이며, 여러 학교를 순회하는 순회 교사가 확대되고, 정규 교원으로는 전체 수업을 감당할 수 없기에 비정규직 교원‧강사가 큰 폭으로 확대된다. 이는 명백한 교육노동 유연화 정책이며, 교육을 시장화하려는 문재인 정권의 교육정책이 낳을 수밖에 없는 비극이다.

또한, 개별 학교에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몇 개의 학교를 묶어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이수한 수업도 이수 학점으로 인정한다고 하는데, 코로나19로 일시적으로 실시된 온라인 교육과정이 수많은 교육적, 정서적, 신체적 문제를 낳고 있음을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정부는 민간 기업들이 공교육 영역에 진출하는 통로로서 ‘에듀테크 산업’을 미래 유망 산업으로 설정하고 이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한 바 있는데, 온라인 수업의 확대는 바로 에듀테크 산업의 안정적 확장으로 귀결될 것이다. 결국 고교학점제의 미래는 교육의 시장화인 것이다.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이하 노동전선)은 고교학점제 반대‧2022 교육과정 개정 즉각 중단을 위해 학교현장의 교사들과 연대하여 투쟁할 것이다.


  •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며 교육을 시장화하는 고교학점제 도입을 즉각 중단하라!!
  •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무상교육 실시하라!!
  • 자사고 등 특권학교 폐지하고, 대학을 평준화하라!!


2021년 6뤌 16일

현장실천 사회변혁 노동자전선

사진출처:조선일보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2021년 2월 17일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인 경기 구리시 갈매고에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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