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117호 신종코로나19바이러스를 통해 본 자본주의 모순과 대안

손미아 ㅣ 강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1. 코로나19 대유행, 자본주의 사회의 최후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2019년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코로나19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대유행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자본주의사회의 최후를 보여주는 것 같다. 영화는 인간의 상상 속에서 꾸며진 이야기지만, 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혹시 이러한 인류재앙의 최후의 날 같은 자본주의사회의 최후의 모습을 여러 번 경험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갑자기 기분이 오싹해진다.

코로나19는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MERS-CoV)나 사스-코로나바이러스(SARS-CoV)와 유사하게도 동물에서 기생하는 바이러스인데, 인간에게 전파되면서 치명적인 손상과 사망을 유발하고 있다. 코로나 19는 메르스나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 보다 인체의 호흡기계 상피세포에 더 잘 증식하고 있어서, 치사율은 평균적으로 약 2.38%로 메르스(34.4%)나 사스(9.6%) 때보다 더 낮으나, 사람과 사람의 전이가 매우 빠르고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어가고 있다. 1차 발원지인 중국 우한지역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는 점차 치사율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증상이 없다가도 갑자기 악화되는 점, 면역력이 저하된 집단에 치명적이라는 점, 뚜렷한 치료약과 예방백신이 없다는 점에서 예측불허의 전염병으로 인류가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위기는 우리가 영화 속에서 상상해왔던 ‘지구멸망위기와 탈출기’를 그대로 재현한 것 같다. 영화 속에서 항상 국가기구는 무능력하고, 한 평범한 집안에서 자라난 평범해보이는 한 인간이 갑자기 슈퍼영웅으로 등장해서 무너져가는 사회를 구한다.

현실에서는 어떠한가? 현실에서도 영화에서처럼 대부분 자본주의 국가들은 대응체계에서 한계를 드러내었다. 우리는 자본주의 각 국가들의 대응현황을 시간적으로 보면서 이 사회의 본질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즉, 자본주의 국가의 무정부성과 사적체계가 전체 사회를 계획하고 통제하는데 항상 실패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책은 이론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매우 간단한 것이었다. 코로나19 전파가 이루어지는 지역에 한시적으로라도 사람들의 왕래를 막으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자본주의 국가들은 이 간단한 것을 하지 못하고,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치거나 전파를 막지 못해서 이후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

초기 대응에 늦었고, 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중국정부가 뒤에 가장 모범적이라고 평가를 받는 데에는 그 이유가 있다. 이는 한 지역(우한)의 출입국자들을 막고 집중적인 인력투입과 국가적인 방역체계로 코로나19 전파를 최대한 막았기 때문인데, 이 부분은 다른 국가들이 감히 따라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어서 몽고,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는 국가기구가 초기에 출입국을 막은 결과 이후에 더 큰 재앙으로 발전하지는 않고 있다.

한국 정부는 중국 우한 지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증상이 발생했던 초기에 국가 자체를 전염병 창궐지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로부터 자체 격리했어야 했다. 중국 우한에서 전염이 발생한 뒤 약 2주간만 집중적으로 국가적인 자체격리만 했더라도 지금보다는 확산이 덜했을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미 중국 우한 지역을 넘어선 지역에서 코로나19 증상자들이 나타나고 있는데도, 조사대상자 정의를 “중국 후베이 성 우한시를 다녀온 후 14일 이내에 발열과 호흡기증상(기침 등)이 나타난 자”로 국한시키면서 결정적으로 초기 국가방역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 결과 신천지 종교 집단의 집단적인 전염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전 국민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혼돈은 자본주의가 더 발전된 나라에서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본주의가 더 발전할수록 사회적 계획과 통제가 불가능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등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코로나19가 세계 각 지역에 도달할 때마다 각 지역의 국가기구들은 우왕좌왕하며 처음 겪은 나라의 경험조차 알지 못한다. 배우려 하지도 않는다. 국가끼리 경험을 전수하지도 나누지도 못한다. 서로 돕지도 못한다. 이 와중에도 자국의 실리를 꾀한다면서 사실을 은폐하거나, 상대국을 비난하는 경우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우리가 여기서 확실히 다시 한 번 확인한 사실은 자본주의사회에서 자본주의 국가도구는 전체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무정부성과 사적 이윤추구성이라는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그렇다. 우리가 또 하나 기억해야할 것은 자본주의사회에서 자본주의모순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집단은 노동자계급과 민중이라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전파에 가장 극심하게 당한 집단은 일선에서 대인관계 서비스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었다. 전화 교환원, 용역직원, 인력운반직원,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간병인, 댄스강사 등, 그들은 일선에서 열심히 일을 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이 노동자계급과 민중에게 전가되고 있다.

한국에서 코로나19가 신천지 종교집단을 통해서 전파된 여파가 매우 크다. 그 종교집단에서 지배집단을 제외하고 신천지 종교에 속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동자계급과 민중에 속한다. 그들에게 죄가 있다면 현실의 삶의 고통을 종교를 통해 해결해보려고 한 죄가 있을 뿐이다. 이를 간교하게 이용한 집단은 종교 집단의 지배계급과, 그들과 결탁하여 피 묻은 돈을 집어삼키려는 흡혈귀 같은 자본주의 화신, 자본주의 사회의 정치지배계급이다. 코로나19 발생과 자본주의 모순 폭발의 유발자는 자본가계급인 것이다.

2. 인류재앙의 끝과 새로운 사회의 발전 가능성

자본주의사회의 모순과 혼돈 속에서도 새로운 사회의 발전가능성은 열리고 있다. 사람들은 실제 언론에서 보도했던 것보다 더 질서정연했다. 메르스와 사스의 경험 때문인지, 초기에 위험지역에 노출되었던 사람들은 자가 격리를 스스로 했고, 증상 유발자들은 스스로 확진검사를 했다.

많은 의료인들이 일상적인 활동을 멈추고, 신천지 집단의 유행지인 대구로 달려가서 돕고 있다. 2007년 태안군 앞바다에서 홍콩 선적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 호’와 삼성물산 소속의 ‘삼성 1호’가 충돌하면서 총 12,547킬로리터의 원유가 태안 인근 해역으로 유출이 되었을 때에도, 자본가계급이 바다에 유출시킨 기름때는 민중들의 손에 의해 닦여졌었다. 사회적인 선행의 경험도 전수되고 발전하고 있다.

지금 국민들은 질서정연하고, 잘 견디고 있다. 국민들의 인식은 계속 증대하고 있으며, 지적수준의 발전으로 사회적 의식도 발전하고 있다.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코로나19가 인류의 재앙이 될 것인가? 아닌가? 는 인간에 의해 인간이 만들어낸, 더 정확히 하자면 자본주의사회체제가 만들어낸 인재를 사회공동체가 어떻게 자본주의체제를 넘어서 극복해 낼 것인가? 에 달려 있다.

3. 세상을 살릴 영웅은 누구?

영화에는 항상 세상을 살리는 영웅이 있다. 항상 인류 멸망의 순간 단 몇 초를 남기고 짠! 하고 나타난다. 우리에게 영웅은 누구인가? 우리에게 우리 자신이 영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세상을 살릴 영웅은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것이 관성인줄도 모르고, 누군가에게 관성적으로 자본주의체제의 개선을 청원해 왔을지도 모른다. “~~하게 해주십시오, 국가는 ~~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자본주의체계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다룰 능력과 힘이 없다는 것을 자본주의의 위기가 올 때마다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는 그 이빨 빠진 힘없는 자본주의체제에 대해 요청하고 요청한다. 그리고 이것은 관성적인 운동으로 나타난다.

이제는 우리가 운동의 흐름을 바꿔야 할 것이다, “우리가 ~~하자”로. 아니 자연스럽게 운동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우리가 당장 할 일은 무너져 내리는 자본주의체제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것보다는, 오히려 새롭게 등장하는 사회의 맹아를 발견하고, 기뻐하고 함께 하는 일일 것이다. 마치 우리가 지금 봄을 발견하는 것처럼……. 아!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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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들의 손으로 세상을 바꾸자 투쟁!!

    •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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